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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떠오르는 한국의 공연 실황 영화

2023-04-1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말레이시아 영화산업에서 한국 영화가 보이는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공연 실황 장르가 강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BTS, 블랙핑크와 같은 케이팝 가수들의 공연 실황 영화가 상영되면서 응원봉을 들고 현장감 있게 영화관을 즐기는 극장 문화가 생겨났다. 2022년에는 8월 21일 세븐틴(SEVENTEEN)의 <월드투어 비더썬 휴스턴 콘서트(SEVENTEEN World Tour [Be The Sun] - Houston: Live Viewing)>, 11월 30일 NCT DREAM(엔시티 드림)의 <엔시티드림 더 무비: 인 어 드림(NCT DREAM THE MOVIE: In A Dream)> 총 2편의 케이팝 콘서트 실황 영화가 개봉했다. 개봉 당시 케이팝 팬들은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에 직접 만든 응원도구를 챙겨 다 함께 환호하며 관람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NCT DREAM 팬들이 공연 실황 영화를 보며 응원하는 모습 - 출처: Janelle Chong 틱톡 계정(@Janellechong_32)
NCT DREAM 팬들이 공연 실황 영화를 보며 응원하는 모습 - 출처: Janelle Chong 틱톡 계정(@Janellechong_32)

< NCT DREAM 팬들이 공연 실황 영화를 보며 응원하는 모습 - 출처: Janelle Chong 틱톡 계정(@Janellechong_32) >

관객 참여형 극장문화는 기존에 하위문화로 여겨졌지만 말레이시아 영화업계가 한국 공연 실황 영화를 케이팝, 트로트, 뮤지컬 등으로 확대하면서 주류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영화업계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한국 공연 실황 영화를 선보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뮤지컬 <팬텀>을 담은 영화 <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Phantom the Musical)>가 말레이시아 4개 도시 상영관에서 개봉했다. 뮤지컬 공연 실황 영화의 개봉 소식에 말레이시아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최대 영화관 체인인 골든스크린시네마 트위터에는 "고마워요 GSC 영화표 구매했어요",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너무 신나요" 등 반응을 보였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그동안 한국의 뮤지컬을 말레이시아에서 꼭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내 꿈이 이루어졌다."며 "팬이었던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주연한 뮤지컬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글을 작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뮤지컬 공연 실황 영화가 큰 호응을 받자 골든스크린시네마는 올해도 뮤지컬 영화가 개봉 소식을 전했다. 골든스크린시네마는 3월 31일부터 4월 2일, 그리고 4월 7일부터 9일까지 4개 도시에서 영화 <베르테르>를 상영한다고 전했다. 가족과 연인, 친구 등 관객들이 편안하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금요일 저녁과 주말에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또한 <베르테르> 개봉을 기념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규현이 열연한 베르테르의 사진이 담긴 특별한 예매표를 선착순으로 지급했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1774년 발표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삼은 한국 창작 뮤지컬로 2000년 11월 초연한 뒤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싱) 뮤지컬 '베르테르'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하) 영화 '베르테르' 관람객을 위한 영화표 - 출처: 통신원 촬영

<(상) 뮤지컬 '베르테르' 포스터, (하) 영화 '베르테르' 관람객을 위한 영화표 - 출처: 통신원 촬영>

영화 <베르테르>의 개봉 소식에 말레이시아 관객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누리꾼들은 골든스크린시네마 트위터에 "드디어 이 뮤지컬을 볼 수 있게 됐어요. 고마워요 골든스크린시네마", "말레이시아 팬들도 영화관에서 뮤지컬을 볼 수 있어 행복해요!" 등의 댓글을 작성했다. 일부 누리꾼은 "상영관을 늘려달라."는 댓글을 작성해 이제 뮤지컬 실황 영화에도 강력한 팬덤이 형성됐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 <베르테르>는 4월 1일 기준 골든스크린시네마 박스오피스 10위를 기록했다. 뮤지컬 실황 영화 관람료는 50링깃(약 14,000원)으로 13링깃(약 4,000원)인 일반 영화에 비해 약 3배 비싸지만 수요는 충분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영화관의 대형화면과 음향시설, 편리한 좌석 등이 관람 효과를 높이기 때문에 일반 영화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뮤지컬 영화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말레이시아에서 접하기 어려운 뮤지컬 공연을 영화관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수요 증가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4월 1일 기준 박스오피스 10위를 기록한 뮤지컬 영화 '베르테르' - 출처: 골든스크린시네마 공식 홈페이지

<4월 1일 기준 박스오피스 10위를 기록한 뮤지컬 영화 '베르테르' - 출처: 골든스크린시네마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영화관에는 <베르테르> 관람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영화 <베르테르>를 예매한 리쿤 씨는 "슈퍼주니어 규현의 오래된 팬으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던 규현 주연의 뮤지컬을 말레이시아에서 볼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뮤지컬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분위기도 일반 영화와 달라 새로웠다. 관객들은 뮤지컬을 보며 웃고 노래를 흥얼거렸고 베르테르가 권총을 들고 서 있는 장면에서는 곳곳에서 "오 마이 갓(Oh My God)"이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뮤지컬에 몰입한 관객들은 자기도 모르게 베르테르를 연기한 규현을 응원하는 말을 내뱉기도 하며 영화관 안에서 모두 하나가 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한국 공연 실황 영화는 말레이시아 관객들에게 다양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새로운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공연장보다 접근성 높은 극장에서 콘텐츠를 선보임으로써 한국 대중문화 소비층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케이팝 콘서트에 이어 한국 뮤지컬과 트로트 등으로 공연 실황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다른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도 영화관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Janelle Chong 틱톡 계정(@janellechong_32), https://www.tiktok.com/@janellechong_32
- 골든스크린시네마 공식 홈페이지, https://www.gsc.com.my/
- 골든스크린시네마 트위터 계정(@GSCinemas), https://twitter.com/GSCinemas

통신원 정보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