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오사카 엑스포 현장에서 한국관의 전시 구성과 현장 분위기를 살펴봤다. 오사카 엑스포는 올해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개최되는 대장정 프로젝트로 9시부터 22시까지 운영된다. 오사카 엑스포가 열리는 유메시마(夢洲)로 함께 가보자. 일본 내 엑스포를 향한 소극적인 반응과는 달리 국제 엑스포인 만큼 다국적 사람들이 현장을 즐기기 위해 모여들었다. 한낮 기온이 최고 34도를 육박하는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엑스포장에 가까워질수록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 엑스포장 동쪽 게이트 및 유메시마역 출구에 몰려든 관람 인파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국관 대형 스크린에 띄워진 과학기술 관련 영상을 시청하며 대기하는 행렬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관 앞에는 한국에 흥미를 가지고 입장 대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가득했다. 이번 오사카 엑스포를 통해 한국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과학기술을 통한 사람 간, 기술과 사람 간, 세대 간의 연결'을 선보이고자 했다. 건물 외관은 대형 스크린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한국의 전통 문양과 과학기술 관련 영상을 띄워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약 60분의 대기 후 들어간 한국관은 "우리에게 있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私たちにとって最も大切なものは)?"이라는 질문에 응답을 하는 녹음 부스로 꾸며져 있었다.
< 건물 내부로 들어가기 전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녹음하는 부스 - 출처: 통신원 촬영 >
건물 내부의 첫 번째 부스로 들어서는 순간 한국관을 찾아와준 사람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마련돼 있었다. 가족, 사랑 등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한 음성이 음악으로 즉흥 제작돼 빛 반사와 함께 재생됐다. 놀라는 것도 잠시, 음악 중간중간 장구와 피리 연주가 섞인 사물놀이 소리가 흘러나와 한국관이 보여주고자 한 연결성을 실감 나게 했다.
< 관람객들의 음성이 음악이 돼 공간을 채우는 첫 번째 부스 - 출처: 통신원 촬영 >
두 번째 부스에서는 수소 에너지에 초점을 맞추어 수소 능력을 통해 물이 우리의 재생을 돕는다는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긴 종 모양의 스피커에 입김을 불어넣으면 천장에서 비눗방울이 형성돼 떨어지는 구조였다. 이를 통해 우리의 몸과 에너지의 연결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체험에 앞서 직원분들이 전시 기획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면 전시 의도를 파악하기가 쉬웠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 수소 에너지가 우리의 재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체험 - 출처: 통신원 촬영 >
마지막 부스에서는 케이팝을 통해 과학기술과의 연결을 강조했다. 세 면의 대형 스크린에서 할아버지와 손녀의 옛 추억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성인이 된 손녀가 잊은 기억을 되살려주는 스마트폰 등의 과학기술을 통해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찾아간다는 스토리였다. 과학기술로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연결된다는 것을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스토리텔링과 관계없이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도 있어 다소 혼란스럽기도 했다. 케이팝 관련 콘텐츠를 영상만으로 전하기보다 대면 공연을 진행하거나, 과학기술을 활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케이팝을 제작해 보기, 케이팝에 맞추어 한국의 전통문양을 만들어보기 등 체험 전시를 구성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과학기술과 케이팝을 강조한 세 번째 부스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체적으로 '과학기술과 지속가능한 사회, 생명'이라는 이번 오사카 엑스포 주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나 한국관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한국의 과학기술을 직접적으로 홍보하거나 한국 전통의 미와 같은 독자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한국관의 세 가지 테마별 전시를 모두 관람한 후에는 한국 식당과 기념품 상점으로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 음식점은 총 2곳으로 순두부찌개(3000엔, 약 2만 8,156원) 등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기념품 상점에서는 다소 가격대가 있는 한국 문양이 들어간 책갈피와 엽서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남은 기간 2025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을 방문할 사람들이 한국문화에 대해 더욱 깊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
< 한국관 내 기념품 상점과 한식 코너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남승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자란다 일본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