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애니메이션 사랑

싱가포르를 걷다 보면 가방에 키링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 애니메이션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유독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작은 도시국가답지 않게 캐릭터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8년부터 싱가포르에서는 매년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아니메 페스티벌 아시아 싱가포르(Anime Festival Asia Singapore)'이 열리고 있다. 캐릭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코스프레를 하고 유명 애니메이션 굿즈를 판매하는 등의 각종 이벤트가 진행된다. '아니메 페스티벌 아시아 싱가포르'는 매년 관람객 13~14만 명에 이르는 대형 축제이자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아시아인들의 교류의 장으로 부상했다.

< 아니메 페스티벌 아시아 싱가포르(Anime Festival Asia Singapore) 홍보 포스터 - 출처: AFASG 홈페이지 >

싱가포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은 이번 신보 < EASY > 티저 영상에서 애니메이션 같은 내레이션을 선보였다. 또한 2023년 10월 27일 공개한 르세라핌의 < Perfect Night > 뮤직비디오는 오버워치 2(Overwatch 2)와 협업해 애니메이션으로 교차 연출됐다.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싱가포르에서 르세라핌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이와 같은 요소는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싱가포르 사람들의 애니메이션 사랑은 넷플릭스 순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월 공개된 애니메이션 < 나 혼자만 레벨업(Solo Leveling) >은 현재까지 상위권을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다. 현재 차트에 진입해 있는 국내외 드라마들보다도 더 오랫동안 상위권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 나 혼자만 레벨업 >은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및 웹툰을 원작으로 일본의 에이-1 픽처스(A-1 Pictures)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2016년 연재된 웹소설을 원작으로 2018년 웹툰이 서비스된 바 있다. < 나 혼자만 레벨업 >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지닌 헌터들이 인류를 지키기 위해 몬스터들과 싸워가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향후에는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 나 혼자만 레벨업 >이 드라마로 공개된다면 많은 팬들을 보유한 싱가포르에서 또 얼마나 인기를 끌게 될지 기대된다.

< 넷플릭스 최장기 상위권을 기록 중인 '나 혼자만 레벨업(Solo Leveling)' - 출처: 넷플릭스 >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사람들의 포켓몬 사랑은 각별하다. 2023년 싱가포르 센토사 케이블카는 50주년을 맞아 포켓몬을 테마로 이벤트 운영을 선보였다. 또한 2019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오픈한 포켓몬 매장에는 본고장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최초의 상설 포켓몬 센터가 위치해 있다. 이곳은 365일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 창이공항에 위치한 포켓몬 센터에서 게임하고 있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의 웹툰산업이 성장하고 다채로워짐에 따라 최근 웹툰 기반의 한국 드라마가 다수 제작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마니아가 많은 싱가포르에서는 웹툰 IP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면 집중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주변 아시아 국가로의 확장 가능성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신보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약력 : 전) 싱가포르 Duke-NUS 의과 대학 박사후 연구원  현) 싱가포르 NUS Yong loo lin 의대 박사 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