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6일 필리핀 하원은 '에디 가르시아 법(Eddie Garcia BIll)'으로 알려진 필리핀 공화국법 제11996호(Republic Act No. 11996)를 하원의원 240명 전원 찬성으로 최종 통과시켰다. 약 1년 후인 2024년 2월 9일 상원의원 22명도 해당 법안에 모두 찬성하면서 '에디 가르시아 법'이 최종 통과됐다. 3개월 후인 5월 24일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에디 가르시아 법'으로 알려진 필리핀 공화국법 제11996호(Republic Act No. 11996)에 서명했다. '에디 가르시아 법'은 방송 및 영화산업 종사자 안전과 복지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안 주요 내용은 해당 산업 근로자 안전과 근무 조건을 개선하고 복지 혜택, 단체 교섭권 및 지적재산권 인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에디 가르시아 법'에서 일컫는 '근로자'에는 방송국과 영화사에 소속된 직원뿐만 아니라 독립 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도 포함된다. 법안은 또한 정부, 고용주 그리고 근로자 대표로 구성된 협의체(Movie and Television Industry Tripartite Council) 구성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협의체는 삼자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시행될 정책에 대한 자문과 협의를 담당한다. 해당 법에 따라 촬영장을 포함한 모든 영화 및 프로그램 제작 시 작업장에는 응급처치 및 의료용품을 제공해야 하며, 관련 업무가 가능한 훈련된 근로자만을 고용해야 한다. 또한 잠재적 위험에 대한 안전 및 건강 문제에 대해 교육해야 하며, 새로운 장비 도입이나 장비 이전에 있어 안전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촬영 시작 전에는 2~5분 동안 회의를 진행해 안전에 관해 논해야 한다. 일 표준 업무 시간은 8시간이며 하루 최대 12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8시간을 초과해 촬영이나 제작이 진행되는 경우 초과 근무수당이 적용된다. 현장에서는 6시간마다 근로자에게 식사와 음료수를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장애인 친화적이고 성별이 분리된 화장실, 개인 탈의실 그리고 대기 공간과 더불어 외부 활동 시에는 무료 숙소도 제공해야 한다.
< MBN '속풀이쇼 동치미' 클락국제공항 촬영 중 - 출처: 통신원 촬영 >
또한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른 필리핀 특성을 반영해 근로자들이 받을 최저임금이 촬영 또는 제작이 진행되는 지역의 최저임금 이하가 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는 필리핀 사회보장제도(Social Security System), 주택 기금(Pag-ibig Fund) 그리고 필리핀 건강보험(Philippine Health Insurance Corporation) 적용 대상이 된다. 일명 '에디 가르시아 법'은 안전뿐만 아니라 근로자 권리 중 하나인 지적재산권에 대해서도 명시하고 있다. 근로자 지적재산권 보호는 해당 법안에 담긴 중요한 내용으로, 필리핀 지적재산권법 제8293호(Republic Act No. 8293)에 근거해 업계 근로자 지적재산권은 항상 보호돼야 한다. 근로자는 또한 자신이 소유한 지적재산권을 고용주에게 양도할 수 있으며 이는 계약서에 명확히 기술돼야 한다. 법에 따라 근로자가 행한 공연 등과 같은 지적재산이 사용(방송)됐으나 지적재산권 관련 내용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실제 사용될 때마다 추가 보상을 받을 권리가 근로자에게 있다. 추가 보상은 최초 방송 시 받은 원래 보상의 5%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 또한 법안에 포함돼 있다. 이 법안은 근로자의 창의적인 기여를 적절히 보호하고 근로자가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과 조치를 담고 있다. 해당 내용을 처음 위반한 경우 최대 10만 페소(약 250만 원), 두 번째 위반한 경우 최대 20만 페소(약 500만 원) 그리고 세 번째 및 이후 위반에 대해서는 최대 50만 페소(약 1,250만 원)에 상당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법인, 협회 또는 기타 단체가 해당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법인이나 협회 또는 기타 단체 임원에게 벌금이 부과되며 그 대상에는 제작 총괄, 제작자, 사업부 관리자 등이 포함된다. '에디 가르시아 법'은 지난 2019년 6월 20일 세상을 떠난 유명 배우인 에두아르도 에디 베르체스 가르시아(Eduardo Eddie Verchez Garcia)와 관련이 있다. 1929년 5월 2일에 태어난 에디 가르시아는 60년 동안 거의 700편에 달하는 영화 및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이자 감독이기도 했다. 2019년 6월 8일 텔레비전 프로그램 촬영 중 전선에 다리가 걸려 쓰러지면서 머리를 인도에 부딪혔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중환자실로 들어갔으나 이후 뇌사 상태에 이르렀고 6월 21일에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에디 가르시아 유해는 화장돼 타귁시 묘지에 안장됐다. 그는 비록 사망했으나 동종업계 근로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법의 초석이 마련됐다. 또한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향후 동종업계 종사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이 제정됨에 따라 필리핀에서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려는 한국의 미디어산업 관계자 역시 제작에 나서기 전 이 같은 부분을 숙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Rappler》 (2019. 6. 20). Screen legend Eddie Garcia dies at 90, https://www.rappler.com/entertainment/233525-eddie-garcia-dies/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