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호주 한국영화제 홍보 포스터 – 출처 : Korean Film Festival in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
2018년 1월 호주에서 개최된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정현 선수가 눈부신 활약을 펼쳐 대한민국이 화제가 됐다. 2월에는 평창올림픽 개최로 한국에서의 스포츠 중계가 호주 전역에 방송되며 ‘평창’이란 단어가 수없이 오르내렸고, 평창은 이제 누구나 아는 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그리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한국 가수들의 북한 방문 소식과 공연, 이산가족 상봉 소식으로 현지 언론은 한국 관련 소식을 연일 다루고 있다. 호주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한국에 대한 관심 또한 함께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관심과 더불어 한 축에서는 각종 콘서트, 한국문화 관련 행사가 개최되고 있으며 한국영화가 호주 전지역에서 개봉되고 있기도 하다. 한류 관련 행사가 다양한 장르에서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국영화의 일상적인 상영이라 할 수 있다. 올해도 호주 현지 상영관에서 한국영화가 꾸준히 상영되고 있다. 지난 8월 2일 개봉한 <신과 함께 - 인과연>은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3개 도시를 중심으로 캔버라, 뉴카슬, 다윈, 애들레이드, 퍼스, 호바트에 이르기까지 호주 전 지역의 주요 도시에서 개봉했다. 한국영화가 호주에서 일반적인 개봉영화가 되기까지 주시드니 호주 한국문화원(원장 박소정, 이하 ‘시드니 한국문화원’)의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시드니 한국문화원은 한글 교육을 담당하는 세종학당을 비롯, 각종 전시회, 정기적 영화상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시드니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2010년에 개최한 호주한국영화제(Korean Film Festival, KOFFIA)는 2011년부터 시드니 한국문화원이 주관하여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개최된 호주 한국영화제는 9회 차를 맞이했다. 시드니를 기점으로 브리즈번, 캔버라, 멜버른 등 호주 4개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드니에서는 지난 9일에 막을 올려 18일까지 10일간 열렸다.
<영화제 개막식 리셉션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박소정 원장의 개막식 환영사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9일 시드니 써큘라퀴에 위치한 ‘댄디 시네마스 오페라 퀴(Dendy Cinemas Opera Quay)’ 영화관에서 시드니에서 열리는 영화제 일정이 시작되었다. 시드니 한국문화원은 사전에 한국문화원에게 도움을 준 현지의 주요 인사, 현지미디어, 교민단체들을 포함한 VIP를 초대하여 영화제 오프닝 리셉션 자리를 가졌다. 주시드니 대한민국 총영사관 윤상수 총영사를 비롯해 한국관광공사의 시드니지사 김태환 지사장, 아시아나항공 김영섭 시드니지사장, 호주 한인공익재단 승원흥 사장 등이 참여를 했다. 2017년 시드니 한국문화원의 호주 군인 이야기를 다룬 자체제작다큐멘터리영화 <부산으로 가는 길(Passage to Busan)> 원작 도서의 저자 루이스 에반스(Louise Evans)도 초청받아 리셉션에 참여했다. 개막작인 김태리, 류준열 주연 임순례 감독작인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에 맞춘 간단한 음식이 준비되었다. 리셉션 후 개막식의 환영사에서 시드니 한국문화원 박소정 원장은 호주와 같은 다문화사회에서 한국영화를 알릴 수 있어 영광이라고 전했다. <리틀 포레스트>를 본 몇몇 관객은 소소한 삶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폐막식 리셉션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개막작인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시작으로 18일까지 이어진 시드니의 호주 한국영화제에서는 열흘 동안 22편의 한국영화가 상영되었다. 장항준 감독의 <기억의 밤(Forgotten)>과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Microhabitat)>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는 폐막작인 서울에서 집을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그려낸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였다. 상영관에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영화제 기간 중 가장 많은 수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였다. <소공녀>에 이어 <기억의 밤>과 <리틀 포레스트>가 관객 동원 수로 뒤를 이었다. 영화표 매진을 기록한 영화는 송강호 주연의 <택시 운전사>였다. 영화를 본 한 관객은 외국인의 눈에 비치는 한국의 현실이 잘 나타나 있어 외국인인 자신에게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감상 소감을 밝혔다. 자신은 한국영화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도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영화였다고 주최 측은 전하고 있다. 이 밖에 예매율 80% 이상을 기록한 영화로는 <청년경찰>, <아이 캔 스피크>, <지금 만나러 갑니다>, <독전>, <곤지암> 등이 있다.
<폐막작 '소공녀' 상영 후 진행된 전고운 감독과 김순모 프로듀서와의 Q&A – 출처 : 통신원 촬영>
호주 한국영화제 시드니의 영화제에는 <기억의 밤>의 장항준 감독과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을 초청, 영화상영 후 Q&A 시간을 가졌다. 감독과 관객이 소통하는 자리가 제공되었다. 호주와 한국 간의 FTA 체결로 양국의 영화산업관련자들의 콜라보를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폐막작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과의 Q&A에서는 호주에서 영화 관련 종사자로 추정되는 관객이 전고운 감독에게 “호주 영화제작자와 영화제작을 같이 해보고 싶은 의향이 있는가” 라는 질문도 던졌다. 영화제에 초청된 장항준 감독, 전고운 감독을 포함하여 한국의 감독들이 앞으로 호주 영화산업 관련자들과의 콜라보로 작품을 만든다면 어떠한 영화가 만들어질지 기대하게 만든 질문이었다. 다문화, 다인종 국가인 호주와 이제 다문화사회로 진입해 가고 있는 한국. 양국의 공통 요소와 상호 개별적인 요소가 녹아들면 어떤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지, 기대해봄 직하다. 시드니에서의 영화제 기간 동안 브리즈번에서도 15일과 16일 이틀간 <리틀 포레스트>, <골든슬럼버>, <챔피언>, <바람, 바람, 바람> 등 4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18일에 성공리에 막을 내린 시드니에서의 호주 한국영화제는 다음 달 6일부터 멜버른(9월 6일-13일), 21일부터는 캔버라(9월 21일-23일)에서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