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은 이제 K-Pop을 넘어서 영화, 음식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그간 아시아 영화로서는 중국영화나 일본영화가 잘알려져 있었지만 주호주시드니한국문화원 등의 적극적 홍보 활동 등에 힘입어 최근에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한국영화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인정을 받게 되고, K-Pop 스타들의 영화 출연이 잦아지게 된 것도 현지 영화전문가와 한류 팬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호주에서 한국영화는 민간배급사의 수입 상영, 한국문화원의 한국영화제 개최, 멜버른영화제 등 호주 주요도시에서의 세계영화제 참가 등의 방식으로 보급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2,3회에 걸쳐 보급 방식별로 최근 수년간 호주에서 한국영화의 상영 추이와 현황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에는 현지 민간 배급사에 의한 상영에 대해서 보고한다.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현지 배급사에 의해서 호주 영화관에서 배급/개봉된 한국 영화의 편수는 2014의 2편에서 2015년 11편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2016년에도 12편으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그간의 주요 상영 영화를 보면 다음과 같다.
<표 1> 최근 호주 내 한국영화 상영 추이
구분 |
2014 |
2015 |
2016 |
시드니영화제 |
3 |
4 |
7 |
호주한국영화제 |
19 |
20 |
20 |
현지배급사 |
2 |
11 |
12 |
출처: 통신원 조사 작성.
<2014년 호주에서 상영한 영화 '명량' 정보 - 자료출처: Village Cinemas 홈페이지>
2014년에는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와 명량대첩을 배경으로 한 <명량>(최민식, 류승룡 주연)의 영화 2편이 상영되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상영한지 몇 달이 지난 후에야 현지 배급사가 수입한 영화를 주로 현지 교민들이 관람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던 것이 다음 해에는 상영 편수가 11편으로 급증하였다.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강남1970>,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쎄시봉>, <장수상회> 등이 개봉되었다. 전년도에 비해 무려 9편이 증가하였다.
2015년도는 한국영화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영화는 호주 전역의 주요 도시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상영 기간도 2주 정도가 되었다. 특히 같은 해 2월부터 상영된 <국제시장>은 한 달여 동안이나 상영되었다. 그만큼 교민들을 넘어서 현지의 한류 팬들과 영화를 좋아하는 호주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최신 한국영화상영이 급격히 늘어난 해인 2015년 최장기간 상영했던 영화 '국제시장'포스터
자료출처: K-Movie in Au/Nz- JBG Pictures Pty.Ltd.페이스북>
<2016년 호주인 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영화'부산행'에 대한 설명 - 자료출처: Hoyts Cinemas 웹사이트>
<호주가 인정한 한국영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상영정보 - 자료출처: Cinema Nova 홈페이지>
2016년에는 <백호>를 시작으로 <검사외전>, <탐정홍길동>, <귀향>, <곡성>, <부산행>, <아가씨> 등을 포함하여 12편의 다양한 장르의 최신 한국영화가 상영되었다. 멜버른국제영화제와 호주한국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데 이어 씨네아시아(CineAsia)가 배급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호주와 뉴질랜드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상영되었다. 헐리우드영화에 비해 상영관 수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영 첫 주부터 박스오피스 순위 13위를 차지하는 인기를 누렸다. 8월 중순부터 10월말까지 두 달 이상이나 상영되어 한국영화 중 최장 상영기록을 경신했다.
영화관 관계자나 영화 전문가에 의하면, 최근 아시아권 영화 가운데 관객 수요가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 한국영화라고 한다. 이와 같이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현지의 주요 배급사는 JBG 픽쳐스(JBG Pictures Pty.Ltd.), 민교, 매드맨엔터테인먼트사(Madman Entertainment), 씨네아시아 등이다. 이 가운데 앞의 세 배급사는 한국계의 현지 배급사이며, 마지막의 씨네아시아는 아시아영화에 특화하고 있는 중국계 현지 배급사이다. 이들 배급사의 활발한 투자 활동 덕분에 이제 최신의 한국영화를 거의 동시에 호주와 뉴질랜드 전역에서 매달 1편 정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교민과 한국유학생, 아시아국가 출신 이민자 가족의 자녀들을 중심으로 한 현지 한류 팬들과 영화 팬들이 한국 영화에 대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이제 호주 내에서 한국영화는 이민 역사가 매우 긴 중국과 어깨를 함께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위상을 굳히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일에 개봉된 <마스터>를 시작으로 다양한 최신의 한국영화가 상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영화가 현지인들에게서 더욱 좋은 반응을 얻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