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인도네시아 진출 한국 영화 결산

2024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KIFF 2024)가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4일간 인도네시아 3개 도시에서 개최되었다. 자카르타 CGV 그랜드 인도네시아점(플래그쉽 아울렛), 반둥 CGV 파리스반자바(Paris van Java)점, 빨렘방 CGV 빨렘방 타운센터가 상영관으로 활용되었다.

< 2024년 한-인도네시아 영화제(KIFF 2024) 포스터 - 출처: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홈페이지 >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 14편과 인도네시아 영화 5편이 상영되었다. 최고 흥행작들과 흥미로운 인디영화들이 어우러진 나름 균형 잡힌 구성이었지만, 그동안 개최지 명단에 항상 포함되던 수라바야, 족자카르타 등의 도시들이 이번에는 빠지면서 전반적인 영화제 규모가 다소 축소된 느낌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이광수, 박보영, 김인권, 강소라 같은 한국 배우들이 개막식 스타로 초청되었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3년에는 인도네시아 배우 브리안 도마니(Brian Domani)가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한국 배우 초청도 없었고, 인도네시아 홍보대사도 지명되지 않았다. 

개막작은 권수경 감독의 2016년 작품 《형》을 디아나 자산티(Diana Jasanti)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이었다. 크리스토 이마누엘과 마르샤 티모시가 형제 역할을 맡았다. KIFF 2024 영화 티켓은 다양한 CGV 공식 플랫폼을 통해 1만 5,000 루피아(약 1,3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일반 영화 티켓 가격의 30~50% 수준이었다. 

KIFF 2024 영화제 출품작들 면면은 다음과 같다.

  < KIFF 2024 상영작 목록 - 출처 :  CGV 인도네시아 > 

한편 2024년 한 해 동안 총 49편의 한국영화가 현지 CGV 시네마스에서 상영되었는데 그 전체 목록은 다음과 같다.

 < 2024년 인도네시아 극장 개봉 한국영화 - 출처 : CGV 인도네시아 > 

   2024년 인도네시아에서 수입, 상영된 한국영화는 총 49편이었다. 이 중 K-팝 콘서트 실황을 극장판으로 제작한 것이 17편, 뮤지컬 영화가 2편이므로 순수 극영화는 30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전 해에 개봉했던 <더 문>이나 <외계+인 1부> 같은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어, 실제 신규 개봉 한국영화 수는 이보다 적다. 

<하얼빈>, <빅토리> 등 일부 영화의 관객 수가 적게 집계된 것은 12월에 개봉한 영화들의 상영이 이듬해로 이어졌는데 관객 수 계산을 2024년 말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얼빈>의 CGV 최종 관객 수는 25,000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표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케이팝 콘서트 극장판 영상의 증가
극장판 K-팝 콘서트 영상들이 일반 영화 티켓 가격의 3~5배를 받으며 한류 팬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부터였지만, 2023년 12편에서 2024년 17편으로 그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 관객 수도 CGV 기준으로 대략 15,000~18,000명 선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Cinema XXI에서도 2024년에는 콘서트 무비를 10편 정도 상영했고, 2025년에는 CBI 픽쳐스가 들여온 K-팝 콘서트 무비 전량을 받아 상영했다. 이런 형태의 콘서트 필름 상영이 K-팝 기획사들과 상영관들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완전히 자리 잡고 있다. 

2) Cinema XXI이 받은 한국영화들의 전체 관객 수 추정 방정식
2024년 총 15편의 한국영화가 Cinema XXI에서도 상영되었다. 한국영화들의 관객 수가 모두 일괄 합산되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계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부 공개된 자료를 통해 추론해보면, 전체 관객 수는 CGV 관객 수의 4~5배 정도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5년 초 개봉한 <검은 수녀들>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전체 관객이 CGV 관객의 7배 정도로 나타났는데, 이는 Cinema XXI 산하의 프리마픽쳐스가 직접 수입, 배급해서 더 많은 스크린과 상영 기간을 할애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3) 한국영화들이 선전해도 평균 10만 관객 미만
2024년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파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트>, <범죄도시 4>를 제외하고는 CGV에서 최대 2만~2만 5,000명 정도의 관객을 기대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계산법을 적용하면 Cinema XXI에 함께 상영되는 경우에도 일반 한국영화들이 기대할 수 있는 관객 수는 대개 10만 명 전후인 셈이다. 따라서 2023년 처음 한국영화들이 Cinema XXI에 상영될 당시 <귀공자>가 24만 명, <더 문>이 3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이미 꽤 이례적인 경우였다고 할 수 있다. 

CGV 김선철 부장은 "2024년 초 <파묘>가 크게 흥행했다고 해도 이는 특별한 개별 케이스일 뿐이고, <파묘>로 인해 이후 다른 한국영화들의 현지 관객 수가 대거 증가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즉 <파묘>의 흥행을 전체 한국영화에 일반화해서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 해도 인도네시아에서 2만 5,000명 관객이 들면 나름 선방한 축에 들고, 그것을 Cinema XXI에서도 함께 상영해주면 10만 관객 정도를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의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홈페이지, https://id.korean-culture.org/ko/1629/board/1311/read/133131
- CGV 인도네시아 웹사이트,  https://www.cgv.id/en
- CGV 인도네시아 방문 인터뷰 (2025. 05. 07).
   

통신원 정보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PT. WALALINDO 이사, 작가,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