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상하이 월드 엑스포 전시관에서 <세계, 그리고 미래와 함께>라는 주제로 중국 상하이 국제 아동도서전(CCBF)이 올해로 12번째 개최되었다. 중국 공산당 상하이시 위원회 선전부(상하이시 신문출판국)의 지도하에 상하이 신화 유통 그룹, 중국 교육 출판 미디어 그룹, 글로벌 뉴스 출판 발전 유한회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볼로냐 아동 도서전과 협력해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번 도서전에는 35개국 및 지역의 474개의 중국 및 해외 아동 도서 출판사와 콘텐츠 기업이 참여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 기간 3일 동안 4만 2천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방문했으며, 그중 1만 5천 명이 출판 업계나 교육 문화 업계 종사자였다고 전했다. 전시 기간 상하이 도심 곳곳에서 353 종의 다양한 도서전 관련 활동이 개최되기도 해 역대 최고 규모를 자랑했다.

< 올해 12번째로 개최된 중국 상하이 국제 아동도서전 입구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올해 두드러진 특징은 산업 교류와 관중의 참여가 융합된 '전시+포럼+대회+체험'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다. 여러 출판 기관이 주요 IP와 제품을 강조하여 체험 부스를 구축했다. 한국 관련 소식으로는 올해 주최 측이 처음으로 마련한 신간 도서 특별 전시(全球童书首发平台)에 한국 출판사가 참여했으며 올해 9개 포럼 중 2명의 한국인 관련 실무 전문가가 각각 아시아 어린이 콘텐츠 산업의 왕성한 발전: 트렌드, 교류 및 영향(亚洲儿童内容产业的蓬勃发展:趋势、交流与影响), 국제 아동 크로스 미디어 섹션 새 작품 추천 및 소개(国际儿童融媒体专区新品推介)에 참가해 발언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실무 전문가가 포럼에 참여해 국내외 출판 관계자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지기는 했지만, 나머지 포럼과 작가와의 교류 세미나에서 한국 그림책 작가가 직접 참가해 중국 관람객들과 교류할 수 있는 포럼은 없었다는 것이다.

< 도서전에 마련된 일러스트 만화 전시에 젊은 관람객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특히 소셜 디어와 현지 언론이 주목한 도서전 활동이 있었는데, 아동 도서를 주제로 한 도서전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관람객들이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도서전 포럼이 일명 키덜트 관람객들의 주목을 불러일으켰다고 현지 네티즌들은 주목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작가 강연 내용을 문서로 만들어 공유하는 게시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우선, 시드니 스미스(西德尼史密斯) 작가가 참가한 포럼이다. 2024년 국제 안데르센 상 일러스트레이션상 수상자이자 대표작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我说话像河流)』의 시드니 스미스 작가가 초청되어 그의 창작 경험을 공유했는데, 자신의 어린 시절 좌절 경험과 성인이 된 후 세계에 대한 철학적 관찰을 통해 그림책 창작에 관한 생각을 열었다. "이상적인 그림책은 독자를 충분히 신뢰하고 다중 해석을 포용해야 하며, 작가는 모든 연령대의 독자들에게 감정적 공감과 사상적 침전의 넓은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림책은 단순한 이야기의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시와 철학적 사고의 결정체로, 일상의 인식 차원을 넘어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더 넓은 존재를 연결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또한 다양한 국가의 풍경화 예술에 주목하며, 그 안에 담긴 숭고한 아름다움이 어떻게 아동서적 삽화에 녹일 수 있는지를 통찰하기도 했다.

