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지난 10월 17일 공개된 한국 영화 <굿뉴스(Good News)>가 중국 관객 사이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70년대 실제 발생한 '요도호 납치 사건'을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비행기 납치를 둘러싼 혼란스러운 상황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며 독특한 웃음을 선사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문화 리뷰 플랫폼 ≪도우반(豆瓣)≫에서는 공개 직후 주간 화제성 3위를 기록했으며 평점 7.6점으로 동시기 화제작인 미국 할리우드 영화 <더 로즈: 완벽한 이혼>은 물론, 중국 영화 <화양소녀살인사건(花漾少女杀人事件)> 등 주 상위권 작품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중국 영화 평점 사이트에서 '굿뉴스'가 '1주간 평판 영화 순위' 3위를 기록한 화면 - 출처: 도우반(豆瓣) >
<굿뉴스>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지만 영화는 결코 무겁지 않다. 변성현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가 유머와 긴장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설경구, 홍경, 류승범은 각자의 캐릭터가 지닌 아이러니와 욕망을 생생하게 구현하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부조리극적 전개 흐름을 완성한다. 공개 전부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은 스트리밍 공개 이후에도 '완성도와 오락성을 동시에 잡았다'라는 호평을 받으며 중국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 '굿뉴스' 영화 장면 - 출처: 도우반(豆瓣) >
중국 시청자들은 특히 편집과 전개의 흐름에 주목했다. 한 평론은 엄숙하고 공포스러운 납치 사건을 블랙 유머로 풀어낸 점을 영화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으며 이러한 블랙코미디적 접근을 높이 평가했다. 또 다른 평론에서는 '이 영화의 웃음은 대사보다 장면과 장면을 잇는 연결에서 나온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화는 인물의 행동을 다음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는 '액션 컷 편집'을 반복해 관객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이러한 연출은 블랙코미디 장르 특유의 긴장과 유머를 정교하게 엮어내며 작품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는 반응이다.

< '굿뉴스' 영화 장면 - 출처: 도우반(豆瓣) >
현지 감상평은 영화 속 장면과 연출의 세세한 부분을 즐기며 한국 영화 특유의 사회 풍자 감각에도 감탄했다. 한 댓글의 내용은 "검을 뽑고 사방을 둘러보듯 당황스럽지만 결국 현실을 비춘다"라고 평했고, 또 다른 평으로는 "납치라는 엄숙한 소재를 이렇게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만들 줄이야!"라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영화는 단순한 웃음을 넘어 현실의 부조리와 인간 군상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중국 내에서는 재미와 사고의 균형이 잘 잡힌 작품으로 평가했다. 또한 영화는 장르적 다양성과 패러디 활용에서도 눈길을 끈다. 고전 서부 영화 속 총잡이 장면을 풍자하고 화면을 분할해 여러 장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연출은 관객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주며 전체적인 전개 흐름을 만든다. 일부 관객은 '남에서 북, 국내외, 미·일·한·북까지 모두 풍자했다'라고 평가하며 영화가 담고 있는 다양한 유머 코드를 꼽았다.

< '굿뉴스' 영화 장면 - 출처: 도우반(豆瓣) >
이 같은 반응은 최근 중국 내 한국 영화의 인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 단순한 장르적 오락이나 스타 중심 흥행에서 벗어나 중국 시청자들은 사회 풍자, 현실 인식, 연출적 세련미를 갖춘 작품에 큰 호응을 보인다. '웃음 속의 비판'을 특징으로 한 한국 영화의 독창성은 <기생충>, <킹메이커>, <승리호> 등을 거치며 점차 보편적 언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굿뉴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유머와 현실 인식 사이의 균형을 통해 한국 영화가 글로벌 콘텐츠로서 가진 영향력을 재확인시켰다. 변성현 감독은 장르적 요소를 활용해 사회적 모습을 담아냈으며 배우들은 절제된 연기로 작품을 완성했다. 중국 관객에게 <굿뉴스>는 단순히 웃기는 한국 영화가 아니라 생각하게 만드는 엔터테인먼트로 읽힌다. 관객 평처럼 "<굿뉴스>는 낯설지 않은 혼란의 시대를 가장 웃긴 방식으로 보여주는 영화"라는 평가가 말해주듯 이 작품은 한국 영화가 지닌 사회적 감수성과 연출적 세련미, 그리고 글로벌 영향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豆瓣≫, https://movie.douban.com/subject/36909418/
성명 : 최현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북경)/북경 통신원] 약력 : 북경어언대학교 문학박사, Chengdu Yudi Technology Co., Ltd.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