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국을 설명할 때 '코리아(Korea)'의 접두사 'K-'를 사용하는 현상을 살펴볼 수 있다. '케이팝(K-Pop)'이라는 단어는 이미 한국 대중음악을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는 2010년대부터 케이팝을 즐기는 사람들을 'K-Poper'라고 칭해왔다. 최근 'K-brand(한국 브랜드)', 'K-lover(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 등 'K-'와 관련된 다양한 신조어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K-'가 한국을 의미하는 단어로 널리 사용되자 넷플릭스 말레이시아는 'K-'와 한국 드라마를 연결한 홍보 영상을 제작해 큰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아시아는 12월 1일과 6일 'If You K, You K'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1일에 공개된 영상은 말레이시아 시장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가게 주인이 생선을 마주 보는 것처럼 놓자 생선을 사려던 말레이시아 남성이 한국 드라마 키스 장면을 떠올린다. 이를 본 생선 가게 사장은 'Don't worry. If You K, You K(걱정하지마. 너가 한국 드라마를 상상한다면 모든 장면이 한국 드라마야)'라고 말한다. 다음 장면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말레이시아 여성이 등장한다. 멋진 남성을 바라보며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이 교통사고를 당할 위기에 처하자 영상은 한국 드라마에서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고자 트럭이 차를 들이 받는 장면을 보여준다. 위험에 처한 여성을 본 멋진 남성은 여성을 구해주며 'Don't worry. If You K, You K(걱정하지마. 너가 한국 드라마를 상상한다면 모든 장면이 한국 드라마야)'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말레이시아의 'If You K, You K' 영상 - 출처: 넷플릭스 아시아 유튜브 계정(@NetflixAsia)>
마지막 영상에서는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 로티 차나이(Roti Canai)를 주문한 중년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로티 차나이는 밀가루 반죽을 바닥에 강하게 내리친 뒤 구워 만드는 요리이다. 로티 차나이를 바닥에 내리쳐 '찰싹'하는 소리가 나자 영상 속 주인공은 한국 드라마 속 따귀 때리는 장면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이 모습을 본 로티 차나이 요리사는 여성에게 달려와 ‘‘Don't worry. If You K, You K(걱정하지마. 너가 한국 드라마를 상상한다면 모든 장면이 한국 드라마야)’라고 말하며 한국식 손하트를 선보인다. 넷플릭스 말레이시아는 설명란에 '당신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말레이시아 커피(Kopi)를 마시거나 싱싱한 고등어(Ikan Kembung)나 생선 요리(Ikan Kuning)를 먹을 때에도 한국 드라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고 소개한다. 이때 넷플릭스는 말레이시아 커피(Kopi)나 고등어(Ikan Kembung) 등 말레이시아 음식도 한국적인 것을 일컬을 때 쓰이는 접두사 K와 연결해 눈길을 끌었다.
<'If You K, You K' 영상 속 한국식 손하트와 한국어가 등장하는 장면 - 출처: 넷플릭스 아시아 유튜브 계정(@NetflixAsia)>
12월 6일 넷플릭스 아시아가 공개한 '기숙사 K(Asrama K)-If You K, You K' 영상에는 테블릿을 공유하는 3명의 남학생들이 등장한다. 영상 속 한 학생이 넷플릭스를 시청하기 위해 테블릿을 확인하자 추천 영상으로 한국 드라마가 뜬다. 이에 "누가 일주일 동안 한국 드라마만 봤냐?"라고 묻자 "여자친구가 있는 로미오인 것 같다."고 다른 친구가 말한다. 그러자 영상은 여자친구에게 "자기야 오빠는 네가 보고 싶어(Jagiya, oppa miss you bah)"라고 말하면서 한국 드라마를 보는 로미오의 모습을 비춘다. 로미오는 한국 드라마 <빈센조>를 시청하며 "무술을 연마하던 친구가 한국 드라마를 자주 본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범인으로 몰린 룸메이트는 "나는 한국 드라마를 오래 보지 않았어"라며 한국 드라마 <로스쿨>을 보면서 범인을 추리하던 하킴이 범인이라고 지목한다. 이 영상은 학생들에게 취침시간을 알린 기숙사 경비원이 드라마 <사내맞선>을 보며 즐겁게 복도를 걷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넷플릭스 말레이시아는 이번 광고로 유쾌한 브랜드 경험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모으고 '한국 콘텐츠=넷플릭스'라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1일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된 영상 조회수는 12월 28일 기준 190만 회를 달성했고 누리꾼들은 넷플릭스 공식 페이스북에 '영상 제작자 누구인지 궁금하다. 유쾌한 광고다', '광고를 끝까지 본 것은 처음이다'라며 호평을 남겼다. 또한 한국 드라마 소재의 광고가 제작된 것에 기뻐하며 '나도 한국 드라마의 열렬한 팬이다', '나도 한국 드라마 좋아한다... 오빠' 등의 댓글을 남겼다.
<말레이시아인들은 참신한 광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출처: 넷플릭스 말레이시아 페이스북 계정(@NetflixMY) >
이번 광고를 통해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를 확보한 글로벌 OTT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알리는 것은 물론 공감과 유쾌함을 전달하는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K-'로 한국 마케팅을 하는 것은 자칫 진부한 접근법이 될 수도 있으나 오히려 넷플릭스 말레이시아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최근 'K-'로 한국을 표현하는 말레이시아인들이 늘어나면서 'K-'가 사람들에게 친근하면서도 교감을 느낄 수 있는 단어가 됐다. 이러한 이유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현지에서 'K-'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K-'라는 말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K-'가 현지에서 한국을 상징하고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끄는 단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동안 다수의 기업들이 'K-'를 글자 앞에 붙이는 방식으로 광고 캠페인을 펼쳐왔으나 참신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넷플릭스의 이번 마케팅을 계기로 K-마케팅이 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넷플릭스 아시아 유튜브 계정(@NetflixAsia), https://www.youtube.com/@NetflixAsia - 넷플릭스 말레이시아 페이스북 계정(@NetflixMY), https://www.facebook.com/NetflixMY/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