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Billboard)》의 K-Pop 전문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Jeff Benjamin)이 《ABC TV》의 인기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에 출연해 UN에서 연설한 방탄소년단(이하 BTS)에 대해 인터뷰했다. 해당 인터뷰는 ‘역사적인 UN 연설을 마친 글로벌 슈퍼스타, BTS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5가지 사실’이라는 제목의 글로 《ABC News》에 다시 재구성됐으며, 동 기사를 통해 빌보드와 그 외 주요 미국의 매체에 K-Pop을 전문적으로 기고해 온 칼럼니스트가 BTS에 대해 어떤 견해를 보이는지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제프 벤자민은 한국에도 초청된 바 있는 K-Pop 전문 기자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제프 벤자민은 무척 행복한 사람이다. 처음에 어떤 경로로 K-Pop 관련 기사들을 작성했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지만, 특히 TV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그를 보면, 언론인으로서의 평정은 아예 던져버리고 BTS와 그 외 K-Pop 아티스트들에 대한 순수한 팬심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회자가 “(BTS의 성공이) 기쁘세요?”라고 묻자, 얼굴에 함박웃음을 띄며 상기된 표정으로 답하는 그를 보며 통신원은 ‘K-Pop 홍보대사(K-Pop PR Ambassador)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래는 제프 벤자민이 작성한 기사를 통신원이 번역한 내용이다.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방탄소년단에 대해 언급하는 K-Pop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 – 출처 : ‘ABC TV’ 트위터>
이 시점, 점점 커가는 BTS의 영향력을 간과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뉴욕시에서 허리케인과도 같은 돌풍을 일으켰던 한국의 보이밴드, BTS가 9월 26일(수), 《ABC》의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에 첫선을 보였다. 빌보드 1위를 차지했었던 그들의 앨범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시를 해왔든 아니든, 또 엄청난 소셜 미디어의 영향을 알든 모르든, 니키 미나즈(Nicki Minaj), 타이라 뱅크스(Tyra Banks), 존 체나(John Cena) 등 점점 늘어가는 유명인 팬 그룹에 대해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BTS(RM, 지민, 제이홉, 슈가, 진, 브이, 정국 등 7인조로 구성된 K-Pop 보이밴드)는 ‘세상에 변화의 빛을 비추자’는 반폭력 캠페인과 함께 한, 성공적이며 역사적인 UN 총회에서의 연설 이후에도 당분간 그 활동의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TS는 유니세프(UNICEF)와 함께 〈자기 사랑(Love Myself)〉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캠페인은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BTS의 리더 RM은 UN 총회에서 “우리의 메시지가 어떻게 전 세계 팬들의 삶의 고통들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그들로부터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을 듣기 시작했습니다”라 연설했다. <2018년 빌보드 선정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BTS – 출처 : Frazer Harrison/Getty Images> <제73회 UN 총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 출처 : Craig Ruttle/AP>
“어제의 나 역시 나입니다. 오늘의 나는 과거의 수많은 실수와 잘못들과 함께 만들어진 나입니다.” - BTS 트위터 “우리, (너무 기뻐서) 함성을 지르고 있어요.” - 굿모닝 아메리카 트위터
또한, BTS는 지난 9월 28일과 29일, 뉴왁(Newark)의 대형 공연장인 프루덴셜 센터(Prudential Center)에서 두 번의 콘서트 티켓을 모두 매진시켰다. 그리고 10월 초, 뉴욕의 시티 필드 스타디움(Citi Field Stadium)에서의 콘서트 역시 모든 티켓이 다 팔렸다. 하지만 이는 10월 초, BTS가 갖고 있는 계획의 극히 작은 일부일 뿐이다. 자, 이 정도 되면 BTS가 얼마나 대단한 그룹인지, K-Pop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도 대충 짐작을 할 것 같다. 이제 BTS에 대한 기본 상식을 살짝 넘어 당신이 꼭 알아야 할 5가지 사실들을 함께 알아보자.
