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 공개된 아이유, 박보검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苦尽柑来遇见你)>가 중국에서 예상치 못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도 해당 작품은 불법 시청을 통해 널리 퍼졌으며 중국 내 콘텐츠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에서 9.6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중 가장 높은 평점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环球网(환구시보)》는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 "한국이 또 하나의 눈물샘 자극 명작을 만들어냈다."고 보도했다.
< 더우반 평점 9.6으로 올해 최고의 한국 드라마로 꼽힌 '폭싹 속았수다'에 대한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小生活大影视' >
<폭싹 속았수다>는 1960년대 제주시를 배경으로 3대에 걸친 여성들의 얽히고설킨 운명을 중심으로 사랑, 가족애, 그리고 성장에 관한 인생 이야기를 16개 에피소드에 담아냈다. 극중 반항적인 소녀 '오애순'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함께 자란 양관식(배우 박보검)과 가정을 이룬다. 두 사람은 가난 속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고, 막내를 잃는 아픔도 겪는다. 이후 딸 '양금명'이 성장해 학업과 사랑, 커리어를 쌓아가는 과정에서의 가족 간 관계를 그려냈다.
< 중국인들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반한 다섯 가지 이유 - 출처: '天翊搭衣' >
중국인들에게 <폭싹 속았수다>는 어떤 부분에서 감동을 주었을까. 한 매체는 중국인들의 공감을 자아낸 다섯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놓았다. 첫째, 고생은 중요하지 않다. 사랑이 핵심이다. 부모가 서로 사랑하고 자녀를 진심으로 아끼며 자녀도 부모에게 효도한다면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힘들지 않다는 내용이다. 둘째, 사랑이야말로 삶의 버팀목이다. 드라마 속 서로를 의지하는 사랑은 가족 전체를 앞으로 끌어당기는 밧줄과도 같아 인행에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셋째, 사랑을 받아본 적 없어서 더 아프다. 많은 사람들이 고된 삶을 살아가면서도 진정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사랑하는 방법조차 모르기에 이 드라마를 보며 더 가슴 아파한다는 것이다. 넷째, 눈물 나는 건 고생이 아니라 공감 때문이다. 시청자를 울게 만든 것은 극중 인물의 고생 자체가 아니라 그 섬세한 감정이 자신의 내면 깊은 갈망을 비추는 거울 같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완벽한 가정에 대한 궁극의 판타지다. <폭싹 속았수다>는 부모는 서로 사랑하고 자녀는 착한 따뜻하고 이상적인 가족상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꿈꾸지만 현실에서 쉽게 가질 수 없는 모습이기에 많은 중국인들이 이에 열광한다는 것이다. 한편 극중 오애순과 양관식이 노후에 떠나고 싶은 여행지로 중국의 장가계를 언급한 부분 또한 이곳에서 큰 이슈가 됐다. 한중 수교 이후 장가계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중국의 관광지 중 하나다. 장가계를 가봤거나 장가계에 친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인에 대한 장가계 사람들의 감정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 '폭싹 속았수다' 대사를 통해 장가계가 이슈라는 내용으로 문화적 공감대가 관광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보도하고 있다 - 출처: '红网' >
과거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는 상당히 많지만 드라마의 완성도와 높은 평점을 받은 대표적인 한국 드라마를 꼽으라면 아마도 <응답하라 1988>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폭싹 속았수다>는 <응답하라 1988>을 뛰어넘어 더 세밀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더욱 깊은 감정선을 건드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더우반에서도 4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평점을 남겼으며 시대의 감정적 공감대와 인생의 서사에 대한 세심한 해석 등을 중심으로 많은 이슈를 생산하고 있다.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이 많은 중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호감을 만들어 내고 있며 문화교류를 향한 긍정적인 신호를 가져오고 있다. 물론 한국 매체를 통해 몇몇 부정적인 기사를 접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비공식적인 방법을 통한 드라마 시청일 것이다. 하지만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할 수 없는 중국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보다 본질적인 원인 해결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음악콘텐츠의 경우 예전과 달리 합법적인 경로를 통한 음원 다운로드 등 차츰 유료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아주 핫한 지드래곤의 경우가 그러하다. 미미한 수준일 수는 있으나 중국인들의 인식이 과거 대비 많이 변했고 변화하는 속도 또한 빠르게 느껴진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 중국 내 한류 확산은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종종 한한령에 의한 여러 제한적 상황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활하며 이런 상황을 접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이를 그저 단순하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바라보며 잘잘못만 논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빠른 시간 내 한한령이 풀려 제대로 된 문화교류가 이뤄져 한중 양국의 오해와 갈등이 풀리길 고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小生活大影视》 (2025. 4. 11). 豆瓣 9.6 分的《苦尽柑来遇见你》|今年最破防的台词没有之一, https://ms.mbd.baidu.com/r/1BsZdMfxSDe?f=cp&rs=3082831525&ruk=VFzNAc6nU2-TWi0lNFSEZg&u=a917d8feef0cded7&urlext=%7B%22cuid%22%3A%22g8Hy8giwSilO8Simli2Ntg8Kv80aiviog8HTig8mH8K90qqSB%22%7D - 《天翊搭衣》 (2025. 4. 7). 《苦尽甘来遇见你》戳中国内网友的五大泪点,爱比苦更动人, https://mq.mbd.baidu.com/r/1BsZVm8XQ2c?f=cp&rs=4285874995&ruk=VFzNAc6nU2-TWi0lNFSEZg&u=857c7621c02d7380&urlext=%7B%22cuid%22%3A%22g8Hy8giwSilO8Simli2Ntg8Kv80aiviog8HTig8mH8K90qqSB%22%7D - 《环球网》 (2025. 3. 31). 9.6分韩剧催泪完结,金句喊话张家界!网友:执念好深……, https://mq.mbd.baidu.com/r/1Bt4OZrwedi?f=cp&rs=458233606&ruk=VFzNAc6nU2-TWi0lNFSEZg&u=c8f363009f6f2390&urlext=%7B%22cuid%22%3A%22g8Hy8giwSilO8Simli2Ntg8Kv80aiviog8HTig8mH8K90qqSB%22%7D - 《红网》 (2025. 4. 9). 澧源时评|从《苦尽柑来遇见你》到 “张家界热”:一场跨越山海的文化共鸣与产业觉醒, https://me.mbd.baidu.com/r/1BsRxMrw7io?f=cp&rs=1706754323&ruk=VFzNAc6nU2-TWi0lNFSEZg&u=8b64e7f3b2822405&urlext=%7B%22cuid%22%3A%22g8Hy8giwSilO8Simli2Ntg8Kv80aiviog8HTig8mH8K90qqSB%22%7D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일사광선(一丝光线) 스튜디오, 아트노벰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