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타이베이 중심가에 위치한 신광 미츠코시(新光三越) 백화점에 눈에 띄는 팝업스토어 하나가 등장했다. 바로 한국 패션 브랜드 코닥 어페럴(KODAK Apparel)의 첫 대만 팝업스토어다. 이 팝업스토어는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포토존, 셀럽의 착장을 그대로 재현한 디스플레이, 그리고 현지 소비자의 소셜미디어 반응을 고려한 콘텐츠 중심의 전시 방식까지 포함해 구성됐다. 이러한 점에서 상업적 목적을 넘어선 K-패션 브랜드의 전략적 해외 진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코닥 어페럴은 미국 필름 브랜드 코닥(KODAK)의 의류 라이선스를 한국 기업인 하이라이트브랜즈(Hilight Brands)가 2020년에 확보해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다. 미국 브랜드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되 브랜드 기획과 제품 디자인은 전적으로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다시 말해 해외 브랜드의 IP를 한국적인 감각과 기획력으로 재해석해 국내 시장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구조다. 이 같은 방식은 K-패션의 일반적인 수출 구조와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며 패션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타이베이 팝업스토어는 코닥이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감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팝업스토어는 백화점 1층의 오픈 스페이스를 활용해 조성됐고,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과 검은색을 전면에 내세운 시각적 연출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방문객들이 입장 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대형 로고 월과 함께 배치된 빈티지 스타일의 인화지 콘셉트 포토존이다. 이 포토존은 브랜드의 감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필름 카메라, 삼각대, 필름 박스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구성됐다.
< 타이베이 신광 미츠코시 백화점에서 진행된 코닥 어페럴 팝업스토어 - 출처: 통신원 촬영 >
특히 눈에 띄는 구성은 무료 포토부스와 한정판 기념 굿즈 코너였다. 포토부스에서는 실제로 즉석 사진을 출력해 주는 서비스가 제공됐으며, 일정 금액 이상 제품을 구매한 방문객은 코닥 어페럴의 의류를 착용한 후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이러한 활동은 체험을 중심으로 한 소비 방식의 확산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볼 수 있다. 일부 현지 소비자들은 촬영한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재하며 현장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 코닥 어페럴 팝업스토어 인테리어 - 출처: 통신원 촬영 >
제품 구성은 브랜드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로고 티셔츠, 크롭 집업, 볼캡, 카메라 백 등을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케이팝 아이돌이 실제로 착용한 디자인의 제품은 별도 소개돼 현지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구성은 의류 이상의 의미를 가진 스타일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제품의 가격대는 중저가로 형성돼 있어 최근 대만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들의 평균 가격과 비교할 때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편에 속했다. 또한 인스타그램 팔로우 시 브랜드 스티커 증정 등 소소한 참여형 이벤트가 함께 진행돼 방문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참여형 요소들은 자연스러운 고객 유입은 물론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소통 접점을 확대하는 역할한다. 현장을 찾은 방문객은 2030 여성 소비자의 비중이 높았으며 일부는 친구, 연인 단위로 방문해 함께 사진을 찍고 코디를 맞추는 등 룩북 촬영처럼 현장을 즐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처럼 코닥 어페럴의 대만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의류 매장을 넘어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 코닥 어페럴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된 제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코닥 어페럴의 대만 진출은 단순히 하나의 브랜드가 해외로 확장되는 것을 넘어 한국 패션산업이 어떤 전략적 구조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는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을 넘어 해외 브랜드의 IP를 한국적인 기획과 디자인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다시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는 방식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전략은 기획력과 콘텐츠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만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시장으로 콘텐츠산업과 함께 음식, 뷰티, 패션 브랜드에 있어서도 중요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Marieclaire》 (2025. 5. 28). 不用飛韓國買!KODAK APPAREL 台北信義新天地A11快閃店資訊搶先逛店一次看, https://www.marieclaire.com.tw/fashion/news/85917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국립정치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