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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아르헨티나 BTS 팬클럽, 아르헨티나 대선에까지 영향

2023-12-0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현지시간) BTS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팬덤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최종 결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다수의 현지 언론사는 문화 영역을 넘어선 케이팝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1차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5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현재 여당 조국을 위한 연합(Unión por la Patria)의 세르히오 마사(Sergio Massa)가 36.69%로 1위를, 그 뒤를 이어 신규 야당인 자유당의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가 29.99%를 차지하며 11월 최종 대선 후보을 확정 지었다. 이미 8월 예비선거 때 여당과 야당의 후보를 제치고 밀레이 후보가 1위를 기록해 아르헨티나는 물론 해외에서도 선거 결과에 놀라움과 우려를 표하며 밀레이 후보에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밀레이 후보의 대선 캠페인에 발동이 걸린 건 1차 선거를 마친 직후로, 그의 러닝메이트인 빅토리아 비야루엘(Victoria Villaruel) 부통령 후보가 3년 전 트위터(현재의 X)에 올린 BTS 관련 글이 뒤늦게 주목받으면다. 당시 비야루엘은 2020년 BTS를 언급한 한 이용자의 트윗에 답글로 "BTS는 성병 이름 같다"고 덧붙였으며, 같은 날 자신의 트윗에는 BTS의 리더 RM을 가르키며 "분홍색 머리의 한국인은 좀 아닌 듯"라는 글을 남겼는데, 이 트윗이 최근 BTS 팬클럽에 의해 회자되고 확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가 2020년 올린 트윗 - 출처: 'Infobae'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가 2020년 올린 트윗 - 출처: 'Infobae'

<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가 2020년 올린 트윗 - 출처: 'Infobae' >

이어진 팬들의 비판에도 그는 "분홍색 머리를 한 한국인으로 이렇게 주목받을 줄 알았으면 진작에 했을 텐데 하하"라며 상황에 대한 비아냥 거리는 듯한 트윗을 개시했다. 이에 대해 최근 아르헨티나 BTS 팬클럽은 성명을 통해 "BTS가 전하는 메시지는 항상 자신과 다른 모든 이에 대한 존중이었다."며 "비야루엘 후보의 외국인 혐오증을 규탄한다."고 전했다. 해당 트윗은 100만 명 이상의 뷰와 1.1만 개의 좋아요를 기록했고, 약 5,000번 공유됐다.
이번 논란에 대한 BTS en Argentina의 공식 성명 - 출처: 트위터 계정(@BTSenARG)

< 이번 논란에 대한 BTS en Argentina의 공식 성명 - 출처: 트위터 계정(@BTSenARG) >

이번 논란과 더불어 BTS 팬들이 아르헨티나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지 주요 언론 《La Nación(라나시온)》, 《Clarín(클라린)》, 《Infobae(인포바에)》와 《Telám(텔람)》 등이 기사화했다. 《Infobae》는 이번 논란에 대해 아르헨티나 정치인 후안 그라보이스(Juan Grabois)가 "케이팝은 건드는 거 아니다.", 아르헨티나 한국계 정치인인 김알레한드로가 "한국의 0.5%의 GDP를 BTS가 담당한다."며 "외국인 혐오증, 인종차별, 무지까지 200자 안에 다 보여줬다."고 답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La Nación》과 《Telám》은 BTS의 팬덤과 함께 아르헨티나에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클럽 '스위프티'도 그의 반트럼프 정치 노선을 지지한다는 뜻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 불리는 밀레이에 대한 투표에 반대하는 캠패인을 벌이고 있다."며 "그의 팬들도 자유와 인권,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후보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밝혔다."고 전했다. 《La Voz(라보스)》도 '해외 엔터테이너 팬들이 어떻게 아르헨티나 대선에 주요 변수로 떠올랐는지'를 화두로 관련 내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밀레이는 지난 몇 년간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아르헨티나 포퓰리즘의 뿌리인 페론주의를 격렬하게 비판하며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경제분석가다. 지난 총선에서 하원 의원으로 선출되며 본격적인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극우파 정치인으로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페소를 없애고 미국 달러를 공영 화폐로 통용하며 중앙은행을 폐쇄하겠다고 하는 한편, 장기 매매 및 무기 소지 합법화, 중앙부처(교육부 등)를 대거 폐지하겠다는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세워 국내외 이슈가 됐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는 선거 참여가 의무이다. 2012년부터는 만 16세로 선거 연령이 하향 조정돼 청소년과 청년층 유권자의 파워가 강력한 만큼, 이번 상황이 초래할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La Nación》 (2023. 11. 5). La comunidad swiftie y el “army” de BTS son los nuevos enemigos de Milei, según The New York Times, https://www.lanacion.com.ar/politica/la-comunidad-swiftie-y-el-army-de-bts-son-los-nuevos-enemigos-de-milei-segun-the-new-york-times-nid05112023/
- 《La Voz》 (2023. 11. 3). ¿Pop para divertirse? Por qué hay fans de Taylor Swift y de BTS que militan contra Javier Milei, https://www.lavoz.com.ar/vos/musica/pop-para-divertirse-por-que-hay-fans-de-taylor-swift-y-de-bts-que-militan-contra-javier-milei/
- 《Telam》 (2023. 10. 27). Fandoms unidos y organizados, https://www.telam.com.ar/notas/202310/644673-bts-taylor-swift-fandom-milei-no-lla.html
- 《Infobae》 (2023. 10. 26). Viejos tuits de Victoria Villarruel contra la banda surcoreana BTS despertaron el repudio de los fanáticos, https://www.infobae.com/politica/2023/10/26/los-viejos-tuits-de-victoria-villarruel-contra-la-banda-surcoreana-bts-que-despertaron-el-repudio-de-los-fanaticos/
- 《Ambito》 (2023. 10. 26). Los fans de BTS contra Victoria Villarruel: 'Dichos de odio y xenófobos', https://www.ambito.com/espectaculos/los-fans-bts-contra-victoria-villarruel-dichos-odio-y-xenofobos-n5855769
- 트위터 계정(@BTSenARG), https://twitter.com/BTSenARG

	

통신원 정보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