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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대학 캠퍼스에서 뛰어보는 〈런닝맨〉

2024-02-1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케이팝, 한국 드라마와 함께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은 전 세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10여 년 넘게 한국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는 바로 <런닝맨>이다. 예능 프로그램에는 한국인들의 자연스러운 화법이 담길 뿐만 아니라 출연진들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우스갯소리나 언어유희를 많이 주고받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런닝맨>은 이미 오래 전부터 카자흐스탄에서 사랑 받고 있다. <런닝맨>을 즐겨보는 현지인들에게 왜 이 프로그램을 즐겨 보냐고 물으면 "<런닝맨>의 고정 멤버들이 좋아서", "매주 인기 있는 케이팝 가수나 한국 배우가 등장해서"라고 답한다.

이렇게 현지인들이 즐겨 보는 콘텐츠 <런닝맨>이 스크린 밖으로 나왔다. 지난 1월 28일 토요일 아스타나에 위치한 나자르바예프대학교의 '코리안 클럽' 동아리 학생들은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을 열었다. 나자르바예프대학교는 카자흐스탄 제1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 2010년에 설립됐다. 대통령의 명성에 걸맞은 카자흐스탄 최고의 교육 기관인 나자르바예프대학교에는 각 지역의 수재들이 입학하며 모든 교육 과정은 영어로 진행된다. 미래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전 세계에서 초청한 교수진을 통해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자주적이고 진취적인 학습 태도로 공부하고 있다. 특히 이공계 분야에 주력하고 있어 인문학부는 경제학과 언어학, 국제 관계학이 전부였다. 한국어 관련 학과가 없음에도 학생들은 주도적으로 한국 관련 동아리를 만들었다. '코리안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는데, 해당 동아리는 정규 교육과정에 없는 방과 후 한국어 수업을 개설해 한국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매 학기마다 한국문화의 날을 개최해 한국문화를 알리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최근 이 동아리에서 <런닝맨>에서 착안한 자기들만의 한국어 캠프 행사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행사에 참가한 학생은 총 25명으로 5명씩 5팀으로 구성됐다. 행사명은 '100분, 10만 텡게를 잡아라'라는 뜻을 지닌 현지어 'Сто минут, Получи Сто тысяч'였다. 100분 안에 7개의 미션을 성공해 최고 점수를 획득하면 10만 텡게(약 3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캠퍼스 곳곳에 숨겨진 QR코드를 스캔해 미션을 확인하고, 미션 수행을 증명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클럽 리더에게 전송한다. 미션 과제로는 한복 입고 <아리랑> 부르기, 제시된 포즈로 사진 찍기, 지나가는 사람에게 한국어 가르쳐 주기 등이 있었다. 결과를 확인한 리더가 각 미션에 해당된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게임은 진행됐다.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의 미션을 수행 중인 학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의 미션을 수행 중인 학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의 미션을 수행 중인 학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코리안 클럽의 리더 카를라 양은 "저는 2023년 처음으로 열렸던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에 참가했어요. 아스타나에서는 이런 캠프를 전혀 찾아볼 수 없어요. 미션들을 성공할 때마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코리안 클럽 리더를 맡는다면 꼭 다시 이 행사를 열어야지 생각했어요. 학생들이 미션을 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요. 다음에는 캠퍼스를 벗어난 도시에서 해보면 좋겠어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참가 학생들은 "제가 한국어를 잘 모르는데, <아리랑> 노래를 처음 불러봤어요.", "100분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요.", "한국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보던 게임들을 제가 직접 해보니 정말 재미있어요.", "이름표를 뺏기지 않게 지켜야 하고, 미션도 해야 해서 긴장됐어요." 등과 같은 참여 소감을 전했다.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의 미션을 수행 중인 학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의 미션을 수행 중인 학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의 미션을 수행 중인 학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어 캠프 행사 '런닝맨'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본인이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의 참여자가 돼본 것, 캠퍼스를 누리며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미션을 수행해 본 것은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한국의 방송 콘텐츠를 활용해 현지 대학생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놀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놀랍고 멋지다.

이처럼 놀이 문화가 탄생하는 모습에서 한류의 영향력이 새롭게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지 MZ세대에게 한류 콘텐츠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듣고, 보는 체험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나자르바예프대학교에는 케이팝 댄스 동아리도 있는데, 해당 동아리는 2024년 2월 케이팝 댄스파티를 열 계획이다. 이번 댄스파티 드레스 코드는 'Y2K'라고 안내돼 있는데, 이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이렇게 대학 내 여러 동아리의 활동을 통해 캠퍼스 내 한국문화에 대한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현상에서 한류가 현지 MZ세대의 문화 창조 기반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배현숙[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아스타나 통신원]
약력 : 카자흐스탄 정부 초청 장학생 석사과정 아스타나 한인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