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한국-스위스 양국이 수교 6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이다. 이에 올해 초부터 스위스 곳곳에서 '수교 60주년'이라는 큰 타이틀 아래 크고 작은 문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KOFA)에 해당하는 스위스 로잔의 시네마테크(Cinémathèque Suisse)에서는 1, 2월 두 달간 2000년 이후 개봉한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를 상영했다. 총 23편의 한국 영화를 상영해 스위스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를 알리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한 지난 4월 초 베른에 위치한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은 스위스 정부 및 경제·문화계 주요 인사, 외교단 및 동포 300여 명을 초청해 금창록 대사님의 축사를 시작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현악 앙상블과 함께 수교 60주년 클래식 음악 공연을 선보였다.
<한국-스위스 수교 60주년 기념 공연, 국립발레단의 '해적' - 출처: 국립발레단 제공>
한국-스위스 수교 60년을 기념해 발레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로잔의 볼리외 극장(Théâtre de Beaulieu)에서 국립발레단의 <해적(Le Corsaire)>이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현재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 강수진의 통솔 아래 솔리스트 송정빈이 영국 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직접 재안무한 작품이다. 역동적이고 패기 넘치는 발레리노들의 군무를 시작으로 가녀린 발레리나들의 화려한 몸짓에 1,200여 명이 넘는 관객들이 완전히 매료됐다. '발레는 언어가 필요 없는 예술이다.'라는 문장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사실 한국 발레는 세계 4대 발레 콩쿠르로 잘 알려진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을 통해서도 그 실력을 입증받았다. 매년 1월 말 시작돼 5일간 진행되는 로잔 국제발레콩쿠르는 만 15세에서 18세 청소년들만 참가할 수 있다. 탄탄한 장학 제도를 기반으로 발레 인재가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강수진도 1985년 제13회 '프리 드 로잔'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국제무대에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더불어 한국 발레가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 매년 '프리 드 로잔' 우승자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한국인들이다. 2023년 제50회 콩쿠르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11명의 수상자 가운데 3위 박상원(18), 5위 김시현(17), 11위 김수민(18)이 있었다. 김시현은 특별상으로 관객 인기상도 함께 수상했을 만큼 좋은 성과를 냈다.
<국립발레단의 '해적' 단체사진 - 출처: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제공>
400여 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유럽의 춤 발레에 한국의 발레인들은 높은 실력을 자랑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재 국제발레콩쿠르 수상자 명단에 한국인들은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명성 높은 해외 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수석 무용수들도 꽤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은 세계적 문화 강국임을 연이어 입증하고 있다. 케이팝, 한국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 미술, 무용 등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국립발레단의 공연 <해적>은 스위스를 거쳐 독일 비스바덴에서도 무대를 선보였다. 대한민국 국립발레단의 <해적>을 발레의 본 고장인 유럽에서 선보였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를 갖는다.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금창록 대사는 "한국에서 60이라는 숫자는 하나의 큰 사이클을 의미한다. 한국과 스위스의 우호 관계도 60이란 순환을 마치고 또 하나의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공연이 양국의 예술인 및 예술 애호가들의 미적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로 작용해 문화교류의 깊이와 범위를 한층 더 확대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출처 -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제공 - 국립발레단 제공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