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가 이제는 대형마트나 한인 식료품점을 넘어 싱가포르 전역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구매 가능한 일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세븐일레븐 주요 매장에 한국식 덮밥과 컵라면을 한데 모아놓은 전용 코너 '코리안 푸드(Korean Food)'가 마련돼 현지 소비자 및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중심가와 주거 지역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서는 김치볶음밥, 비빔밥, 잡채밥 등 한국식 덮밥류가 냉장 코너에 진열돼 판매 중이다. 간단한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당 제품들은 매콤한 맛과 간편함 덕분에 바쁜 직장인, 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김치볶음밥이나 비빔밥은 이곳에서 오래전부터 시작된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이미 너무 친숙해져 현지 음식처럼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 현지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김치볶음밥, 잡채밥 등 간편식 - 출처: 통신원 촬영 >
K-푸드 코너의 또 다른 중심은 컵라면이다. 기존의 불닭볶음면, 짜파게티, 김치라면 등 스테디셀러 외에도 최근에는 제주의 특산품을 모티브로 한 딱새우 컵라면, 불고기 컵라면 등 지역색을 담은 제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를 찾은 해외 관광객에게는 한국 여행의 추억을 되살리는 기념품 같은 존재이며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의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현지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한국의 컵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특히 최근에는 XL 또는 XXL 사이즈의 대형 컵라면이 본격적으로 진열되기 시작했다. '얼굴보다 큰 컵라면'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판매 중인 해당 제품은 먹방 콘텐츠나 유튜브 쇼츠에 자주 등장하며 화제를 모으며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메뉴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해당 라면이 품절되는 경우도 발생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
< XL 사이즈의 컵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원래 싱가포르 편의점에서 유통되던 타 국가의 아시안푸드가 일반적으로 태국, 일본, 중국식에 치우쳐 있던 반면 최근 1~2년 사이 K-푸드 제품군이 빠르게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은 접근성과 가성비 측면에서 이곳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K-푸드를 소비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제품 수입을 넘어 현지 유통 및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싱가포르 내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은 K-푸드 항목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에서도 이미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일부 매장에 'Korean Instant Section'과 같은 간판을 따로 붙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소매 편의점에서의 K-푸드 다양성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K-라이프스타일의 일상적 확산으로 볼 수 있다. 대형마트가 아닌 매일 마주하는 편의점에서 한국의 맛을 접하는 경험은 싱가포르인들에게 더 깊은 문화적 친밀감을 형성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앞으로도 싱가포르 내 K-푸드 확산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더운 날씨 때문에 주방이 없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싱가포르에서는 외식 문화나 간편식 문화가 굉장히 발달돼 있다.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한류 콘텐츠의 확산과 함께 한국식 간편식과 스낵류를 중심으로 한 K-식문화가 더욱 빠르게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편의점은 한국과 싱가포르를 잇는 생활문화의 접점으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신보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약력 : 노보진(NovogeneAIT Genomics Singapore Pte.Ltd.)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