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사랑해?’ 캐나다 초중고등학교에서 한인 아이들이 많이 듣는 질문이다. 한류와 K-Pop의 물결을 타고 한국, 한국 문화, 한국어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한국 문화 배경을 가진 친구들에게 K-Pop 신곡의 가사가 어떤 뜻이며,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초중고 재외동포 자녀들이 한글과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국인에게는 일상인 한국 음식과 한국어, 그리고 한국 문화가 캐나다인 친구들에게는 종종 동경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읽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은 부러움이 대상이 된다. 이렇듯 한국어는 한국인들을 통해 전파될 뿐 아니라, 이제는 한국인들에게 캐나다 사람들이 한국어 학습의 에너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캐나다 내 한국어 배우기 열풍은 캐나다인,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함께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캐나다 사람들과 한국인들에게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는 다양한 플랫폼이 있지만, 온라인을 제외하고 각 지역의 이민역사와 함께 하는 ‘한글학교’와 각 교육청의 ‘교육청 학교’,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점반’, 중고등학교의 공식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공관이나 한인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어 강좌 등이 있다. 한국어 강좌에 관심을 가지는 캐나다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생긴 한글학교 학생들의 구성원 변화는 한글학교 교사들과 교육과정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캐나다 한글학교 연합회 학술 대회에 참여한 교사들>
이러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의 시기에 밴쿠버에서는 캐나다 전 지역의 한글학교 교사들이 모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캐나다 한글학교 연합회 학술대회>는 지난 8월 4일부터 6일, <글로벌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 전진하는 한글학교>라는 주제로 열렸다. 학술대회에는 캐나다 전역의 30여 개의 학교, 90여 명의 한글학교 교사들이 참가했다. 한글학교 구성원들의 변화와 4차 산업 혁명의 시기, 한류의 강한 열풍의 시기 속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였다. 특히 밴쿠버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활동하던 한글 학교들은 ‘서부지역 한글학교 협회’의 이름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다 함께 연합하고, 결집할 수 있었다. 4년 전 형성된 서부지역 한글학교 협회는 이번 기회를 통해 지역의 소외된 한글 학교들과 연계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재외한국 자녀 및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캐나다인을 위한 학문적 대안을 논의했다.
<강의를 듣고 있는 한글학교 교사들의 모습>
이번 학술대회에는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호치민 한국학교 공일영 교사, 포승중학교 조희 교사, 발산 초등학교 김택수 교사가 강사로 초청돼 수업을 진행했다. 공일영 교사는 한국사 수업 시, 인물 혹은 문화재라는 소재를 영상을 활용해서 어떻게 수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조희 교사는 미술을 한글학교 수업과 연결하여, 역사적 인물 카드, 전통 회화인 민화, 에코백, 팝업북(문화재, 전래동화)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실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술 교사로 널리 알려진 김택수 교사는 화려한 마술쇼를 선보이면서, 간단한 마술이 교육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간단한 한글 단어와 역사적 인물, 사건 등을 교육 마술이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교습하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주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에게 역사를 흥미롭게 가르칠 수 있는 콘텐츠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이어 마술 수업이 한글 수업에 어떻게 접목되는 지 시연했다. 손가락의 이름인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소지를 지속적으로 따라 하도록 유도하고, 질문하며 대답하게 함으로 학생들이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영상을 활용한 역사 수업 방법을 설명 중인 공일영 교사>
<팝업북 만들기를 시연하고 있는 조희 교사와 경청하는 한글학교 교사들>
<마술을 이용한 한글 교수법을 설명 중인 김택수 교사>
캐나다 한글학교 연합회가 주최하고 캐나다 서부지역 한글학교 협회가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는 재외동포재단의 재정 후원, 주벤쿠버 총영사관, 주토론토 총영사관, 주몬트리올 총영사관의 후원으로 성황리에 종료됐다. 각 강의는 재외동포 자녀들을 위한 정체성 교육뿐 아니라, 한글학교에 점차 그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캐나다인들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으로 시작되었다. 한글이 유창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학습 도구로서 미술과 마술은 한글수업과 접목되어 새로운 기대감을 주었고, 많은 교사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다.
캐나다 이민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캐나다 한글학교는 동포 자녀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한편, 캐나다 시민으로서 글로벌 인재로 자라가도록 자양분을 공급해 왔다. 현재 캐나다 내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고 한류에 대한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 한국 문화의 요람이 되는 한글학교의 역할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캐나다 한글학교 연합회와 퀘백, 온타리오, 그리고 서부지역의 각 협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면 한글학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캐나다 서부지역의 한글 학교들이 ‘연합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교사들의 상호 교류를 통해 지역을 연합하고 나아가 지역 협회 및 캐나다 연합회의 역할을 논의하며 한글학교의 미래를 모색하는 기회였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