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주최하고 고양 킨텍스(KINTEX)와 한국 의료기기 산업 협회가 공동 주관한 '말레이시아 K-뷰티·의료기기 엑스포(K-Beauty & K-MediTech Expo Malaysia)'가 2025년 1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말레이시아 페낭 워터프런트 컨벤션 센터(Penang Waterfront Convention Centre, PWCC)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 말레이시아 K-뷰티·의료기기 엑스포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엑스포에는 경기도 내 50개 기업을 포함해 150개 이상의 국내 중소기업이 참가해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적극 타진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한국 뷰티와 의료기기 엑스포가 함께 열린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대한 미용 의학회(PASCAL)가 주관한 '제10회 AMAS(ASEANMeeting of Aesthetic Surgery and Medicine)'가 동시 개최되면서 한국과 아세안 지역 의료기기 산업관계자, 전문의, 대학병원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올해는 김병선 원장과 강경진 원장 등 2명의 한국 전문의가 '기질혈관분획(SVF)'과 '지방 유래 성체줄기세포(ADSC)' 등 재생 의학을 접목한 미용 의학 연구 성과를 소개해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장에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 각국에서 온 전문의들이 보였다. 이들은 선진 의료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의료 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 뷰티 부스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린(Linh) 박사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 김병선 원장 발표를 듣고 있다"라고 말했고, 말레이시아 피부과 전문의 시유 박사(Siew)는 "이번 엑스포가 최대 규모의 한국 뷰티 행사라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았다"라며 "전문의 발표가 끝난 뒤에는 뷰티 부스를 꼼꼼히 둘러보며 병원과 협업할 기업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이마완(Imawan) 병원장은 "한국은 뷰티 산업 규모가 큰 만큼 미용 의료 시장도 앞서 있다"라며 "이번 기회에 레이저를 비롯한 최신 장비를 직접 살펴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 '제10회 AMAS'에서 발표하는 김병선 원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장 분위기와 일반 관람객 체험 부스 한국 뷰티 부스에는 전문의와 관련 사업 관계자뿐 아니라 한국 뷰티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방문한 일반 관람객들도 대거 몰렸다. 이번 박람회에는 일반 관람객을 위한 부스는 물론 '투호'와 '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 체험 부스, 한복 포토존, 퍼스널 컬러 진단 부스 등이 함께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피부색과 머리카락 색 등 개인의 신체적 특징을 분석해 어울리는 화장법과 스타일을 추천해 주는 퍼스널 컬러 진단 부스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참관객들이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고 싶어 부스를 찾았고, 대기 줄이 길게 이어지며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 다양한 체험 공간과 한복 포토존, 한국 뷰티 부스 – 출처: 통신원 촬영 >
말레이시아, 이슬람 국가 중 최대 K-뷰티 수입국 킨텍스가 올해 말레이시아 'K-뷰티·의료기기 엑스포’를 개최한 배경은 말레이시아의 높은 시장성에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 중 가장 많이 한국 화장품을 수입하는 국가다. 대한 화장품 산업 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이슬람권 한국 화장품 수출 금액은 6억 1,110만 달러(한화 약 9,008억 원)로 2021년 기준 55.4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총 수입액은 1억 2,100만 달러(한화 약 1,781억 원)로 8,900만 달러(한화 약 1,314억 원)의 수입액을 기록한 아랍에미리트를 제치고 최대 수입국으로 등극했다. 동시에 말레이시아의 의료기기 시장 또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는 말레이시아 의료기기 시장 규모를 약 33억 1,000만 달러(한화 약 4조 8,830억 원)로 추산했다.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매년 7.82% 성장해 2030년에는 48억 2,000만달러(한화 약 7조 1,162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령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미용 시술 트렌드 등 다양한 요인으로 미용 의료기기 수요 또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업 데이터 브리지(Data Bridge)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미용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2억 8,270만 달러(한화 약 3,800억 원)로 2032년까지 연평균 12.66%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업계가 주목할 점은 말레이시아가 의료기기 시장 규모에 비해 현지 공급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미국 국제 무역청(International TradeAdministration, IT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자체 제조 기반이 약해 의료기기 수입 의존도가 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말레이시아 내 한국 뷰티 열풍과 맞물려 기술력을 앞세운 한국산 의료기기가 현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도 쿠알라룸푸르가 아닌 페낭 개최 의미 또한 앞으로 페낭에서 이러한 대규모 행사가 개최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국내 업계에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엑스포가 수도 쿠알라룸푸르가 아닌 페낭에서 열린 배경은 킨텍스가 페낭 워터 프런트 컨벤션 센터 운영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페낭 워터 프런트 컨벤션 센터는 국제 행사를 위한 내·외부 시설을 갖춘 페낭 최초의 전시 컨벤션 센터다. 