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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도서관이 들려주는 한국 동화

2024-08-2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캐나다 커뮤니티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기념하기 위한 노력은 도시(City), 공립 도서관(Public Library) 그리고 문화예술 단체 등을 통해 지속적이고 긴밀하게 이루어진다. 특히 지역 도서관은 각 지역의 성격에 맞게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며 커뮤니티와 연결되고 있다. 토론토 공립 도서관은 두 개의 레퍼런스 도서관(Research and Reference Library)과 98개의 지역 도서관이 한 통합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며 운영되는 도서관이다. 1955년 문을 열어 토론토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리아멘트 토론토 도서관(Parliament Street -Toronto Public Library)은 '우리 도서관으로 오는 모든 사람을 환영합니다(We welcome people from all walks of life to our branch)!'를 모토로 성인과 청소년, 그리고 아이들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실행해 오고 있다. 2023년 9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 한국 도서를 읽어 주고 한국 노래와 놀이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한국어 동화 시간(Korean Story Time)'이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팔리아멘트 토론토 도서관 - 출처: 토론토 도서관 홈페이지 >

0세부터 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실시된 '한국어 동화 시간'은 도서관의 다문화프로그램(Multiculture) 개발 일환으로 한국인 정혜영 사서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한국어로 된 동화책의 대부분은 한인 거주 지역 도서관인 노스욕 지점(North Your Central Library)과 원주민어로 '아름다운 삶을 살았던 곳(Huron - Wendat)'이라는 뜻을 지닌 에타노나놔스티누 지점(Ethennonnhawahstihnen’ Library)에 분포돼 있다. 팔리아멘트 도서관이나 그 외 다른 도서관에서는 한국어 동화책이나 한국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한 번 시작한 '한국어 동화 시간' 프로그램의 경우 점차 참가자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30분으로 제한돼 진행되던 프로그램이 부모님들의 요청에 의해 60분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 한국어 동화 시간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정혜영 사서가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15일 토요일 통신원이 방문한 '한국어 동화 시간'에는 세 가정의 아이들이 참여했다. 정혜영 사서가 직접 진행한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동화책 『내 잠버릇의 비밀』, 『매일매일 행복해』 그리고 『팥빙수의 전설』을 읽고 난 후 < 아기상어 > 동요에 맞춰 율동을 했다. 패러슈트를 이용해 까꿍 놀이, 공 던지기, 댄스, 블록 쌓기 등 다양한 활동도 진행했다. 참여한 모든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한국어로 노래와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한 참여자는 "한국어로 책도 읽고 놀이도 하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찾아 먼 거리이지만 일부러 매달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아이가 이 시간을 너무나 좋아해 이 시간을 기다리기 때문에 오지 않을 수 없었고 오늘은 어린이집 친구를 초대해 함께 왔다."고 했다.

 

정혜영 사서는 "프로그램의 목적이 글자와 단어 익히기, 책 읽기와 같은 교육이라기보다는 아이들에게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좋은 추억을 쌓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부모님에 의해 강요된 한국어와 한국문화 체험보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즐거운 추억과 기쁨이 한국문화와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오랫동안 간직하게 한다고 믿는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부모님들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지만 가장 큰 칭찬과 기쁨은 프로그램을 마친 아이들이 행복하게 떠나는 모습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중력이 짧은 유아 대상으로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많이 들어간 쉽고 간단한 단어로 이루어진 책, 혹은 그림이 많이 있는 책을 중심으로 고른다. 이때 한국의 교육청, 서울도서관 사서 및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참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혜영 사서는 최근 '한국어 동화 시간'에 반복해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캐롤라인 제인 처치(Caroline Jayne Church)의 영어 책을 번역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해』라고 했다. "해당 도서를 읽으면서 한국 동요인 < 머리, 어깨, 무릎, 발 >을 부르며 간단한 신체 부위를 쉽게 배울 수 있다. 계속 반복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고 가족들의 반응도 뜨겁다."고 했다.

다문화를 도시의 힘으로 삼고 있는 토론토의 공립 도서관은 한국문화뿐만 아니라 타문화 관련 행사도 많이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인이 드문 토론토 다운타운 도서관에서 '한국어 동화 시간'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확장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 이민자 가정의 관심만으로는 이어갈 수 없는 것이다. 지역 커뮤니티의 대다수 캐나다 가정이 갖고 있는 타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과 태도, 그리고 한국문화에 관한 긍정적인 생각이 모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토론토 곳곳에서 한국문화 관련 프로그램이 뿌리내려 캐나다 현지인들과 깊게 연결되길 기대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토론토 도서관 홈페이지, https://www.torontopubliclibrary.ca/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