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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노래하며, 꿈꾸며 제주도에서 산티아고까지

2025-03-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예수님의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된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이곳으로 순례자들이 길을 떠나며 생성된 까미노 데 산티아고는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스페인이 가진 것들 중 하나일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 순례자로 시작된 순례길에 대한 관심은 2007년 서명숙 올레길 이사장이 순례길에 영감을 받은 제주도 올레길이 생기면서 더욱더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회적 주제 '힐링'과 2009년 김남희 작가의 책으로 한국에서 순례길 붐이 일어났다. 다양한 매체에 노출되면서 매해 순례자 길을 걷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2004년 18명의 한국인이 찾았던 길을 2019년에는 8,000여 명으로 그리고 순례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23년에는 7,563명의 한국인의 순례길을 찾았다. 한국은 9위를 기록했으며 유럽이나 멕시코를 제외하고 10위권에 드는 유일한 아시아 국가다. 

그만큼 한국인의 순례길 사랑은 뜨겁다. 이는 한서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제주도에 올레길이 생기고 15년 후 2022년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도 올레길은 우정협약을 맺었다. 두 길을 100km 이상 걸은 이에게 별도의 공동 완주 인증서를 발급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아르카(arca) 구간의 몬테 델 고조 (Monte del Gozo)에는 제주도의 상징인 돌하루방이 설치됐으며 올레길 구간에는 순례자길 표시적이 세워지기도 했다. 

이렇게 올레길과 까미노 데 산티아고는 한서교류의 한몫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두 길 위에서 한국을 알리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전파한 아이들이 있다. 서울 경기 지역의 아이들로 이루어진 예동 합창단이다. 한국에서 유명한 <넌 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세요>라는 동요를 세상에 알린 합창단이다. 서울 초등학교 교사 동아리 예동회에서 시작한 이 합창단은 제주 올레 홍보 대사이기도 하다. 

2월 정기 공연을 마치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합창단은 먼저 바르셀로나의 유명 관광지에서 버스킹을 펼쳤다. 세비야에서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왔다는 현지 관광객은 "이곳에서 이런 아름다운 공연을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는데 너희들의 노래가 나를 천국으로 이끌었다."며 감동적인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걸으며 노래하며 꿈꾸며, 순례길에서 공연을 통해 제주 올레길을 알린 예동 합창단 - 출처: 예동 합창단 제공 >

본격적으로 17일 스페인 지방 도시 루고에서부터 순례길을 시작한 합창단의 10명의 아이들과 이들 이끄는 곽진영 단장은 길 위에서 만나는 순례객들과 현지인들에게 어여쁜 목소리로 위로와 안식을 주었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길과 환경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제주 올레길 100km를 해낸 당찬 아이들은 인솔자와 곽 단장의 보호 아래 자신의 걸음마다 성장해 나갔다. 이 여정에는 곽 단장과 20년을 함께한 이규영 예술 감독이 함께하며 직접 지휘해 매 순간 감동을 주는 멋진 공연을 만들어 냈다. 

120km 여정의 7일 동안 이들은 길 위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제주 올레 트레일 소개와 정보지를 나눠주며 버스킹과 함께 한국의 올레길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비성수기라 많은 순례객은 없었지만 지나는 도시와 마을에서 버스킹을 펼쳤다. 스페인 순례길의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아름다운 제주 올레길을 홍보하면서 한국과 스페인 두 길의 화합을 이끌어 냈다. 곽 단장의 말에 따르면 제주 올레길에 대한 순례객들의 관심이 지대했다고 한다. 스페인 순례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이미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제주 올레길에 대한 관심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나 한국의 모든 것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 올레길을 홍보하기에는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순간이다. 순례길의 작은 마을에서 아이들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동네 주민들의 모습은 한편의 음악 영화와도 같았다.

곽 단장은 길 위에서 갈리사아의 지방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 삼아 노래하는 아이들의 눈은 햇살만큼 반짝였고, 충만한 이들의 노래에 수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았으며, 그 감동에 아이들도 성장해 가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순례길을 걸으며 만난 사람들에게 23일 일요일 3시에 성당 앞에서 공연을 할 것이라 예고했기에 부지런히 발걸음을 하다 몬테 두 고조(Mont de gozo) 기쁨의 언덕에 당당히 서 있는 제주의 상징 돌하르방과 간세를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워하기도 했다. 드디어 도착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그 아름다운 대성당 앞에서 멋진 공연을 펼치며 이들의 아름다운 순례길 여정은 마무리됐다. 

'걸으며, 노래하며, 꿈꾸며 제주도에서 산티아고까지'라는 이들의 슬로건처럼 길 위에서 걷고, 노래하고, 꿈꾸며 만난 모든 이들에게 제주 올레길과 한국을 알린 이들. 아름다운 노래로 순례자들과 현지인들에게 기쁨을 전한 곽 단장과 예동 합창단 10명의 아이들, 그리고 이들의 뒤에서 서포트한 보호자들. 길 위에서 만난 모든 이들에게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전한 한국문화는 언젠가 스페인의 순례객들이 한국을 찾아 제주 올레길을 걷는 순간을 만들어 낼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예동 합창단 제공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