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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경성크리처〉가 그리는 역사적 배경에 주목하는 이탈리아 언론

2024-01-3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오랜만에 이탈리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10위권에 한국 드라마가 올라왔다. <경성크리처>는 지난 12월 2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지 이틀 만인 12월 24일 7위에 올라서며 10위권에 진입했다. 이어 다음날에는 6위에 오르는 등 이탈리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2월 마지막 주 순위 9위로 호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에 <경성크리처>에 대한 이탈리아 언론 보도를 살펴봤다.

< 2023년 12월 마지막 주 이탈리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9위를 차지한 '경성크리처' - 출처: 넷플릭스 >

먼저 영화, 드라마, 비디오 게임 등 대중 매체를 다루는 이탈리아 온라인 매거진 《Cinefilos(씨네필로스)》는 '경성에서 온 생물'이라는 제목으로 <경성크리처> 리뷰를 길게 다뤘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한국 드라마일 것"이라며 시작한 해당 기사는 "다크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성장 드라마가 훌륭하고 설득력 있게 혼합돼 있다."라며 <경성크리처>를 소개했다. 《Cinefilos》는 <경성크리처>의 중요한 요소로 "한국 역사의 고통스럽고 어두운 단면으로 시청자들을 안내하는 매혹적이고 어두운 스토리"와 더불어 "캐스팅"을 꼽았다. 먼저 장태상 역의 배우 박서준에 대해서는 "이탈리아에서도 흥행한 <이태원 클라스>부터 영화 <더 마블스(The Marvels)>에 얀 왕자 역으로 캐스팅된 마블 스튜디오까지 장악한 배우"라고 소개했다. 또한 "윤채옥 역의 배우 한소희는 <마이 네임>, <어비스> 등으로 넷플릭스에 조용히 안착한 배우"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오징어 게임>으로 이탈리아 대중에게 알려진 배우 위하준, 클라우디아 킴(Claudia Kim)으로 알려진 배우 수현, 그리고 배우 김해숙을 포함한 조연도 한 명 한 명 언급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경성크리처'를 소개한 현지 언론 - 출처: 'CINEFILOS' >

《Cinefilos》는 "<경성크리처>는 일제강점기, 폭력, 정체성 상실, 조국에 대한 배신 등 아직도 아물지 않은 한국의 역사적 상처에 이야기의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른 나라 대중들에게 이는 단지 역사적 사건일 뿐일지 모르지만, 한국 국민들에게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울 수 없는 고통스러운 기억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경성크리처>는 애플 TV의 <파친코>처럼 과거를 이야기하고 허구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크리처를 창조해 전쟁의 공포 속에서 겪는 은유적 경험으로 치환한다. <경성크리처>의 괴물은 <스위트 홈>의 괴물처럼 잔인하고, 파괴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권력과 전쟁, 복수로 흐려진 인간들로 하여금 서로를 파괴하고 자비와 인류애를 잃게 한다."라고 했다. <경성크리처>의 숨은 메시지를 포착해 낸 리뷰가 아닐 수 없다. 《Cinefilos》는 <경성크리처>에 평점 5점 만점에 4점을 부여하며 "<경성크리처> 1부는 인간이 만들어낸 악의 구현에 판타지 요소를 결합해 전쟁을 강렬하고 가슴 아프게 묘사해 시청자를 매혹시키고, 몰입하게 한다."라고 평했다.

53개 지역별 온라인 매거진을 운영하는 《today.it(투데이 이탈리아)》는 <경성크리처>를 "한국에서 만들어 낸 또 다른 멋진 놀라움"이라고 평했다. 《today.it》에 <경성크리처> 리뷰를 쓴 쥴리오 조펠로(Giulio Zoppello)는 "저를 믿으세요."라며 "<경성크리처>는 우리가 열렬히 사랑했던 다른 한국 드라마를 잇는 상속자"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호러물은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장르로 <경성크리처>는 한국 호러에 혁신적인 이야기를 함께 제시하고 있으며, 존 카펜터(John Carpenter)의 <더 씽(The thing)>과 같은 1980년대와 1990년대 호러 장르를 매우 성공적으로 오마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한국에서 만들어 낸 또 다른 멋진 놀라움'이라며 '경성크리처'를 평한 현지 언론 - 출처: 'today.it' >

한편 "간간이 멜로가 끼어드는 부분은 설득이 잘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면서도 "<경성크리처>는 풍부한 상징과 의미로 주제를 전달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낮과 밤, 위와 아래가 계속해서 대비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경성크리처>의 괴물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사일런트 힐(Silent Hill)>의 잘 만들어진 괴물을 떠올리게 하며, 또한 메리 셀리(Mary Shelley)의 도서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가 위 드라마의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소개했다. <경성크리처>의 순조로운 시작이 드라마의 배경인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가 이탈리아에도 알려지는 또 다른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CINEFILOS》 (2023. 12. 24). La Creatura di Gyeongseong: recensione del k-drama Netflix’, https://www.cinefilos.it/serie-tv/recensione/la-creatura-di-gyeongseong-k-drama-602362
- 《today.it》 (2023. 12. 23). La Creatura di Gyeongseong su Netflix è un'altra bella sorpresa made in Corea, https://www.today.it/film-serie-tv/netflix/la-creatura-di-gyeongseong-su-netflix-e-l-ennesima-sorpresa-made-in-corea.html

	

통신원 정보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