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TikTok)은 2023년 기준 사용자가 16억 명이 넘으며, 2022년 대비 5억 명 넘게 사용자가 급증한 거대 플랫폼이다. 한때 미국 유니콘 기업 중에서 가장 가치가 높았던 우버를 제치고 기업가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틱톡은 2022년 1분기 기준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안드로이드폰 기준, 중국 제외)이 23.6시간으로, 23.2시간을 기록한 유튜브, 19.4시간을 기록한 페이스북을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틱톡이라는 단어는 1907년 미국에서 출판된 『오즈의 오즈마 공주(Ozma of Oz, 1907)』에 등장하는 태엽을 감아주면 움직이는 로봇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등장했다. 틱톡은 15초~1시간 길이로 동영상을 제작·공유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촬영한 영상에 다양한 효과와 배경 음악 등을 넣을 수 있다. 2016년 150개 국가 및 지역에서 75개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에서는 2017년 11월부터 사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세계적 사용자가 많은 틱톡에 복병이 등장했다. 올해 4월 23일 미국 의회는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360일 안에 틱톡 미국 내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내 틱톡 사용 논란은 2020년 트럼프 정부 때 시작됐으며 2022년 미국 의회는 2023년 예산 법안에 정부 내 모든 전자기기에서 틱톡 사용 금지 조항을 포함했다. 이에 따라 2023년 2월부터 연방정부 공무원은 휴대전화를 비롯한 컴퓨터와 태블릿 등 모든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할 수 없게 됐으며, 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역시 틱톡을 사용할 수 없다. 중국과 마찰 중인 인도는 미국보다 앞선 지난 2020년에 틱톡과 함께 여러 중국산 앱 사용을 금지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2022년 "젊은이들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네팔 정부는 2023년 11월 "사회 조화에 해롭다"는 이유로 틱톡을 금지했다. 2023년 2월 유럽연합 역시 보안을 이유로 공무원의 틱톡 사용을 금지했으며 노르웨이, 벨기에, 프랑스 그리고 폴란드 공무원들도 틱톡을 사용할 수 없다.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 호주 역시 공무원들은 틱톡을 사용할 수 없으며 대만 공무원들도 틱톡을 이용할 수 없다.
< 제3회 틱톡 어워즈(3rd TikTok Awards)에 참여한 필리핀 틱톡커들(K-Comics World Tour) - 출처: 'adobo Magazine' >
틱톡에 가입하려면 이름, 생년월일, 비밀번호, 이메일 주소와 휴대폰 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이 밖에도 사용자 동의를 전제로 사용자 콘텐츠, 틱톡 내 메시지, 클립보드에 있는 텍스트 이미지 자료, 구매 정보, 동기화된 친구 및 연락처 목록, 신원 또는 연령 증명 정보, 위치 정보 등도 수집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앱을 관리하거나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자료가 되며,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와 광고도 제공한다. 사소한 차이는 있지만 틱톡이 수집하는 정보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가 요구하는 개인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중국이 2017년 6월 28일부터 시행 중인 국가정보법 7조(중국 모든 조직과 시민은 국가 정보 활동을 지지,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로 인해 중국 정부가 틱톡 사용자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필리핀 하원의원 베니 아반떼 주니어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을 포함해 잠재적인 적대국이 만든 앱 금지와 관련된 법안인 하원 법안 10489(Abante’s House Bill 10489)를 발의했다. 2017년부터 필리핀에서 이용 가능했던 틱톡은 2024년 기준 필리핀에서 4,909만 명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틱톡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보다 필리핀에 늦게 진출했지만 이용자수에서 X(구 트위터)를 제쳤으며, 16~64세 필리핀인 가운데 67.9%가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사용자가 많다. 한편 《GMA News(GMA 뉴스)》 조셉 모롱(Joseph Morong) 기자는 필리핀과 중국 사이 진행 중인 영유권 분쟁에 대한 영상을 틱톡에 올렸으나 고의적으로 음소거 처리돼 해당 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모롱 기자는 틱톡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더 나아가 오도된 정보가 대중에게 전해지는 것은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역시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 기조연설에서 영유권 문제와 관련된 전략적 추진을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毛宁)은 마르코스 대통령 연설에 대해 "중국을 비방하고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오도하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고 비난했다. 앞선 두떼르떼 정권 때에는 영유권 분쟁에 대해 한발 물러선 모습이었으나 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영유권 분쟁에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개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듯 필리핀과 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는 현시점에서 필리핀 하원에서 발의된 틱톡 금지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틱톡 금지 관련 기사 중 - 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
이러한 상황은 국내 연예인들, 특히 케이팝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는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가수 지코가 < 아무노래 >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틱톡이 국내에 알려졌다. 이후 여러 스타들이 홍보 수단으로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유명 아이돌이 등장하는 행사나 해외 유명 영화제 등에서도 틱톡이라는 회사 이름을 볼 수 있었다. 필리핀을 포함한 해외에서 틱톡 인기는 상당하며 그렇기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연예인들 역시 틱톡을 통한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틱톡 사용이 금지되면 한국 연예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틱톡 금지 법안이 필리핀에서 통과되는 경우 필리핀 팬들과 소통 매체 중 틱톡은 배제될 것이다. 또한 미국, 유럽, 호주 등 서양권 국가도 틱톡 사용 금지 또는 자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유도하고 있어 해외 홍보를 위한 매체로 틱톡을 활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과거 한국 대중문화 스타들은 주로 한국에서만 활동했기 때문에 해외 이슈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현재 한국 스타들의 인기는 세계적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이번 아반떼 의원이 발의한 법안 역시 국내 대중문화산업과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대응책을 사전에 고민하는 것은 양국 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adobo Magazine》 (2023. 10. 2). TikTok holds 3rd annual TikTok Awards in the Philippines, crowning the year’s most celebrated Filipino creators, https://www.adobomagazine.com/advertising-awards/tiktok-3rd-annual-awards-philippines/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