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한국 패션은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스타일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쉽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21년 스태티스타(Statista)의 인도네시아 한국 패션의 주요 인기 요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6%가 '디자인'을, 41.5%가 '다양한 스타일'을 한국 패션의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한국의 스트리트 패션은 독창적인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스트리트 패션 전문 사진작가 마이클 허트(Michael Hurt)는 한국 스트리트 패션만의 특징을 '언밸런스, '세련됨', '독특함', '과감함'이라고 정의한다. 마이클 허트는 인도네시아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스타일은 동경의 대상이며 반항과 자유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아마추어 패션모델 비비(Vivi)는 "한국 스트리트 패션이 아시아의 엄격한 전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로운 표현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한다.
< 인도네시아 패션모델 비비의 한국 스트리트 패션 - 출처: 'Medium' >
종교적 이유로 단아하고 단정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인도네시아 무슬림 소비자들도 한국 패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인도네시아 인플루언서들은 오버사이즈, 스포티, 보이시 등 다양한 한국 스타일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부드러운 색감을 활용해 우아하고 단정하게 보인다.", "세련되면서도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옷차림이다.", "점프슈트, 오버사이즈, 보이프렌드 진(통이 넓은 청바지), 케이팝 아이돌 공항 등 다양한 한국 캐주얼 패션이 있다." 등 한국 패션 스타일을 단아하지만 세련된 스타일이라고 평한다. 한국 패션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타고 현지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260만 팔로워를 보유한 심엑스마르고(@simxmargo)는 다양한 한국 스타일을 선보이는 패션 인플루언서로 인도네시아 MZ 세대 사이에서 뜨고 있는 인물이다. 이외에도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은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만의 한국식 패션을 소개하고 구매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 한국 패션을 선보인 인도네시아 인플루언서 - 출처: 심엑스마르고 인스타그램 계정(@simxmargo) >
한국 패션이 인도네시아에서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는 한국 드라마의 성공이 있다. 2002년 방영된 <가을동화(인도네시아 방영명: Endless Love)>를 시작으로 <호텔 델루나(Hotel Del Luna)>, <사이코지만 괜찮아(It's Okay to Not Be Okay)>, <이태원 클라쓰(Itaewon Class)> 등 다양한 한국 드라마가 화제를 모으며 출연 배우의 스타일과 패션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인도네시아 매체 《Kompasiana(콤파시아나)》는 "한국 드라마를 포함한 한류 콘텐츠가 화제를 모으면서 스타, 아이돌의 패션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었다."며 한류 패션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인도네시아 라이프스타일 매체 《Bazaar(바자)》 등 현지 언론도 <그녀는 예뻤다(She Was Pretty)>, <청담동 앨리스(Cheongdam-dong Alice)>, <여신강림(True Beauty)>, <셀러브리티(Celebrity)> 드라마 속 패션 스타일을 소개하며 여배우와 패션을 함께 조명한 바 있다.
<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의 배우 정소민의 패션을 선보인 인도네시아 네티즌 - 출처: 엘레인 알레시아 틱톡 계정(@leinnns) >
그러나 일각에는 인도네시아에 부는 한국 패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Kompasiana》는 "10대부터 성인까지 많은 인도네시아인이 자국 문화를 존중하지 않고 한국 패션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다."며 한국 패션의 유입으로 인한 전통문화 훼손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짧은 의류 스타일이 인도네시아 사회에 확산되면서 이를 통해 무슬림 가치가 변질될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러한 지적은 한국 패션 산업이 한류 패션을 강조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패션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2018년 설립된 한국의 여성 패션 브랜드 '사이(Sayee)'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한복 저고리와 치마 디자인을 참고한 모디스트 패션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한복은 품이 넉넉해 이슬람 율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도네시아 소비자에게 세련되고 독특한 미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패션을 비롯한 한국문화 수용에 적극적인 인도네시아 시장은 한국 패션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다. 그러나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무슬림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87%인 2억 4,200만 명에 달한다. 무슬림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한국 패션 브랜드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에는 무슬림의 전통적 가치와 종교적 요구를 존중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이 같은 문화적 배경을 고려할 때 한국 패션은 현지 소비자들과의 깊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Statista, https://www.statista.com/ - 《Medium》 (2024. 8. 22). Fashion Field Notes from Yogyakarta, Or Memetic Resonances in the Korean Style, https://medium.com/the-korean-style/fashion-field-notes-from-yogyakarta-or-memetic-resonances-in-the-korean-style-c68df94db0e6 - 심엑스마르고 인스타그램 계정(@simxmargo), https://www.instagram.com/simxmargo/ - 《Kompasiana》 (2024. 1. 4). Politik Luar Negeri-Republik Indonesia:Negative Impact Of K-Wave On Indonesia Konten ini telah tayang di Kompasiana.com dengan judul 'Politik Luar Negeri-Republik Indonesia:Negative Impact Of K-Wave On Indonesia', https://www.kompasiana.com/markhan2003/659652dac57afb45f3058a22/dampak-negatif-dari-k-wave-terhadap-indonesia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PT. WALALINDO 이사, 작가,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