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개, 걸, 윷, 모"를 소리 내어 암기하며 신중하게 윷 네 개를 던진다. 같은 편 사람이 윷을 던지기도 전에 "윷!"을 외치고 응원하면서 경쟁심리를 드러낸다. 자기 편의 말이 다른 편 말에 잡혔을 때에는 좌절하며 소리를 치기도 한다. 윷놀이가 진행될수록 사람들은 긴장하며 집중했고, 웃음과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의 명절 문화 속 전통놀이 '윷놀이'를 통해 벨기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협동과 경쟁의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추석 명절 기간 동안 벨기에 겐트에 위치한 '케이 하트 한국어 및 한국 문화 아틀리에(K-Heart Koreaans Taal- & Cultuur Atelier)'에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벨기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 직접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벨기에 사람들은 처음 접하는 윷놀이에 큰 흥미를 느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도, 개, 걸, 윷, 모'라는 단어가 생소해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금세 외웠고 놀이 규칙도 빠르게 습득했다. 벨기에 사람들은 "한국어 책에서 본 윷놀이가 뭔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직접 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의외로 규칙이 간단해서 쉽게 즐길 수 있었다", "여러 사람이 다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았고 정말 재미있어서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때 가족들과 해보고 싶다"라고 윷놀이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즐겁게 윷놀이하는 벨기에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와는 반대로 벨기에 사람들은 한국 전통 놀이인 '공기놀이'에는 난항을 겪었다. 사람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벨기에에도 이런 비슷한 게임이 있어서 어렸을 때 해 본 기억이 있다"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런 게임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기놀이는 매우 어렵고 복잡하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 한국인들에게는 어린 시절 익숙해진 놀이로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만, 벨기에 사람들에게는 섬세한 손놀림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매우 어려운 게임으로 여겨졌다. 벨기에에서 인기 높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게임으로, 흥미를 가졌지만 공기놀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공기놀이를 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게임을 즐긴 후 사람들은 선물로 한국 전통 복주머니 등을 고를 수 있었는데, 가장 인기 많은 선물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그림이 인쇄된 컵라면이었다. "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두 번 봤다", "내 조카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광팬이다", "벨기에 어디에서 이 컵라면을 구입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라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컵라면은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것이라는 답변에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면서벨기에에서 구매할 수 없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했다. 벨기에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잡채, 김밥, 감자전 등 한국 음식을 즐기며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이렇게 한국 입양인, 고려인을 포함한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벨기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 풍성한 시간을 보내며 추석을 기념했다. 무엇보다 벨기에 여러 지역에서 살고 사람들과 다양한 세대가 함께 한자리에 모여 한국 문화를 통해 하나가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벨기에 사람들은 "한국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교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문화 교류의 장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사람들은 늦은 시간까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에 대해 얘기하며 현재 한국 문화가 벨기에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케이팝,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을 넘어 한국 전통놀이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

< 한국 상품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K-Heart 대표, 겐트대학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