1. BTS는 보편적이고 사회 문제에 깨어 있는 음악들로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 보이밴드들은 종종 가볍고 내용 없는 음악을 한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지만 BTS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빠른 속도로 바꾸고 있다. 그들의 미래 지향적인 프로덕션, 보컬과 랩의 환상적인 혼합도 멋지지만 그들 음악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지구상 그 누구라도 언어와 상관없이 연결됨을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건드린다는 데 있다. BTS의 가장 최신곡인 3부 연작 앨범, 〈러브 유어셀프〉는 자아수용에 대한 세세한 여정을 보여준다. BTS는 기성 사회에 대해 되새겨보기도 하고, 어둠 및 가슴의 상처와 직면하기도 하다가 시리즈의 끝에 가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빛을 발견한다. 그들의 보편적인 메시지를 잘 표현해주고 있는 노래들로는 〈134340〉을 들 수 있다. 헤어짐의 아픔을 노래하고 있는 이 곡은 명왕성이 행성의 위치를 잃고 소행성으로 격하되었을 때 붙여졌던 이름인 소행성 134340에서 따왔다. 〈파이드 파이퍼(Pied Piper)〉는 맹목적인 팬 문화의 맹점을 묘사하면서 팬들이 그들 자신의 꿈에 대한 포커스를 잃지 말라고 격려한다. 또한 2016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으로 열렸던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연설 마지막 장면에서 영감을 받은 〈MIC Drop〉이라는 노래도 그들의 보편적 메시지를 말해주고 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학생으로부터 정치적인 이슈, 여성의 권리 증진, 정신 건강 등, BTS는 늘 영향력 강한 주제의 가사를 담은 노래를 자신들의 음반에 실어왔다.
2. BTS는 K-Pop 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모두 이겨낸 그룹이다. K-Pop 업계는 경쟁률이 치열하다. 그리고 국제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점점 더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BTS는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의해 기획되고 키워졌다. BTS가 처음 데뷔했을 때만 해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연예인의 수도 많지 않고 성공사례도 적은 아주 작은 에이전시에 불과했다. SM 또는 YG 등 기반을 잡은 에이전시와 계약을 할 경우, 10배는 쉽게 유명세를 타거나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BTS는 소규모 에이전시를 등에 업고도 국제적인 성공을 함으로써 K-Pop 업계에 대한 일반인들의 모든 짐작과 기대를 부숴버렸다.
3. 그들은 반박의 여지 없이 모든 장르를 초월한다. BTS의 성공을 확대시키고 한류의 모든 성과 가운데 그들이 얼마나 높은 곳까지 올라갔는지를 보여주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BTS의 앨범 판매와 투어 콘서트 티켓 판매의 숫자는 그 어떤 장르의 음악도 모두 앞선다. BTS는 2018년 들어 두 번이나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 6월에 〈러브 유어셀프: 티어(Tear)〉가 1위를 차지한 것에 이어 〈러브 유어셀프: 앤서(Answer)〉가 9월 초, 빌보드 200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것이다. 1년 내 앨범이 두 번이나 1위에 오른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원 다이렉션(One Direction, 영국의 보이그룹) 정도 되는 슈퍼그룹의 존재감과 영향력에 비교될 만한 일인 것이다. 〈러브 유어셀프: 앤서〉가 1위에 올랐던 주는 2018년 들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의 앨범이 판매된 주로 기록된다. 2018년 들어 가장 많은 양의 앨범이 판매됐던 것은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션 멘데스(Shawn Mendes)가 슈퍼보울 공연했던 다음 주의 기록이다. 이에 더해 BTS가 뉴욕 메츠(Mets, 야구팀)의 홈경기장인 시티 필드(Citi Field)에서 특별 콘서트를 한다는 발표가 났을 때, 단 20분 만에 모든 티켓이 매진됐었다. 이는 BTS가 비욘세(Beyoncé), 제이지(Jay-Z), 레이디 가가(Lady Gaga) 등 야구장에서 공연했던 엘리트 공연자 그룹에 속함을 알 수 있게 한다.
