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캐나다는 영화를 통한 문화교류를 오래전부터 꾸준히 이어 오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매년 캐나다의 다양한 작품을 초청해 왔으며 캐나다의 토론토국제영화제(TIFF) 역시 한국 영화와 영화인들에 주목하며 한국 영화를 위한 특별 행사를 마련하고 한국 감독의 다양한 작품을 초청해 북미와 전 세계에 소개해 왔다.
<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배우 김고은, 노상현 - 출처: 통신원 촬영 >
최근에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청소년 교육, 환경,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가능성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이는 영상이 단순히 예술 소비의 수단을 넘어 공공 교육과 기술혁신, 사회 인식 전환의 도구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공공기관 간 교류 또한 이에 발맞춰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National Film Board of Canada, NFB)는 2024년 부산국제인공지능영화제(BusanInternational AI Film Festival and Forum)에 참가해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영상 실험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해양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교육 콘텐츠 오션스쿨(Ocean School) 프로그램을 캐나다의 달하우지대학교(Dalhousie University)와 공동 개발해 부산 영화의전당(Busan Cunema Center, BCC)에서 워크숍 형태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기술, 환경, 교육을 아우르는 영상 콘텐츠를 매개로 양국의 공공기관이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 공공성과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영상 제작을 이어오고 있는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 - 출처: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 홈페이지 >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 6월 5일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NFB)와 부산 영화의전당(BCC)가 부산에서 공식적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번 협약은 상영회나 공공 교육 프로그램, 혁신 기술 교류 등 구체적인 실행을 염두에 둔 파트너십으로 양국 간 공공 영상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관련해 통신원이 질의한 데 대해 NFB 커뮤니케이션 공공관계 디렉터인 릴리 로벌트(Lily Robert)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전해왔다. "이번 MOU는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와 한국 간의 오랜 관계를 바탕으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 것입니다. 교육, 상영, 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구체적인 제한 없이 유연한 틀과 포괄적인 내용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를 통해 공공 영상 콘텐츠의 교육적 활용, 영상 혁신(Audiovisual Innovation) 사례의 상호교류, 그리고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 작품의 부산 영화의전당 상영 같은 실제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 이번 협약의 문화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창의성과 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시민들을 위한 공공 영화(Public Filmmaking)의 가치를 확산시키고자 합니다. 부산 영화의전당과 같은 훌륭한 문화 파트너와 함께 한다면 앞으로 큰 성과가 기대됩니다."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NFB)는 1939년에 설립된 캐나다 연방정부 산하 기관으로 상업적 이윤보다는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중심에 둔 영상 제작을 이끌어 온 기관이다. 특히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콘텐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지금까지 아카데미상 후보에만 70회 이상 오르는 등 국제적인 위상을 갖추고 있다.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는 사회문제, 환경, 교육, 소수자 인권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영상이 공공 담론을 이끄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실천하고 있다. 한편 부산 영화의전당(BCC)는 아시아 대표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중심으로 알려져 있다. 상설 상영관과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한국 영화산업과 시민 문화향유를 연결하는 중요한 문화 플랫폼이다. 특히 국제공동제작, 영화 아카이브, 기술 기반 상영 환경 등에서 지속적으로 역량을 넓혀오고 있어 해외 기관과의 협력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와 부산 영화의전당의 양해각서 체결은 단순한 형식적 제휴가 아니라 실질적인 문화외교와 교육 콘텐츠 협력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근 캐나다는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혁신, 환경 교육, 다양성 존중을 포함한 문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또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공공과 민간의 협력 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의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AI 기반 문화, 교육 융합 정책 기조는 이번 협약의 방향성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즉 이번 협약은 양국의 정책적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 있으며 문화외교와 기술외교가 교차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 홈페이지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해밀턴 공립 도서관(Hamilton Public Library) 사서 보조 전)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