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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총 7편의 한국 영화를 선보이다

2023-04-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3월 말 스위스 중부 지역에 위치한 프리부르에서 열흘간 프리부르국제영화제(FIFF)가 개최됐다. 올해로 제37회를 맞이한 이번 영화제에서는 세계 52개국에서 온 99편의 다양한 영화가 소개됐다. 이번 영화제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영화'를 주제로 시네마 꿀리네르(Cinema Culinaire) 장르를 선보이고 영화를 테이블에 올려놓은 듯한 형식으로 꾸며졌다. '아뮤제 부쉬(amuse-bouche)'로 시작하는 영화 식사는 '쉐프가 추천하는 음식', '시그니처 요리'‚ '닭고기 요리', '트뤼플 버섯 요리', '마지막 식사', '디저트' 등으로 편성해 10편의 세계 각국의 요리 영화를 스크린에 올렸다. 프리부르 내 10여 곳의 레스토랑이 참여한 가운데 시내 곳곳에서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올해는 예년의 평균 기록(4만 2,000명)을 훌쩍 넘는 4만 8,000명이 방문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 출처: FIFF 제공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 출처: FIFF 제공>


집행위원장 티에리 조방(Thierry Jobin) 씨는 이번 영화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생각해왔던 기획이다. 몇 년 전 스페인의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Festivalinternational du film de Saint-Sébastie)에서 처음으로 접했는데 아주 특별했다. '음식 영화(CulinaryZinema)' 섹션이 영화제의 한 부분을 차지해 영화 감상 후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경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우리 영화제에서도 시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와 음식은 문화 다양성과 정체성 철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여러 편의 한국 영화가 소개됐다. 바로 이호재 감독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이해영 감독의 <유령>, 김홍선 감독의 <늑대사냥>, 박훈정 감독의 <마녀 2>,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 박재범 감독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이다. 특히 영화 <비상선언>은 4DX로 관람할 수 있었기에 일찍이 매진된 상태였다. "4DX는 얼마 전 한국에서 직접 도입해 온 시스템이다. 프리부르에도 50석이 갖춰진 상영관에 스크린 X가 설치돼 있고 스위스 전역 7개 상영관에서 4DX를 경험할 수 있다. 매년 영화제를 통해 4DX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신선한 경험인 만큼 반응이 아주 좋다."고 티에리 조방 씨는 덧붙였다.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4DX로 선보인 미드나잇 상영작,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 출처: FIFF 제공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4DX로 선보인 미드나잇 상영작,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 출처: FIFF 제공>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국제경쟁부문 후보작으로는 꼽히지는 않았지만 시네마 꿀리네르 장르 '마지막 식사(Repasd’adieu)'로 영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선정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특히 이번 영화제를 통해 오랜만에 즐길 수 있었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는 초청 감독 파티 아킨(Faith Akin)이 추천한 6편의 영화 중 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파티 아킨 감독은 <미치고 싶을 때(2004)>, <천국의 가장자리(2007)>‚ <소울 키친(2009)>‚ <골든글러브(2019)>, <심판(2019)> 등으로 칸영화제를 비롯한 해외의 여러 영화제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터키계 독일 감독으로 독일어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이호재 감독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출처: FIFF 제공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이호재 감독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출처: FIFF 제공>


스릴을 추구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미드나잇 상영작 부문 8편 중 4편의 한국 영화를 선보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비상선언>, <늑대사냥>, <마녀 2>, <유령>을 스크린에 올렸다. 티에리 조방 씨는 "매회 미드나잇 상영작에 한국 영화 몇 편을 선보이고 있는데 스릴감과 박진감이 인기 만점이다."라며 "<늑대사냥>은 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아있는 액션이 일품이다. 또한 영화 <유령>은 1930년대 동아시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스파이 액션 영화이다."라며 선정 이유를 전했다.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상영작에 소개된 김홍선 감독의 '늑대사냥' - 출처: FIFF 제공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상영작에 소개된 김홍선 감독의 '늑대사냥' - 출처: FIFF 제공>


통신원 역시 이번 영화제에서 몇 편의 한국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영화 <비상선언>의 4DX 상영관에서는 젊은층뿐만 아니라 중년의 관람객들도 꽤 찾아볼 수 있었다. "영화 내 차량, 비행기 등의 움직임에 다양한 효과가 더해져 두 시간이 넘는 긴 상영 시간 내내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었다."는 다수의 후기가 있었다. 바람이 불거나 빗물이 떨어지는 느낌 등 시각, 청각, 촉각, 후각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겪었던 기억과 맞물려 비행기라는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생체 바이러스 테러에 대한 공포 상황을 더욱 현실감 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는 관람객도 있었다.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애니메이션 부문에 소개된 박재범 감독의 '엄마의 땅' - 출처: FIFF 제공

<제37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애니메이션 부문에 소개된 박재범 감독의 '엄마의 땅' - 출처: FIFF 제공>


또한 아이들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장르에는 <엄마의 땅>을 선보여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한국 영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실 스위스의 영화 시장은 크지 않으며 언어장벽을 이유로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쉽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스위스의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다양한 한국 영화를 빠짐없이 선보이고 있다. 스위스에서의 한국 영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출처
- FIFF 제공, https://www.fiff.ch/en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