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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노벨 문학상 수상한 한강, 스웨덴 언론의 반응은?

2024-12-1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스웨덴 한림원(Svenska Akademien)이 2024년 10월 10일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수상자는 바로 한강. 한국 소설가 한강이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의 작품에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는 평을 남겼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에 더불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합니다. 그는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습니다."라고 평가했다. 

<  노벨상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 - 'The Nobel Prize' >

수상자가 발표된 직후, 스웨덴 공영 방송사 SVT는 관련 보도기사를 발표했다. 해당 기사에서 한강은 "한국 작가 최초이자 70년대생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고 소개됐다. 이어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한 수상 이유와 더불어, 그가 1970년 대한민국 광주에서 태어났다는 사실과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를 소개했다. 『채식주의자』가 그의 책 중 처음으로 영어로 번역됐으며, 2016년 부커상을 수상했고, 2023년에는 스웨덴 드라마텐(Dramaten)에서 연극으로도 선보인 적이 있음도 함께 언급됐다. 그의 작품 중 스웨덴어로 번역된 작품인 『Levande döda(소년이 온다)』, 『Vegetarianen(채식주의자)』, 『Den vita boken(흰)』, 『Jag tar inte farväl(작별하지 않는다)』도 기사에서 언급됐다. 한강이 1993년 문예지에 시인으로 데뷔해 이듬해 『붉은 닻』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며, 서울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했고,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에서 국제 글쓰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는 사실도 소개되는 등 그의 전반적인 작품 활동이 전해졌다.

SVT는 "한강의 소설 『Levande döda(소년이 온다)』는 1980년 전두환 정권 하에 작가의 고향에서 일어난 광주 학살을 다룬 작품"이라며 한강이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등록됐다는 사실도 재조명했다. 언론사 《Svenska Dagbladet》의 2019년 인터뷰에서 당시 한강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강은 "고통스럽고 어려울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가장 오랫동안 자신을 변호했다. 하지만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제 소설을 써야 할 때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SVT는 위 인터뷰를 언급하며 "한강이 해당 소설을 출판한 결과 문화계 종사자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고 박근혜 대통령은 2017년 탄핵됐다."는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이어졌다. SVT Kulturnyheterna의 문학 비평가(Ingrid Elam)는 "그는 한국의 역사에 대해 쓰느라 매우 바쁘다. 고통과 슬픔과 죽음. 환상적인 작가. 특히 이번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반면 스웨덴 작가(Lyra Ekström Lindbäck)는 "나는 한강이 부커상을 받았을 때 『채식주의자』를 읽었고, 그의 작품이 차갑고 동시에 과하다고 생각했다. 50년 후에는 아무도 한강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강의 작품 4권을 스웨덴어로 번역해 출판한 스웨덴 출판사(Kultur och Natur)의 관계자들이 노벨 문학상 실시간 발표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한강의 수상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영상도 공개되기도 했다. 한국 문학계에 한 획을 그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한글날 바로 다음날 발표돼 더 반갑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한글로 쓰인 한국 문학이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에서 더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노벨상(The Nobel Prize) 홈페이지, https://www.nobelprize.org/prizes/literature/
- 《SVT》 (2024. 10. 10). Han Kang får Nobelpriset i litteratur 2024: "Förvånad och hedrad", https://www.svt.se/kultur/nu-presenteras-nobelpristagaren-i-litteratur-2024
- 《SVT》 (2024. 10. 10). SVT:s Nobelpanel oense om litteraturpristagaren: "Ingen kommer minnas", https://www.svt.se/kultur/kritikerna-oense-om-litteraturpristagaren-ingen-kommer-minnas
- 《SVT》 (2024. 10. 10). Glädje och förvåning på förlaget: "Var hemma och vabbade",  https://www.svt.se/kultur/gladje-och-forvaning-pa-forlaget-var-hemma-och-vabbade
- 《SVT》 (2024. 3. 21). Han Kang: "Många som överlevde massakern är rädda att prata om det", https://www.svt.se/kultur/han-kang-om-nya-boken-har-skrivit-om-massaker-i-atta-ar
- 《Svenska Dagbladet》 (2019. 9. 21). "Har känts som om jag levt min döda systers liv", https://www.svd.se/a/g7jJWk/det-har-kants-som-om-jag-levt-min-doda-systers-liv

	

통신원 정보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연구원, 통번역사 전)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 스톡홀름대학교 국제비교교육학 석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