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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탈리아 문화 교류의 해 회고와 과제

2026-01-2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진 '2024–25 한·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는 양국 수교 140주년을 계기로 기획된 대규모의 문화 외교 프로젝트이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이탈리아 외교부를 중심으로 공연, 전시, 창작, 교육, 산업을 아우르는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이 추진되며, 단발성 기념행사를 넘어 중장기 문화 협력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장으로 기능했다.

공식적인 출발점은 2024년 5월 로마에서 열린 개막 행사였다. 로마의 유서 깊은 극장 '테아트로 아르헨티나(Teatro Argentina)'에서 국립국악원이 선보인 한국 전통음악·무용 공연은 양 국가 간 교류의 해를 상징하는 첫 무대였다. 공연 당일 객석이 대부분 채워지며 현지 관객과 문화계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고, 한국 전통예술이 이탈리아의 역사적인 공연 공간에서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로마의 테아트로 아르헨티나(Teatro Argentina) 극장에서 국립국악원이 선보인 전통음악·무용 공연 '세자의 꿈(The Crown Prince’s Dream)' 공식 포스터

< 로마의 테아트로 아르헨티나(Teatro Argentina) 극장에서 국립국악원이 선보인 전통음악·무용 공연 '세자의 꿈(The Crown Prince’s Dream)' 공식 포스터 - 출처: '더 코리아 타임즈(The Korea Times)' >

이 개막 행사 전후로 양국 정부는 문화 교류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음악과 공연, 시각예술, 창작 산업 전반을 포괄한 이 협약은 이후 진행된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의 제도적인 기반이 되었다. 이는 양 국가 간의 수교 기념을 단순한 회고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문화 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장면이었다.  
로마 공식 방문 중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마리아 트리포디(Maria Tripodi) 이탈리아 외교·국제협력부 차관이 '2024–2025 한·이탈리아 문화 교류의 해'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는 장면

< 로마 공식 방문 중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마리아 트리포디(Maria Tripodi) 이탈리아 외교·국제협력부 차관이 '2024–2025 한·이탈리아 문화 교류의 해'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는 장면 - 출처: 아시아-유럽재단 문화예술포털 컬처360(ASEF Culture360) >

전시 분야에서도 한국 문화의 존재감은 점차 확대됐다. 로마에서 열린 ‘2025 로마 현대미술 박람회(Roma Arte in Nuvola 2025)’를 계기로 한국 현대미술과 작가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되었고, 이는 이탈리아 미술계 관계자들이 한국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일부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한국 작가들의 조형성과 서사적 감각에 주목하며 향후 교류 가능성을 언급했다. 공공 공간을 활용한 전시도 문화 교류의 접근성을 넓혔다. 로마의 공공 공간에서 진행된 박은선 작가의 조각 작품 전시는 관광객과 시민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마주하게 하며, 한국 현대미술이 전시장 중심의 감상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 환경과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상호 방문 형식의 교류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무용단인 라 로씨뇰(La Rossignol)의 방한 공연과 한국 전통무용이 함께 무대에 오른 사례는 두 나라의 전통이 단순히 병치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역사적인 맥락을 존중하며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공연은 양국 무용 관계자들 사이에서 추가적인 교류와 워크숍(workshop) 가능성을 논의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전문가와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한 실무 교류도 주목할 만했다. 밀라노(Milano)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오페라 전문가 교류회에서는 공동 제작과 인재 교류, 교육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되었고 양국 관계자들은 서로 간 네트워크 형성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2024–25 한·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가 단순한 문화 소개를 넘어 문화와 예술가, 그리고 전문가들끼리의 협업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문화 교류는 영화와 산업 영역으로도 확장됐다. 이탈리아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이탈리안 스크린스(Italian Screens)'는 한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며 이탈리아 영화의 동시대적 흐름을 한국 관객에게 소개했고, 상영과 연계된 대화 프로그램은 양국 영화 관계자와 관객 간의 접점을 넓혔다. 동시에 문화와 산업을 연결하는 포럼과 관련 협의 일정들을 통해 양 국가 간의 콘텐츠 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점진적으로 구체화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2024–25 한·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는 양 국가 간의 전통과 현대, 중앙과 지역, 예술과 산업을 잇는 다층적인 교류를 실험한 의미 있는 시도였다. 물론 일부 프로그램이 예술계 중심에만 머물렀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확산이 제한적이었다는 한계도 남았지만, 양국이 서로 간 문화적 감수성을 매개로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성과는 분명하다. 이번 교류는 향후 제도화된 문화 협력과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현실적인 사례로 평가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더 코리아 타임즈(The Korea Times)≫ (2024. 05. 04). Korea, Italy to open 2024-25 year of cultural exchange, 
https://buly.kr/6XnkjQC
- ≪아시아-유럽재단 문화예술포털 컬처360(ASEF Culture360)≫ (2024. 06. 07). 
Korea and Italy begin the 2024–2025 Year of Mutual Cultural Exchange, 
https://buly.kr/5JORrih
- ≪더 아시아 비지니스 데일리(The Asia Business daily)≫ (2025. 06. 27). 
Korea-Italy 140th Anniversary of Diplomatic Ties Celebrated with Media Facade Screening at the Colosseum,
https://buly.kr/AarBICf
- 로마 아르떼 인 누볼라(Roma Arte in Nuvola) 공식 홈페이지,
https://buly.kr/DlKhF5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