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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초 한류 체험관 코리아360의 가능성과 과제

2025-05-1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집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장소가 생겨서 정말 좋아요! 평소 좋아하는 한국 음식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행사도 많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두바이에 사는 대학생 아이샤 씨(21)는 아랍에미리트(UAE) 해외홍보관 코리아360(KOREA360) 개관 행사장을 찾은 뒤 "오늘 오프닝 행사가 있다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와봤어요. 시간 날 때 천천히 더 둘러보려고요."라며 웃었다. 

종합 한류 소개 플랫폼 코리아360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자 중동 최초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정식 오픈했다. 중동의 심장부에 문을 열고 한국 문화와 관련 상품을 현지에 소개하며 한류 연관 산업의 중동 진출과 비즈니스 기회를 확장하는 거점이 되겠다는 포부다.
아랍에미리트 해외홍보관 코리아360 그랜드 오프닝에서 아랍인 사회자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아랍에미리트 해외홍보관 코리아360 그랜드 오프닝에서 아랍인 사회자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4월 11일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몰(Dubai Festival City Mall)에 위치한 코리아360은 한국 음악과 패션, 그리고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익숙한 한국 아이돌 음악이 귓가에 들려왔다. 케이팝 노래방, 웹툰 체험존, 한국식 포토부스 앞 삼삼오오 모여든 아랍계 청년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거대한 쇼핑몰의 화려한 조명 아래 영어와 숫자로 'KOREA360'이라는 이름을 단 새로운 공간이 그 모습을 드러내자 두바이에 거주하는 현지인 파티마 양(18)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소감을 전했다. "처음에는 단순 전시관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케이팝 스타들의 노래가 들리고 각종 한국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것을 보니 올해 더 늦기 전에 한국에 한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범 운영이 시작된 2월 28일부터 한 달간 약 3만 2000명이 이 공간을 찾았다고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개관을 기념해 펼쳐진 저녁 축하 무대에는 그룹 엑소(EXO)의 첸, 가호(Gaho), 씨아이엑스(CIX), 레드씨(Red C) 등 한국 아이돌 공연이 열려 현지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그룹 엑소의 첸, 가호, 씨아이엑스, 레드씨 등 케이팝 공연이 진행된 저녁 축하 무대

< 그룹 엑소의 첸, 가호, 씨아이엑스, 레드씨 등 케이팝 공연이 진행된 저녁 축하 무대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에 개관한 두바이 코리아360은 약 1600㎡ 규모로 단순한 문화 홍보를 넘어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산업 플랫폼을 지향한다. 한국 농수산품, 화장품, 공예 디자인 제품 등이 전시 및 판매되고 있으며 운영을 맡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외에도 총 10개 기관이 협력해 제품 입점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중동은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을 뿐만 아니라 한국 상품에 대한 구매 의향이 강한 지역"이라며 "두바이에 위치한 코리아360은 중동을 넘어 전 세계 관광객을 한류로 끌어들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코리아 360의 두바이 개관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초기 두바이 몰 입점을 추진했으나 현지 사정으로 무산되면서 급하게 페스티벌 몰로 장소를 변경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전반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했고 10여 개 정부 기관이 공동 운영에 참여하다 보니 이들을 조율하는 일만으로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그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 외교관들의 조율과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유관기관의 다방면에 걸친 노력이 합쳐져 현지 기관과의 후속 협상을 잘 이끌어냈다. 오픈을 몇 달 앞둔 시점부터는 실무자부터 기관장까지 밤늦은 야근이 일상이었고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성공적인 개관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는 후문이다.
두바이 코리아360 오픈 행사에 참여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기관 관계자들. 앞줄 좌측 두 번째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도 보인다

< 두바이 코리아360 오픈 행사에 참여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기관 관계자들. 앞줄 좌측 두 번째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도 보인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여전히 미비점도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현지 규제와 법 절차 때문에 아직 코리아360 체험관 안 상품 결제가 완벽히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코리아360 관계자는 "빠르게 관련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몇 달 안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비롯한 각종 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넓은 공간에 비해 다소 산만한 상품 배치와 짜임새 있지 않은 공간 활용 역시 아쉬웠다. 전시관을 방문한 한 한식 수출업체 대표는 "공간이 넓기는 한데 통일돼 있지 않아 무엇을 위한 공간인지 솔직히 의문점이 든다. 현지인들과 오프라인 행사를 위한 소강당이나 방음 시설이 잘 된 공간이 잘 갖춰져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유명 쇼핑몰인 페스티벌 시티 몰 내 자리 잡은 종합 한류 소개 플랫폼 코리아 360 입구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유명 쇼핑몰인 페스티벌 시티 몰 내 자리 잡은 종합 한류 소개 플랫폼 코리아 360 입구 -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로 202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처음 선보인 자카르타 코리아360은 개관 첫해에만 159만 명이 방문하고 약 27억 원의 수익을 기록해 한류의 소비력과 시장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두바이에서도 과연 이러한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중동은 분명 유망하지만 호락호락한 시장은 아니다. 특히 중동의 허브인 두바이는 더 그렇다. 그래도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진 지금 타이밍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두바이 한복판에서 K-콘텐츠와 한국 상품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공간인 코리아360이 단순한 홍보관이 아닌 세계인과 한국이 연결되는 문화 상점이자 미래산업의 쇼룸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원요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랍에미리트/두바이 통신원]
약력 : 현) A320 항공기 조종사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