4. 하지만 BTS는 아직도 자신들이 K-Pop의 뿌리에서 나왔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K-Pop 업계가 지난 10년간 여러 장르의 음악들을 시도했지만 전 세계 음반 시장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BTS는 완전 영어 가사로 된 노래를 하거나 서구 시장에 맞게 자신들의 음악을 바꾸기보다, 그들이 가장 잘 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CEO 방시혁은 2017년, 《빌보드지(Billboard)》와 가졌던 첫 번째 인터뷰에서 국제적으로 어필하는 음악을 만들어낼 때, 자신의 회사가 지켜왔던 신념을 털어놨었다.
“저는 다른 K-Pop 아티스트들이 했던 것처럼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100퍼센트 영어로 된 노래를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K-Pop 아티스트와 프로듀서로서 우리들이 가장 잘 할 줄 아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TS의 소년들은 그들의 최신 싱글인 〈아이돌(Idol)〉로 이를 증명했다. BTS의 리더인 RM은 〈아이돌〉 노래가 시작될 때 “당신은 나를 아티스트라고 불러도 되고, 아이돌로 부를 수도 있다.”는 가사의 랩을 한다. ‘아이돌’이라는 단어는 K-Pop 업계에서 스타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가수들의 예술적인 정체성을 덜어내는 느낌이다. 하지만 BTS는 자신들을 “아티스트로 부르거나 아이돌로 불러도 된다.”고 말한다. 두 표현은 이들에게는 똑같다. 왜냐하면 그들의 노래 가사가 말해주듯 “(아티스트라 부르던, 아이돌로 부르던) 어찌 됐건 당신은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는 없으니까.”가 바로 그 이유이다. 이 가사는 거의가 한국어로 되어 있고 반주에 한국의 전통 국악기도 사용됐다.
5. BTS는 유니세프를 위해 1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BTS는 뉴욕의 UN 본부에서 연설한 첫 K-Pop 아티스트이다. BTS는 유니세프의 한국 위원회와 손을 잡고, 2년 동안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라고 알려진 ‘반폭력 캠페인’에 참가할 것을 약속했다. 유니세프의 해시태그 ‘#ENDViolence’ 프로모션을 후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성장해온 젊은이들을 보호할 것이며 BTS의 메시지는 어린이들과 10대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따르고 자기자신을 수용할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감정이 충만하고 개인적인 얘기도 포함한 UN의 연설에서 RM은 그가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된 여정을 전 세계인들과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의 다음 단계는 세상에 대해 자기 수용의 목소리를 드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 우리 모두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갑시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니 이제 당신 자신을 표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당신을 신명나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제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말함으로써 당신의 목소리를 찾아보세요.”
BTS가 UN에서 연설했을 때, 캠페인은 이미 103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모금했으며 소셜 미디어에서 670만 회 이상 언급됐다(해시태그 ‘#BTSLoveMyself’). 이는 BTS의 앨범 판매액의 일부,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BigHit)의 기금, 그리고 BTS의 글로벌 팬덤 아미(ARMY)의 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
<2018년 5월 20일, 라스베이거스의 MGM 가든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8년 빌보드 음악상 시상식에서 BTS 멤버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출처 : Jeff Kravitz/FilmMagic/Getty Images〉
〈2018년 빌보드 선정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BTS - 출처 : Kevin Mazur/WireImage/Getty Images〉
〈2018년 빌보드 선정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BTS – 출처 : Jeff Kravitz/FilmMagic/Getty Images〉
오랜 기간 K-Pop을 분석하고 BTS의 활동을 주시해온 그의 분석은 정확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더해져 있다. 와인 전문가가 와인 잡지에서 높은 점수를 준 와인이 잘 팔리는 것처럼 영어로 K-Pop에 대해 보도하는 그가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BTS는 미국의 독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보일 수밖에 없다. 제프 벤자민 기자의 활동에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마음과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준 BTS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두 손을 모아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 참고 자료
《ABC》 기사 : https://abcnews.go.com/GMA/Culture/bts-made-history-things-Pop-supergroup/story?id=58047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