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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여성'을 주제로 한국 흑백 영화 선보인 주스웨덴한국문화원

2024-02-0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주스웨덴한국문화원에서는 2024년 새해를 맞이해 '영화와 여성' 시리즈를 선보인다. 올해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은 정기 영화 상영 시리즈에 특정 주제를 선정해 관련 한국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첫 번째 순서로 '영화와 여성'이라는 주제가 선택됐으며 시대별로 한국을 대표한 여성 배우들의 작품 6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1월 18일 올해의 첫 영화로 배우 최은희가 출연한 신상옥 감독의 1979년 영화 <자매의 화원>이 상영됐다.

< 정기 영화 상영 시리즈 '영화와 여성' - 출처: 주스웨덴한국문화원 홈페이지 >

영화 <자매의 화원>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유능하지만 가난한 의사 남 박사가 두 딸과 어린 아들에게 빚만 남겨놓고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양갓집 규수라는 타이틀을 제외하면 두 딸에게는 직업도, 기술도, 경험도 없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가족을 돌봐온 첫째 딸 정희는 아버지가 골라준 사윗감 화가 동수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지만, 동수는 둘째 딸 명희와 결혼한다. 그 후 정희는 동생을 부양해야 했고, 의사인 아버지 덕에 목숨을 구한 옛 환자인 방 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정희는 여관의 마담이 된다. 어린 남동생이 애타게 정희를 찾는 상황 속에서도 명희가 빌려 간 돈 때문에 정희는 여관 마담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 아버지의 제자인 의사 순철과 정희는 서로 사랑하지만 각자의 상황 때문에 자신들의 마음을 말하지 못하고 기회를 놓친다. 이때 정희에게 여관 주인인 방 사장이 청혼을 한다. 정희는 방 사장의 청혼을 받아들이지만, 순철이 이 소식을 듣고 여관으로 찾아온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순철의 말을 뒤늦게 들은 정희는 무너진다.

< 영화 '자매의 화원'의 한 장면 - 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은 영화 시작 전 관객들에게 작은 안내 책자를 나눠주며 영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책자는 해당 영화에 출연한 배우 최은희, 그의 남편이자 영화감독인 신상옥, 그리고 해당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최은희는 한국 역대 3번째 여성 영화감독으로도 소개됐다. 신상옥은 북한으로 납치되고, 그 후 최은희도 납치된다. 둘은 북한에서 함께 영화를 만들다 마침내 미국으로 탈출하고, 1999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영화 시작 전 관계자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성공적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문화원에서 제공한 팝콘과 탄산음료를 즐기며 영화를 관람하니 정말 영화관에 온 듯했고,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영화는 금방 끝이 났다.
BTS 포스터를 만들고 있는 릴레몰 크리스텐슨 - 출처: 통신원 촬영  릴레몰 크리스텐슨의 'LOVE YOURSELF' 타투 - 출처: 통신원 촬영

< 영화 '자매의 화원' 상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후에는 영화 관람평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먼저 영화 속 여러 대비적 요소가 언급됐다. 영화의 배경인 서울의 화려하면서도 초라한 모습, 당시 한국의 보수적이면서도 개방적인 특성들, 한복과 양복, 독립적인 정희와 의존적인 명희, 직업의 귀천,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등이 언급됐다. 정희가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양복 차림이었는데, 여관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한복을 입었고, 다시 순철과 가족들에게 돌아오고 나서는 양복 차림을 했다는 예리한 지적도 나왔다. 여성 등장인물인 장녀 정희를 순결한 마돈나, 전통적 어머니상, 강인한 여성으로 표현한 반면, 동생 명희는 철없고 의존적이지만 사랑을 쟁취하고 미래를 그리는 사업가로 상반되게 그려낸 것이 흥미롭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정희와 명희 모두 전통적 여성상과 현대적 여성상이 모두 드러난 다면적 인물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BTS 포스터를 만들고 있는 릴레몰 크리스텐슨 - 출처: 통신원 촬영  릴레몰 크리스텐슨의 'LOVE YOURSELF' 타투 - 출처: 통신원 촬영

< 영화 관람 후 마련된 평론 시간 - 출처: 주스웨덴한국문화원 인스타그램 계정(@kculture.sweden) >

옷과 의상, 소품, 가구, 음악 등이 미국풍이어서 당대 할리우드 영화와 유사하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다른 관객들은 당대 여러 국가의 영화에서 미국풍 의상을 발견할 수 있다고 의견을 더했다. 한국 전쟁 이후 미국의 영향력이 반영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며, 부유한 가정을 표현하고자 한 시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화를 더 풍성하게 했다. 결말이 판타지인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고, 한국 여성상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시리즈의 영화 선정 큐레이팅을 맡은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영화에 나타난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제와 비교해 보길 바란다. 문화 간 대화를 통해 의미 있는 질문을 던져 진보적인 사회로의 길을 열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스웨덴의 관객들의 의견이 다채로운 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다음 상영 행사도 한국문화에 대한 스웨덴 관객들의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주스웨덴한국문화원 홈페이지, https://sweden.korean-culture.org/KO
-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2017. 12. 22). [한국영화걸작선]자매의 화원, https://www.kmdb.or.kr/story/10/504
- 주스웨덴한국문화원 인스타그램 계정(@kculture.sweden), https://www.instagram.com/p/C2R4DSHiD-P/?img_index=1

	

통신원 정보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