앞서 킨텍스는 지난 2025년 4월 14일 이 컨벤션 센터의 10년 운영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는 2018년 20년 운영권을 확보한 인도 야쇼부미(Yashobhoomi)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전시 컨벤션 센터 운영 계약 사례다. 킨텍스가 운영권을 확보하면서 앞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아세안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됐다. 이상훈 킨텍스 과장과 배정은 팀장은 통신원과의 인터뷰에서 "사전 등록자만 2,000명을 넘길 정도로 페낭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큰 지역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베트남과 대만, 국내에서는 상·하반기로 나누어 의료기기 엑스포와 K-뷰티 엑스포를 따로 개최했지만, 이번 페낭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두 행사를 동시에 개최한 결과 활발한 바이어 교류와 높은 미용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 말레이시아 K-뷰티·의료기기 엑스포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상 대형 전시·박람회는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열리는 경우가 많은데 킨텍스가 페낭 워터 프런트 컨벤션 센터를 운영하며 이처럼 규모 있는 국제 행사를 개최한 점은 의미가 크다. 특히 페낭은 과거 동서양을 잇는 해상 무역항이자 교차로로 발전해 온 대표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시장을 넘어 아세안 시장을 겨냥한 거점으로서 전략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또한 페낭은 '말레이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릴 만큼 산업 단지와 다국적 기업이 밀집한 경제 중심지이기도 하다. 경제 수준이 높은 만큼 이러한 국제 행사를 수요 측면에서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도 대형 엑스포가 열리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킨텍스가 컨벤션 센터 운영권을 확보한 만큼 향후 한국 뷰티를 넘어 많은 한국 중소기업이 이곳을 디딤돌 삼아 아세안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볼 만하다. 실제로 행사 전부터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역대 최대 한국 뷰티 행사'라는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기대감이 높았다. 통신원의 지인들 또한 참관객으로 행사장을 찾으며 "유명한 한국 뷰티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고, 한국 정부 지원을 받은 행사라고 들어 신뢰가 간다"라며 "여러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2B와 B2C 전략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참관객들은 "행사 자체는 좋았지만 부스 수가 다소 적고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많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통신원이 현장을 지켜본 결과 만약 기업(B2B)이 아닌 개인(B2C)까지 동시에 겨냥한다면 유동 인구가 많은 대형 쇼핑몰에서 사전 홍보를 강화해, 엑스포 현장을 유도했다면 일반 관람객 유입 효과를 더 키울 수 있었을 것으로 보였다. 예를 들어 엑스포 현장에서 진행된 투호 체험이나 한복 착용 사진 촬영 행사를 사전에 쇼핑몰 등 외부 공간에서 먼저 진행하고 엑스포 현장에서 상품을 교환하는 마케팅이 있었다면 일반 관람객 유입을 늘릴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B2B 중심을 염두에 둔 기획이었다면 한국 뷰티뿐 아니라 의료기기 전시와 전문의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가 동시에 열린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였다. 전문의들은 이 자리에서 최신 의료 지식을 습득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한국 뷰티 부스에서 레이저 장비와 화장품 등 실질적인 계약 협의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 전시와 학술 교류, 실질적 비즈니스를 한 공간에서 연결한 구조는 이번 엑스포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킨텍스는 이번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발판 삼아 페낭 워터 프런트 컨벤션 센터를 한국 기업의 아세안 진출 전진 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국뷰티뿐만 아니라 한식, 한국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전시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 기업들의 아세안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K-뷰티 엑스포 말레이시아(K-BEAUTYEXPO MALAYSIA) 홈페이지, https://www.kbeautyexpomy.com/fairBbs.do?selAction=view&FAIRMENU_IDX=21836&BOARD_IDX=74502 - 대한 화장품 산업 연구원 홈페이지, https://edu-kcii.re.kr/ - 스태티스타(Statista), Medical Devices - Malaysia. https://www.statista.com/outlook/hmo/medical-technology/medical-devices/malaysia - 데이터브릿지(DataBridge), Malaysia Medical Aesthetics Market to 2032. https://www.databridgemarketresearch.com/nucleus/malaysia-medical-aesthetics-market - ≪The KBEAUTY SCIENCE≫ (2025. 11. 21). K-Beauty & K-MediTech ExpoMalaysia 2025 Opens to Strong Turnout, Accelerating Cross-Industry Growth inSoutheast Asia, https://en.the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751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USM(Universiti Sains Malaysia) 전략적 인적자원관리(SHRM)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