< 시드니 스미스 작가의 포럼 현장 모습 – 출처: 샤오홍슈 >
두 번째로는, 대표작 『이게 정말 사과일까?(这是苹果吗也许是吧)』의 요시타케 신스케(吉竹伸介) 작가가 참가한 포럼이었다. 도서전 개최 전부터 관심을 모았는데 그의 해외 행보가 비교적 적어 더 많은 성인 팬이 도서전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포럼에서 "창작의 감정은 독자에게 전달된다고 믿는다. 내가 즐겁지 않다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떤 독자도 즐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0세 이후에 그림책 작가가 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찾아가는 것, 그러려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발견해야 한다. 노란 허리 가방엔 항상 스케치북과 돋보기를 들고 다니는데 언제 어디서든 즐겁게 그리기 위해서 가지고 다닌다"라며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에게 자신만의 방법 사소한 기록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창작 중 불안하거나 AI에게 대체될지 걱정되지는 않느냐는 젊은 관람객에게 "생각이 막히면 내 마음을 그린다, 그림은 나를 구하는 도구라서 그 점에서 AI는 나를 대체할 수 없다. 생활 속에서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올해 포럼 현장에는 그 열정을 느끼려는 젊은 20~30대 독자들로 가득했다. 종합해 보면 두 작가 모두 아동 도서전에 참가해 아동 도서를 주로 집필하는 작가지만 어른들에게 사랑받는 작가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문학적 정서가 만든 공감과 서정적인 그림체도 있겠지만 더 나아가 작가 본연이 가지고 있는 직업 정신과 창작 열정이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에게 전해지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현장이었다. 한편, 올해 도서전 한국관에는 총 10개사 한국 출판사가 참여해 위탁 도서 104종을 전시했다. 한국관 프런트 데스크에 비치된 책자는 각 출판사와 대표 도서가 간략한 소개 내용이 있었다. 출판사별 테이블에서 도서 문의, 바이어 대상 수출 계약과 상담이 이루어졌다. 그중에서 밤티 출판사 대표로 참가한 대표작 『너도 하늘말나리야』 의 이금이 작가(李琴怡)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외국 도서 출판사 ANA(安德鲁童书)의 샤오홍슈 계정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1984년에 작가로 등단해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50여 권이 넘는 책을 썼다면서, 책을 쓰게 된 배경에는 나도 작가가 되면 나와 같은 아이들 혹은 다른 상처를 지닌 아이들에게 어떤 꿈과 희망과 용기 그리고 위안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문학을 쓰게 되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취약계층 아이들의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는데 그들의 삶과 현실을 진실되게 그대로 그리되 그들을 내 작품의 소재로 대상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독자분들께 부모와 어린이가 또 어른과 아이들이 제 책 중에서 어떤 책을 골라 읽어도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같이 읽을 수 있는 책(亲子阅读)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이유는 아주 한국적인 이야기와 문화를 담고 있지만 보편적인 정서 또한 담고 있기 때문에 중국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전했다. 통신원은 한국관에 놓여있는 책을 구경하고 있는 젊은 관람객을 인터뷰했다. 그는 20대로 상하이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한국 아동 도서 부스를 찾게 된 계기에 대해 한녀문학(韩女文学) 영향력을 이야기했다. 본인이 한국 콘텐츠를 즐겨보다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으로 쓰이는 한국 소설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한국 그림책에도 호기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국 아동 도서 중 그림책은 중국 도서와는 또 다른 정서적이고 창의력을 자극하는 부문이 있어 나이별 학습 내용에 치중된 대다수 중국 아동 그림책과는 달리 성인에게도 읽고 볼거리가 풍부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이를 위한 책이지만 본인도 한국 작가들이 그린 일러스트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 몇 권 구매해 소장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올해도 역시 도서전의 한국 전시관은 한국 출판사의 저작권 수출 및 협의를 위한 부스를 활용되었다. 중국 관람객들은 한국 그림책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거나 혹은 현장에서 샘플 책을 보고 위챗이나 샤오홍슈 공식 출판사 사이트를 통해 구매한다면 현장에서의 짐을 줄이면서 한국 그림책에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콘텐츠 소비의 탈 연령화 현상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아동 도서전 성인 관람객 증가도 이 흐름을 뚜렷하게 반영한다. 그림책은 정서 회복력을 보완하는 심리 장치로 기능하는 것일지 모른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점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국 그림책이 한국 주요 콘텐츠로 부상할 날을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중국 상하이 국제 아동도서전 홈페이지, https://www.ccbookfair.com/cn - 샤오홍슈 게시물 해시태그 #西德尼史密斯, https://www.xiaohongshu.com/explore - 샤오홍슈 게시물 해시태그 #吉竹伸介, https://www.xiaohongshu.com/explore - 위챗(WeChat) (2025. 11. 14). 丰子恺儿童图画书奖:从儿童视角出发,图文结合地呈现复杂议题, https://mp.weixin.qq.com/s/XBVa3iJ4rXuR5IZgfzPkEw - 위챗(WeChat) (2025. 11. 15). 2025中国上海国际童书展次日热度狂飙,精彩续航,童趣不减!, https://mp.weixin.qq.com/s/fdclwEZYkEtQPEpTwU7eag - 위챗(WeChat) (2025. 11. 17). “冷”“热”交融,2025上海童书展释放哪些信号?, https://mp.weixin.qq.com/s/kVCS1_zhFxVpZbJB6qvraA - 《中国日报》 (2025. 11. 17). 2025中国上海国际童书展圆满落幕 全球儿童内容产业在沪呈现蓬勃活力, https://caijing.chinadaily.com.cn/a/202511/17/WS691ab3a9a310942cc4991be9.html - 샤오홍슈 계정(@爱心树童书), http://xhslink.com/o/5sn2JIUb1wx - 샤오홍슈 계정(@奇妙妙的绘本编辑之旅), http://xhslink.com/o/8I96NJ5Mi92
성명 : 김근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상해)/상해 통신원] 약력 : 복단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