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말레이시아 멜로 드라마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본 드라마 <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 >가 화제의 드라마로 떠올랐다. 일본의 민영 방송사 TBS가 제작한 드라마로 말레이시아 넷플릭스에서는 2월 23일 7위에 올랐고 3월 첫째 주까지 연일 상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적 요소가 담긴 일본 드라마가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배경은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의 로맨스, 멜로가 사랑받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 한국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본 드라마 '아이 러브 유'가 말레이시아에서 화제다 - 출처: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

2000년대 < 가을동화 >, < 겨울연가 > 등 한국의 로맨스 드라마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며 말레이시아에서 본격적인 한류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로맨스 드라마가 큰 관심을 받으면서 현지 방영은 물론 리메이크도 이뤄졌다. 말레이시아 지상파 방송사 TV3는 로맨스 드라마 < 여름향기(2003) >를 리메이크한 < 코나키나발루에서의 데자뷰(Dejavu Di Kinabalu, 2012) >를 제작했고, 말레이시아 최대 위성방송사 아스트로(Astro)는 2017년 < 커피프린스(2007) >를 리메이크한 < 나의 커피 프린스(My Coffee Prince, 2017) >를 방영했다. 나아가 말레이시아 방송 업계는 리메이크에 머물지 않고 일본의 < 아이 러브 유 >처럼 한국인을 섭외해 로맨스 장르의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3년 말레이시아 OTT 플랫폼 톤톤(tonton)은 한국인 사업가와 사랑에 빠진 말레이시아 여성을 그린 드라마 < 내 마음속에 핀 가을(Autumn Di Hatiku) >을 공개했다. < 내 마음속에 핀 가을 >은 케이팝을 좋아하는 말레이시아 여주인공이 젊은 한국인 사업가(김진성)에게 푹 빠져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한국문화를 배우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 한국인 사업가와 사랑에 빠진 말레이시아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드라마 '내 마음속에 핀 가을' 포스터 - 출처: 프라임웍스 스튜디오 >

< '내 마음속에 핀 가을'에서 한국인 사업가 역을 맡은 배우 김진성에 대한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프레스리더 >

최근에는 콘텐츠 중심이 OTT로 넘어가면서 OTT 업계에서도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및 한국 로맨스 요소를 담은 콘텐츠 제작이 활발하다. < 블랙 >, < 힘쎈여자 도봉순 > 등 범죄, 미스터리, 판타지, 히어로 등의 장르물 드라마도 리메이크됐으나 강세는 역시 로맨스, 멜로다. 홍콩 OTT 플랫폼 뷰(Vu)는 연애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로맨스 드라마 < 그녀는 예뻤다 >, < W >를 현지 리메이크로 다시 만들었다. 2023년 3월 중국의 OTT 플랫폼 아이치이(IQIYI)는 가수 장한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로맨스 드라마 < 오빠는 강사님!(Lecturerku, Oppa!) >을 제작했다. < 오빠는 강사님! >은 말레이시아 대학에 강사로 부임한 한국인 황정현(장한별)과 말레이시아 대학생 사라(Farhanna Qismina Sweet)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삼각관계와 여주인공의 질투 등 한국 로맨스 요소를 담아 큰 화제를 모았다. 아이치이(iQIYI) 말레이시아 공식 틱톡 계정에는 "오랫동안 기다렸다! 너무 기대된다~", "마치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 (좌) '오빠는 강사님!' 포스터, (우)"한국 드라마 같다."는 반응을 보인 현지 시청자 - 출처: (좌)IQIYI, (우)틱톡 계정(@lowkeynees) >

이처럼 말레이시아 시청자들 사이에서 한국 로맨스물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콘텐츠 제작사들은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에 이어 직접 한국 로맨스물을 공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 남성 배우를 섭외한 드라마를 통해 말레이시아 여성이 갖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키고 다음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 로맨스 드라마를 현지에서 방영하는 것에 그쳤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말레이시아 미디어 업계는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방식과 더불어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지에서 제작한 K-멜로는 자연스럽게 한국 콘텐츠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말레이시아 시청자들의 한국을 향한 진지하고 깊은 관심을 높일 전망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The Vibes》 (2023. 3. 4). iQiyi’s ‘Lecturerku, Oppa!’ explores cross-cultural romance with a K-drama twist,

- 《mStar》 (2013. 7. 2). 'Autumn Di Hatiku' Tidak Cedok Drama Korea, 

- 《New Straits Times》 (2017. 7. 18). Adaptation of S. Korean series Coffee Prince gets its own drama,

- 《World of Buzz》(2020. 7. 31). CULTUREHere Are 8 Early 2000s K-Dramas You Can Binge-Watch This Weekend, 

- 《The Sun Daily》 (2022. 7. 12). VIU releases Malaysian adaptation of K-drama She Was Pretty, 

- 《Content Asia》 (2023. 11. 29). Viu doubles down on Malaysia, five new originals + one returning series among 24 titles for the region for 2024,

통신원 정보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