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에서 한국 영화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전성기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란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영화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화제를 모은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은 홍콩 개봉 21일 만에 4천 6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66억 514만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홍콩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 기록을 세운 '신과 함께-죄와 벌'보다 빠른 시간 내 달성한 기록이다.'신과 함께-인과 연'은 개봉 4주가 넘어서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를 본 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며, 장기 상영 중인 영화관의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신과 함께’ 시리즈가 홍콩에서 이처럼 대 히트를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신과 함께 - 인과 연' 현지 포스터 - 출처 :https://www.cinema.com.hk/en/movie/details/10576〉
'신과 함께-죄와 벌'을 영화관에서 두 번이나 관람했다는 현지인 ‘카렌’은 영화관에서 느낀 감동을 잊지 못해 2편 격인 '신과 함께-인과 연'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후속편을 관람한 카렌은 “1편에 등장하는 7개의 지옥을 보며, 모든 사람이 죄를 짓는다는 것을 알았다. 선의라도 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며, 과거의 나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막바지쯤 관객 대다수가 흐느끼며 우는 것을 보고, 이 영화가 정확히 관객의 감정을 건들이는데 성공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동양적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던 면이 홍콩에서 성공한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며 “가족 간의 사랑, 웹툰 기반이지만 지하 세계에 대한 놀라운 표현과 새로운 해석 등이 홍콩인들에게 통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흥행 성공 이유를 분석했다. 1편의 성공으로 2편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컸다는 카렌은 “'신과 함께-인과 연'을 보며 배우들의 연기력에 감동했고, 무엇보다 한국 영화의 CG 능력이 엄청나게 발달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영화 ‘부산행’을 보고 한국 영화의 팬이 되었다고 밝힌 홍콩인 저스틴은 “‘부산행’ 그리고 ‘신과 함께 시리즈’ 모두 단순 판타지 영화로 생각했는데, 영화의 플롯이 상상 이상이었다”며 “탄탄한 구성과 내용 외에도 미술과 특수효과, CG는 일본을 뛰어넘어 할리우드 물에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상당 수준에 올랐음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시각적 효과 면에 있어 한국의 기술이 월등히 앞서 있어 많은 홍콩 인들이 한국 영화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영화 '부산행' 현지 포스터 - 출처 : https://pahe.in/train-to-busan-2016/750x1055_movie13920posterstrain_to_busan-hk_2/〉
홍콩 내 한국 영화의 붐은 ‘엽기적인 그녀’로 시작됐다. 한류 붐을 이끈 주자로 평가받는 ‘엽기적인 그녀’ 후 한동안 한국 영화계는 홍콩에서 주춤했다. ‘부산행’이라는 역대급 작품이 홍콩에서 히트를 치며 다시 한번 홍콩 인들이 한국 영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홍콩 《애플 데일리》에 따르면 영화 '부산행'은 홍콩에서 개봉된 지 4일 만에 흥행 수입이 1,700만 홍콩달러(한화 약 24억 363만 원)를 돌파하면서 지난 2002년 개봉된 '엽기적인 그녀'의 기록을 깼다고 한다. 홍콩에서 개봉된 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 수입 16위를 차지하며 홍콩에서 상영된 아시아 영화 중 최고 흥행 수입 기록을 가진 영화로 기록되는 영광도 얻었다.
‘부산행’으로 톱스타로 부각된 공유의 홍콩 내 인기는 대단하여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밀정'은 또한 홍콩 아시안 영화제(HKAFF) 선 공개 후 개봉되기도 했다. 그의 홍콩 내 인지도를 발판으로 공유의 이름을 딴 ‘공유 K-STAR 헌정관’이 오는 9월 홍콩 ‘CGV Cinemas D2 Place’에 개관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공유 K-STAR 헌정관’에서는 공유와 관련된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이곳 수익의 일부는 홍콩 독립영화와 사회공헌 다큐멘터리 제작 등에 쓰일 예정이다. 홍콩 내 역대 한국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 1위를 차지한 부산행의 스타로 불리는 공유는 드라마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한류 스타로서 인지도를 굳히며, 한국 영화의 홍콩 내 입지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 평론가 테리 웡은 “한국 드라마로 이미 수준 높은 시각 효과를 보여준 한국의 영상이 최근 영화로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며 “한국 영화는 TV가 아닌 영화관에서 반드시 봐야 한다는 평이 이어질 정도로 CG, 미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공유, 하정우, 차태현과 같은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들이 신한류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며 최근 한류 스타는 K-Pop 스타와 은막의 스타로 분류될 정도로 한국 영화의 파워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