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아시안영화제에서 선보인 영화 <1947 보스톤>과 케이팝 합창단의 공연

2024-04-2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24년 3월 3일부터 4월 6일까지 스웨덴 아시안영화제(Asiatiska Filmfestivalen)가 개최됐다. 예테보리, 헬싱보리, 말뫼, 룬드, 린셰핑, 옌셰핑, 노르셰핑, 웁살라, 우메오를 포함한 스웨덴 전역에서 진행됐다. 올해 상영된 한국 영화로는 박찬욱 감독의 < 올드보이 >, 강제규 감독의 < 1947 보스톤 >, 앤소니 심(Anthony Shim) 감독의 < 라이스보이 슬립스(Riceboy Sleeps) >가 있다. 

< 상영관 입장을 위해 대기 중인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은 스톡홀름 영화관(Grand)에서 상영된 < 1947 보스톤 >을 관람했다. 현지 관객들에게는 영문 이름인 'Road to Boston'으로 소개됐다. 토요일 저녁답게 영화관은 사람들로 붐볐다. 처음에는 할리우드 상업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다름 아닌 한국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이었다. 한국어로 대화하는 한국 교민들도 몇몇 보였지만 대부분은 스웨덴인 관객들이었다. 스톡홀름에서 아시아 영화를 관람하기 쉽지 않은 데다가, 일반 영화 티켓이 약 160크로나(약 2만 500원)인 데에 비해 아시안영화제 티켓은 110크로나(약 1만 4,000원)로 상대적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영화를 접할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 케이팝 합창단 '베라솔(Verasol)'의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영화 상영 전에는 스톡홀름에서 활동하는 케이팝 합창단 '베라솔(Verasol)'의 공연이 있었다. 첫 곡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로 소개된 < 아리랑 >이었다. 해외에서 외국인들이 부르는 < 아리랑 >을 듣는 것은 신기하고도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두 번째 곡은 BTS의 < Coffee >였다. 이어 세 번째 곡은 코리아나의 < 손에 손잡고 >였는데 4인 혼성그룹 코리아나는 한국의 아바(ABBA)로 소개됐다. < 손에 손잡고 >는 1988년 서울에서 열린 하계 올림픽의 공식 주제곡으로, 상영 영화인 < 1947 보스톤 >과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영어 가사로 구성된 걸그룹 르세라핌의 < Perfect Night >과 BTS의 < Permission to Dance >를 선보였다. 한국어를 모르는 관객들도 가사를 이해할 수 있어 함께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공연을 즐겼다. 

< 영화 '1947 보스톤' 상영 전 소개 - 출처: 통신원 촬영 >

아시안영화제 관계자와 실제로 보스턴 마라톤에 3번 참가한 마라토너가 보스턴 마라톤의 지형, 참가 경험에 대해 설명하면서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더했다. 영화는 1947년 마라토너 서윤복이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사건을 그려낸다. 영화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유니폼에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마라토너 손기정이 시상대에서 일장기를 월계수로 가려 다시는 마라톤에서 뛰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야 했던 이야기로 출발한다. 한국의 역사가 생소한 스웨덴인들이 일제강점기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 군정 당시의 한국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영화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나 일부 역사 왜곡은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선수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한 미 군정청이 한국 마라톤 선수들의 미국 출전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그리거나, 당시 보스턴 마라톤에서 한국 선수들은 성조기와 태극기가 모두 부착된 유니폼을 입었는데 성조기만 부착된 유니폼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묘사한 것이 그에 해당한다.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극중 주요 사건을 완전히 다르게 각색하면 한국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해외 관객이 오해할 만한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편 스포츠 장르인 점을 고려할 때 < 1947 보스톤 >은 스톡홀름의 관객들에게 괜찮은 영화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예로 서윤복이 경기 도중 트랙으로 튀어나온 개 때문에 넘어져 위기에 처했을 때는 관객들이 모두 함께 탄식했다. 한국인 마라토너 서윤복과 남승룡이 결승선을 넘는 장면에서는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와 참 묘하고 신기했다. 아마 식민지, 난민국, 약소국이었던 한국을 응원하는 진심에서 나온 박수가 아니었을까.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아시안영화제(Asiatiska Filmfestivalen), https://www.asiatiskaff.com/
- 《Runner's World》 (2024. 3. 26). Asiatiska filmfestivalen: Road to Boston, https://runnersworld.se/blogg/asiatiska-filmfestivalen-road-to-boston/

	

통신원 정보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