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이슈] 헝가리 정부, 모르 요카이(Mór Jókai) 탄생 200주년 기념 '요커이 200 기념의 해' 개최

헝가리 정부가 소설가 모르 요카이(Mór Jókai, 1825~1904)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요커이 200 기념의 해'를 선포하고 2025년 2월 18일부터 1년간 대대적인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기념 프로젝트는 헝가리 문화혁신부가 주관하며 헝가리 및 인접 헝가리어권 지역(현재 헝가리를 포함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세르비아 등 과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헝가리 왕국의 중심부)에서 전시회, 학술 회의, 공연, 영화 상영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헝가리 국립박물관과 국립은행이 참여해 역사적 자료의 디지털화와 기념주화 발행을 통해 요카이의 유산을 재조명한다. 

'요커이 200 기념의 해' 개막식은 요카이가 생전 자주 머물렀던 발라톤 퓌레드에서 열렸다. 발라즈 항코(Balázs Hankó) 헝가리 문화혁신부 장관은 개막식 연설에서 "모르 요카이는 강한 헝가리를 꿈꿨던 작가이며 그의 작품은 헝가리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부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번 요카이 200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헝가리 국민이 우리 문학의 위대한 유산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르 요카이: 헝가리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모르 요카이는 1825년 2월 18일 헝가리 코마롬(Komárom)에서 태어났다. 그는 19세기 헝가리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100편이 넘는 장편소설과 수천 편의 단편소설을 집필했다. 요카이는 헝가리 민족주의와 독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은 당시 사회적, 정치적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낭만적이고 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작 중 하나인 『황금 인간(Az aranyember, 1872)』은 인간의 도덕적 갈등과 성장 과정을 다룬 소설로 헝가리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헝가리의 나바브(Egymagyar nábob, 1853)』와 『카르파시 졸탄(Kárpáthy Zoltán, 1854)』은 19세기 헝가리 귀족 사회를 비판적으로 묘사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요카이는 역사소설뿐만 아니라 사회소설과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작품들도 집필하며 다양한 문학적 시도를 했다. 그의 작품은 여러 차례 영화와 연극으로 재해석됐으며 헝가리 국민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 모르 요카이 초상화 - 출처: 'Hungary Today' >

'요커이 200 기념의 해': 문학과 예술의 융합

헝가리 정부는 요카이의 문학적 유산을 기념하기 위해 다층적인 행사를 기획했다. 헝가리 국립박물관은 요카이의 원고, 사진, 서적, 예술 작품 등을 디지털화해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9세기 헝가리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 그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모르 요카이 탄생 200주년 기념주화 - 출처: 'KEMMA' >

또한 헝가리 국립은행은 요카이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2만 포린트 은화와 3,000 포린트 비철 수집 주화를 발행했다. 이번 기념주화는 요카이의 초상과 그의 대표작인 『황금 인간』의 표지 일부를 디자인에 반영해 제작돼 헝가리 국민뿐만 아니라 해외 문학 애호가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헝가리 조폐국에 따르면 3,000포린트 기념주화는 발행 직후 바로 매진됐고 2만 포린트 주화 역시 익일 모두 예약 판매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연극과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요카이의 작품을 재해석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헝가리 국립극장은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과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며 여러 지역 극장에서도 요카이의 작품을 무대화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학술 포럼과 토론회가 열려 요카이의 작품 세계와 그의 시대적 의미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헝가리 문화정책의 특징

헝가리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학적·예술적 인물을 기리는 행사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발적인 기념행사나 전시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년간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문학과 예술, 학술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헝가리 문화정책이 단순한 축제에 머물지 않고 문화적 자산을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승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Hungary Today》 (2025. 2. 19). A Year-longSeries of Events to Honor the Legacy of Novelist Mór Jókai, https://hungarytoday.hu/a-year-long-series-of-events-to-honor-the-legacy-of-novelist-mor-jokai/
- 《KEMMA》 (2025. 2. 21). Elkapkodták az új magyar 3000 forintost, https://www.kemma.hu/helyi-kozelet/2025/02/jokai-mor-3000-forintos
- 《Magyar Nemzet》 (2025. 2. 18). Indula Jókai 200 kulturális évad, https://magyarnemzet.hu/kultura/2025/02/indul-a-jokai-200-kulturalis-evad

통신원 정보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