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페인 마드리드의 라 미스트랄(LA MISTRAL) 서점에서 열린 편혜영 작가 '『홀』 북토크'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화요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라 미스트랄(LA MISTRAL) 서점에서 한국 작가 편혜영의 소설 『홀』 스페인어판 출간을 기념하는 북토크 행사가 열렸다. 이날 마드리드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많은 독자들이 작가를 직접 만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장에는 이미 작품을 읽고 온 독자뿐만 아니라, 최근 스페인에서 증가하고 있는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편혜영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 독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특히 마드리드에는 한국 문학을 주제로 활동하는 여러 독서 모임과 북클럽이 존재하며, 이날 행사에는 이러한 북클럽 회원들이 단체 또는 개인 자격으로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사전에 북클럽 모임에서 소설 『홀』을 함께 읽고 토론한 뒤, 작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가를 직접 만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독서 공동체의 형성은 현지에서 한국 소설이 단기적인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읽히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행사 말미에는 작가와 독자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독자들은 작품 속 장면과 인물의 심리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편혜영 작가는 집필 의도와 창작 과정, 인물 설정의 배경 등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특히 주인공의 내면 독백과 기억의 흐름 구성, 고립감과 불안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독자들은 단순히 줄거리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넘어, 작품이 전달하는 감정과 의미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풀어내며 작가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토크 종료 후에는 사인회와 사진 촬영 시간이 마련됐다. 작가는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눴고, 독자들의 소감과 감사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었다. 현장에 참석한 독자들은 작가의 소탈하고 친근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참가자는 “작품에서 느꼈던 섬세함과 인간에 대한 시선이 실제 모습에서도 그대로 전해졌다”며, 작가와 직접 마주한 경험이 작품을 다시 읽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북토크는 한국 작가와 현지 독자가 작품을 매개로 직접 만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북클럽 중심의 독서 네트워크가 오프라인 행사 참여로 이어지면서, 한국 문학을 둘러싼 자발적인 독자 공동체가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편혜영 작가 사인회-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출간과 작가의 스페인 방문을 계기로,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파이스(El País)》는 편혜영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의 작품 세계와 한국 문학의 국제적 확장에 주목했다. 편 작가는 마드리드 북토크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범죄소설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엘 파이스는 소설 『홀』 은 강한 심리적 긴장감과 폐쇄적 시선이 특징인 작품으로 소개하며, 교통사고 이후 전신이 마비된 주인공이 자신의 내면과 기억을 통해 세계를 인식해 나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고 평가했다. 작품은 외부 사건보다는 인물의 심리와 관계의 균열, 그리고 인식의 왜곡을 따라가는 구조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편혜영 작가는 인터뷰에서 이 작품이 신체적·정신적 고립 상태에 놓인 인물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어떤 감정과 판단에 이르게 되는지를 탐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이름보다 관계와 시선 속에서 존재하도록 설정한 이유에 대해, 독자가 보다 밀착된 관점으로 인물의 내면에 접근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엘 파이스는 이러한 작품 세계를 소개하며, 최근 한국 문화 전반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 한국 문학도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편 작가 역시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한국 문화가 주로 국내 중심으로 소비되는 영역이라고 인식했지만, 이제는 한국 문학과 창작물이 다양한 언어와 문화권 속에서 읽히며 예상보다 훨씬 넓은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음악을 넘어 문학 또한 한국 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마드리드 북토크는 이러한 변화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체감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북클럽 회원과 일반 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작품을 읽고, 자신의 해석을 작가와 직접 나누는 모습은 한국 문학이 스페인 독서 문화 속에서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번역 출간에 머무르지 않고 토론과 교류, 독서 공동체 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현지에서의 문화적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엘 파이스(El País)》(2026. 2. 5), Hye-young Pyun, la mirada claustrofóbica a la explosión creativa surcoreana: “Nos dimos cuenta de que nuestra cultura tiene un alcance global” https://buly.kr/Gkts4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