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장소가 생겨서 정말 좋아요! 평소 좋아하는 한국 음식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행사도 많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두바이에 사는 대학생 아이샤 씨(21)는 아랍에미리트(UAE) 해외홍보관 코리아360(KOREA360) 개관 행사장을 찾은 뒤 "오늘 오프닝 행사가 있다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와봤어요. 시간 날 때 천천히 더 둘러보려고요."라며 웃었다. 종합 한류 소개 플랫폼 코리아360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자 중동 최초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정식 오픈했다. 중동의 심장부에 문을 열고 한국 문화와 관련 상품을 현지에 소개하며 한류 연관 산업의 중동 진출과 비즈니스 기회를 확장하는 거점이 되겠다는 포부다.
< 아랍에미리트 해외홍보관 코리아360 그랜드 오프닝에서 아랍인 사회자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4월 11일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몰(Dubai Festival City Mall)에 위치한 코리아360은 한국 음악과 패션, 그리고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익숙한 한국 아이돌 음악이 귓가에 들려왔다. 케이팝 노래방, 웹툰 체험존, 한국식 포토부스 앞 삼삼오오 모여든 아랍계 청년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거대한 쇼핑몰의 화려한 조명 아래 영어와 숫자로 'KOREA360'이라는 이름을 단 새로운 공간이 그 모습을 드러내자 두바이에 거주하는 현지인 파티마 양(18)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소감을 전했다. "처음에는 단순 전시관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케이팝 스타들의 노래가 들리고 각종 한국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것을 보니 올해 더 늦기 전에 한국에 한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범 운영이 시작된 2월 28일부터 한 달간 약 3만 2000명이 이 공간을 찾았다고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개관을 기념해 펼쳐진 저녁 축하 무대에는 그룹 엑소(EXO)의 첸, 가호(Gaho), 씨아이엑스(CIX), 레드씨(Red C) 등 한국 아이돌 공연이 열려 현지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 그룹 엑소의 첸, 가호, 씨아이엑스, 레드씨 등 케이팝 공연이 진행된 저녁 축하 무대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에 개관한 두바이 코리아360은 약 1600㎡ 규모로 단순한 문화 홍보를 넘어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산업 플랫폼을 지향한다. 한국 농수산품, 화장품, 공예 디자인 제품 등이 전시 및 판매되고 있으며 운영을 맡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외에도 총 10개 기관이 협력해 제품 입점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중동은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을 뿐만 아니라 한국 상품에 대한 구매 의향이 강한 지역"이라며 "두바이에 위치한 코리아360은 중동을 넘어 전 세계 관광객을 한류로 끌어들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코리아 360의 두바이 개관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초기 두바이 몰 입점을 추진했으나 현지 사정으로 무산되면서 급하게 페스티벌 몰로 장소를 변경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전반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했고 10여 개 정부 기관이 공동 운영에 참여하다 보니 이들을 조율하는 일만으로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그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 외교관들의 조율과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유관기관의 다방면에 걸친 노력이 합쳐져 현지 기관과의 후속 협상을 잘 이끌어냈다. 오픈을 몇 달 앞둔 시점부터는 실무자부터 기관장까지 밤늦은 야근이 일상이었고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성공적인 개관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는 후문이다.
< 두바이 코리아360 오픈 행사에 참여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기관 관계자들. 앞줄 좌측 두 번째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도 보인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여전히 미비점도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현지 규제와 법 절차 때문에 아직 코리아360 체험관 안 상품 결제가 완벽히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코리아360 관계자는 "빠르게 관련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몇 달 안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비롯한 각종 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넓은 공간에 비해 다소 산만한 상품 배치와 짜임새 있지 않은 공간 활용 역시 아쉬웠다. 전시관을 방문한 한 한식 수출업체 대표는 "공간이 넓기는 한데 통일돼 있지 않아 무엇을 위한 공간인지 솔직히 의문점이 든다. 현지인들과 오프라인 행사를 위한 소강당이나 방음 시설이 잘 된 공간이 잘 갖춰져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유명 쇼핑몰인 페스티벌 시티 몰 내 자리 잡은 종합 한류 소개 플랫폼 코리아 360 입구 -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로 202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처음 선보인 자카르타 코리아360은 개관 첫해에만 159만 명이 방문하고 약 27억 원의 수익을 기록해 한류의 소비력과 시장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두바이에서도 과연 이러한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중동은 분명 유망하지만 호락호락한 시장은 아니다. 특히 중동의 허브인 두바이는 더 그렇다. 그래도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진 지금 타이밍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두바이 한복판에서 K-콘텐츠와 한국 상품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공간인 코리아360이 단순한 홍보관이 아닌 세계인과 한국이 연결되는 문화 상점이자 미래산업의 쇼룸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원요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랍에미리트/두바이 통신원] 약력 : 현) A320 항공기 조종사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