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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제2의 문화예술공연 중심지로 떠오르는 동말레이시아

2023-05-1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말레이시아 당국이 콘서트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는 가운데 동말레이시아는 콘서트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전하며 문화산업 육성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서말레이시아의 규정 강화로 각종 콘서트를 비롯한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이라면 동말레이시아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15일 외국 예술가 촬영 및 공연 신청을 위한 중앙청(PUSPAL)은 2024년부터 외국인 공연자가 참여하는 콘서트, 음악 페스티벌 등 공연 규정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 규정에 따르면 공연자는 노출 안무, 성 구분 없는 의상 착용이 금지되며 이슬람 기념일에는 공연을 개최할 수 없다. 또한 공연의 대본에 대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말레이시아 내 보수파들이 현지 문화를 고려하지 않는 외국인 공연자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보수파들은 빌리 아일리시 등 팝스타를 비롯한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이 무슬림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이에 외국 예술가 촬영 및 공연 신청을 위한 중앙청(PUSPAL)이 내년부터 엄격한 공연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동말레이시아 사라왁주는 콘서트 규정을 강화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처 Daily Express

<동말레이시아 사라왁주는 콘서트 규정을 강화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출처: 'Daily Express'>


반면 동말레이시아는 서말레이시아의 새로운 지침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아담 이 미리시장은 "동말레이시아는 서말레이시아만큼 공연을 단속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서말레이시아에서 콘서트 허가를 받지 못하면 사라왁 미리에서 공연을 하기를 바랍니다. 시장으로 콘서트 개최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동말레이시아 사라왁주는 연방정부에서 수정된 공연 규정안을 발표하기 전부터 공연 유치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8월 이슬람 보수주의자들이 공연을 문제 삼자 관광창조산업공연예술부 압둘 카림 장관은 "연방정부와 별개로 동말레이시아는 공연 규정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사라왁인들은 종교 문제에 민감하지 않아 공연 개최에 문제 삼을 일이 없을 것입니다."고 밝혔다. 동말레이시아가 공연 규정을 강화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연방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각각 독립된 권한과 재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3개 직할구와 13개 주로 구성돼 있으며 13개 주 가운데 11개 주는 서말레이시아에 위치해 있다. 나머지 2개 주인 사라왁주와 사바주는 동쪽 보르네오섬에 위치해 있고 이 두 주를 동말레이시아라고 부른다. 동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말레이시아와 달리 원주민족, 중국계 등 다민족이 분포하고 있다. 그래서 이슬람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우며 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바주와 사라왁주는 모든 공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 출처: 'Focus Malaysia'

<사바주와 사라왁주는 모든 공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출처 Focus Malaysia>


종교법을 앞세워 문화산업을 통제하는 서말레이시아와 달리 사바주는 문화예술공연과 연계한 관광 경로를 개발해 상품화에 나설 방침이다. 공연과 관광을 연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앞으로도 문화예술산업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저 만델라 사바주 총리는 "사바는 '음악과 노래의 땅'으로 외국인 공연자를 비롯한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사바주에서 공연을 주최하기를 바란다."면서 "사바주에서는 공연을 문제 삼은 일이 한차례도 발생한 적이 없다. 외국인 공연자가 국가의 위협이 된다는 보수주의자들의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동말레이시아가 향후 공연 규정을 강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말레이시아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인 열대우림음악페스티벌, 쿠칭재즈페스티벌, 보르네오음악페스티벌 등 다양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주최해 전 세계 관객들을 유치한 바 있다. 여기에 정치권이 공연 개최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적극 지원하는 의지를 밝히고 있기에 동말레이시아가 쿠알라룸푸르에 버금가는 제2의 문화예술공연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동말레이시아는 코타키나발루를 비롯해 많은 한국인이 찾는 관광지이자 한류 잠재력이 큰 지역이기에 문화교류 측면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지역이다. 따라서 이번 공연 규정 강화를 계기로 말레이시아 수도권 외 지역으로까지 문화교류의 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Daily Express》 (2023. 3. 31). Hold concerts in Sarawak if not allowed in peninsula, artistes told, https://www.dailyexpress.com.my/news/210376/hold-concerts-in-sarawak-if-not-allowed-in-peninsula-artistes-told/
- 《Free Malaysia Today》 (2022. 8. 30). Come organise concerts in Sabah, says CM’s aide,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nation/2022/08/30/come-organise-concerts-in-sabah-says-cms-aide/
- 《The Borneo Post》 (2022. 8. 30). Abd Karim: No issue holding foreign act concerts in S’wak if compliant with rules, regulations, https://www.theborneopost.com/2022/08/30/abd-karim-no-issue-holding-foreign-act-concerts-in-swak-if-compliant-with-rules-regulations/
- 《Focus Malaysia》 (2022. 8. 31). Sabah, Sarawak welcome int' concerts, foreign artists with open arm, 
https://focusmalaysia.my/sabah-sarawak-welcome-int-concerts-foreign-artists-with-open-arm/
 

통신원 정보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