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의 도서박람회 ‘홍콩 북 페어(Hong Kong Book Fair)’가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홍콩무역발전국(HKTDC)의 주최로 홍콩컨벤션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에서 개최됐다. 1989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29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는 100만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참석했다. 홍콩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올해 처음으로 박람회에 참가해 부스에 아동 도서 50권과 한국 관광 정보 등을 홍보했다. 한국관에는 매일 3000여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들러 한국 관련 도서를 둘러봤다. 방문객들은 한국 문화 관련 도서와 지도 등 관광 자료, 한국어 교육 관련 자료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 하는 홍콩 인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맞게 한국어 교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2018 홍콩 북 페어 현장 – 출처 : TicketKids>
홍콩에서 한국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는 에이미는 “홍콩에 이미 광둥어, 영어로 번역된 다양한 한국어 관련 교재가 있지만, 한국어 원서 교재로 공부를 해보고 싶어 북 페어 한국관을 찾았다”며 “외국인들이 좀 더 쉽게 한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다양한 교재가 많아 다량 구입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한국어 학원 운영을 준비 중인 제인 박 씨는 “홍콩 인들이 원하는 한국어 교재를 만들고 싶어 북 페어 한국관에 참석한 다양한 홍콩 인들의 견해를 들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어에 대한 홍콩 인들의 이해도가 높았고, 한국어 교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고 전했다.
홍콩에서 한국어를 강의하는 테리 홍 씨는 한국어 교재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말한다. 그는 실제 잘못된 교재 선택으로 인해, 강의에서 이탈하는 홍콩 학생들의 경우를 봤고 그 후에는 학생에 맞는 교재 선택에 더욱 신중을 가한다고 한다. “한국어 능력 테스트 혹은 한국 유학을 원하는 홍콩 인들의 경우, 한국 대학에서 만들어진 문법 위주의 기존 교재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지만, 취미로서 혹은 제2외국어로서 한국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은 좀 더 눈에 쉽게 들어오는 형태의 심플한 교재를 원한다”며 “한국어 집필진들의 경쟁도 치열해져서 고 다양한 양질의 한국어 교재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어 교육이 제2외국어로서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현시점, 한국어 교육에 대한 홍콩 인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고 한국어를 습득하는 방법도 다양화되고 있다. 조한은 한국 관련 비즈니스로 두 달에 한 번꼴로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사업 관련해 한국어를 배워야 하지만, 학원을 갈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여 지인 추천으로 온라인 한국어 강좌를 듣고 있다. 이어 유투브 및 각종 SNS를 통해 다양한 한국어 강의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육 개월 분량의 다양한 한국어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에 제공되고 있는 온라인 한국어 강좌는 강의 수준도 훨씬 좋아졌음에도 가격은 더욱 낮아져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콩 대학생 미키는 실시간 온라인 강의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한국과 라이브로 연결해 1:1로 진행되는 수업으로, 기존 온라인 강좌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학습 효과는 더욱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실시간 수업이라 질문과 답변이 바로 이어질 수 있고, 한국에서 직접 강사와 연결되기 때문에 마치 한국 현지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듯한 기분도 든다”며 실시간 온라인 강의의 장점을 강조했다.
<홍콩 내 한국어 교습 시 자주 이용되는 교재 – 출처 : http://www.todaimae-study.com/k_books.html>
<홍콩 내 한국어 교습 시 자주 이용되는 교재 – 출처 : https://www.hkbookcity.com/showbook2.php?serial_no=725687>
5년 전 한국의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돌아와 홍콩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홍콩인 웡목은 “최근 1년 사이 홍콩 내 한국어 교육에 굉장히 큰 변화가 온 것이 사실이다”라며 “ 교재, 강사의 수준도 확실히 높아졌고, 강의 방법도 다양화되었으며, 학생들의 강의에 대한 기대치도 훨씬 높아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가격 경쟁은 더욱 거세져, 수강료가 낮아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어 학원 또한 생긴 게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홍콩에서 한국어 강의를 준비하는 교사들은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자신만의 한국어 강의를 준비하는 부분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 참고 자료
https://tickikids.com/hk/hong-kong-convention-and-exhibition-centre/hktdc-hong-kong-book-fair-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