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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특별전 키노 비슬라(Kino Wisła) 5일간의 여정

2025-09-2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8월의 마지막 주 바르샤바 시민들은 한층 더 특별한 영화적 경험을 누릴 수 있다. 1961년 개관 이후 폴란드 영화 문화의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 잡아온 키노 비슬라(Kino Wisła)가 이번 여름 한국 영화 대표작 다섯 편을 선보이는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키노 비슬라 한국 영화 특별전(Przegląd Filmów Koreańskich w Kinie Wisła)'라는 이름 아래 8월 21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저녁 관객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한국 감독들의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한국 사회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층적 경험을 제공한다. 

첫 날인 21일 목요일에는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작 <기생충>이 상영된다. 빈부격차와 계급 문제를 블랙코미디와 서스펜스로 풀어낸 이 작품은 웃음과 공포, 사회적 진단을 동시에 담아내며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어 22일 금요일에는 박찬욱 감독의 감각적이고 대담한 스릴러 <아가씨>가 상영된다. 조선시대와 일본 점령기를 배경으로 속임수와 욕망, 배신이 얽히며 시각적 미학과 긴장감이 극대화된 이 작품은 관객에게 강렬한 몰입을 선사한다. 23일 토요일에는 박찬욱의 또 다른 대표작 <올드보이>가 준비돼 있다. 복수와 기억을 주제로 한 이 영화는 충격적인 반전과 강렬한 연출로 감독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켰다. 24일 일요일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19시 15분에 상영된다. <버닝>은 삼각관계와 실종 사건, 그리고 집요한 집착을 다뤄 한국 사회의 단면을 은유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날인 25일 월요일에는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스크린에 걸린다. 미국 아칸소주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고 희망과 정체성, 뿌리를 다루며 보편적 감동을 전한다.
바르샤바 졸리보르츠에 있는 극장에서 열린 '키노 비슬라 한국 영화 특별전

< 바르샤바 졸리보르츠에 있는 극장에서 열린 '키노 비슬라 한국 영화 특별전' - 출처: 키노 비슬라 페이스북 계정(@KinoWisla) >

이번 행사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상영 장소인 키노 비슬라 자체의 의미 때문이다. 키노 비슬라는 바르샤바 졸리보르츠(Żoliborz) 중심인 윌슨 광장(Plac Wilsona)에 자리 잡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화관으로 개관 이후 폴란드 아트하우스 영화 문화를 이끌어왔다. 현재는 노베키노(NoveKino) 네트워크와 유로파 시네마스(Europa Cinemas) 회원으로 활동하며 예술적이고 비상업적인 영화들을 관객에게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이곳의 세 개 상영관은 각각 499석 규모의 대형관, 118석의 극장형 공간, 120석의 소규모 스튜디오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현대적인 음향 및 영상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한다. 또한 키노 비슬라는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이 아니라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시니어 관객을 위한 특별 행사,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어린이 놀이 공간까지 운영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교류의 장을 지향한다. 특히 2019년에는 '졸리보르츠 시니어 친화 공간(Żoliborz Senior-Friendly Place)'으로 선정되며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키노 비슬라는 영화관을 넘어 지역 문화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이번 한국 영화 상영 프로그램 역시 그러한 활동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한국 영화는 지난 20년간 국제영화제와 전 세계 극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회적 이슈를 예리하게 다루는 드라마부터 파격적 미장센을 선보이는 스릴러까지 그 폭과 깊이는 매우 넓다. 이번 키노 비슬라의 프로그램은 이러한 흐름을 집약해 보여주는 구성으로 관객에게 '왜 한국 영화가 지금 가장 뜨거운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깨달을 수 있도록 한다.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정이삭 등 거장들이 만든 다섯 편의 영화는 한국 영화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해당 작품들은 한국 사회의 현실 문제를 비추는 동시에 폴란드 관객들이 보편적인 인간 경험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키노 비슬라 페이스북 계정(@KinoWisla), https://www.facebook.com/KinoWisla

통신원 정보

성명 : 김민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폴란드/바르샤바 통신원]
약력 : 에피소든 운영 총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