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국영화를 현지 상영관에서 거의 매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상영기관이 길지 않지만, 이는 현지의 한국영화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들어서 개봉한 영화 중 현지 박스오피스에 5주간 이름을 올린 영화는 하정우, 차태현 주연의 <신과 함께: 죄와 벌>이었다. 후속편 <신과 함께: 인과 연> 그리고 영화 <곤지암>이 4주간 오르며, 그 뒤를 이었다. <신과 함께: 인과 연>은 비교적 한류 팬이 많은 시드니, 멜버른을 비롯해 브리즈번, 캔버라, 애들레이드, 퍼스, 호바트, 다윈 등 각 주의 주요 도시와 뉴카슬, 울릉공, 골드코스트, 론세스톤 등 지역 도시에서도 동시 개봉되었다. 한국영화에 대한 수요가 호주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신과 함께: 죄와 벌>, <신과 함께: 인과 연>의 배급사 탕렌 문화영화그룹(Tangren Cultural Film Group)은 <신과 함께> 시리즈 두 편의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좋은 한국영화, 중국영화 등의 아시아 영화를 호주 관객들에게 소개해 나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협상', '완벽한 타인' 개봉 홍보 포스터 - 출처: Tangren Cultural Film Group 페이스북>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이후, 탕렌 문화영화그룹은 지속적으로 한국영화를 배급해 호주에서 상영하고 있다. 배우 현빈, 손예진 주연의 영화 <협상(Negotiation)>(이종석 감독작)은 지난 10월 25일 호주에서 개봉했다. 현빈과 손예진은 한국영화나 한국드라마를 즐겨보는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배우다. 팬 층이 두터운 두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인만큼 교민들과 한류 팬들은 영화 <협상>상영계획이 발표 후,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영화 <협상>은 시드니, 멜버른, 캔버라, 퍼스, 브리스번, 골드코스트, 모레이필드, 애들레이드 등 8개 도시에서 상영되었다. 호주인들이 즐기는 범죄 장르의 영화로, 영화 <협상>은 교민, 한류 팬뿐 아니라 호주 현지인들까지 관심을 가졌다. 호주에서는 일주일간 상영되고, 아쉽게 막을 내렸다. 영화 <협상>의 내용은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는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손예진 분)’, 인질 테러범 민태구(현빈 분), 군대, 경찰, 청와대 사이에 일어나는 일생일대의 협상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 내용 전개 속 숨 막히는 긴장감은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시켰다. 영화 <협상>은 호주 상영에 이어 11월 8일부터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웰링턴에서도 개봉했다. 호주에서 짧은 상영 기간으로 아쉬움을 남긴 이 영화가 뉴질랜드에서는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영화 '협상'이 상영되고 있는 시드니의 한 영화관 – 출처 : 통신원 촬영>
11월 8일부터 호주의 주요 도시 영화관에서는 이재규 감독의 드라마, 코미디 장르의 배우 이서진, 유해진, 조진웅 등이 주연한 영화 <완벽한 타인(Intimate Strangers)>이 개봉했다. 오랜만에 가진 커플 모임에서 예진(김지수 분)의 제안으로 저녁을 먹는 동안에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통화내용에서부터 문자, 이메일까지 모두 공유하는 게임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게임은 예상치 못한 과정으로 흘러가고 이로 인해 화기애애했던 모임의 분위기가 급변하게 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휴대폰으로 인해 밝혀지는 개인의 비밀들 그리고 그 장면을 넘겨보려는 인물들의 행동 패턴, 남의 비밀이 드러났을 때의 태도와 자신의 불편한 점이 드러날 때의 상황이 식탁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과 심리를 담아낸 영화이다. 이 영화는 현대인들이 일상적인 모습을 그린 코미디영화이다.
코미디영화이지만 어쩐지 마음껏 웃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인간 생활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기술발전은 인간에게 이로운 것일까? 이롭지 않아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이다. 휴대폰에 모든 자신의 세상이 들어 있다. 안과 밖의 구분이 너무 명확한데 우리가 자꾸 좁고 단절된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영화를 본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8일부터 개봉한 이 영화가 앞으로 호주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어낼지 궁금하다. 뉴질랜드에서는 오클랜드, 웰링턴 등 2개 도시에서 오는 11월 15일에 상영될 예정이라고 탕렌 문화영화그룹은 밝혔다.
10월 4일 배우 조인성, 박성웅 주연의 <안시성(The Great Battle)> 상영을 시작으로 <원더풀 고스트(The Soul-Mate)>, <암수살인(Dark Figure of Crime)>이 차례로 개봉한 이후 영화 <협상>과 <완벽한 타인>이 상영되었다. 지속적인 한국영화의 상영은 한국영화가 호주영화관에서도 한 장르의 영화로 인정받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탕렌 문화영화그룹이 배급한 <신과 함께> 시리즈를 비롯해 한국영화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인 관객들의 관람이다. 한국영화에 영어자막뿐 아니라 중국어 자막을 넣고 있다. 이는 한국영화에 중국계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작업이다. 이민자그룹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계 이민자들이 한류 한국영화 한국드라마의 잠재된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한국영화, 한국드라마의 뛰어난 작품성과 오락성을 조건으로 한다. 영화 <협상> 그리고 <완벽한 타인> 상영 이후, 탕렌 문화영화그룹이 어떤 한국영화를 선정하여 호주 관객들에게 소개될지 기대된다. 좋은 작품은 관객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오랜 진실이다. 좋은 영화가 계속 만들어져 이곳의 상영관에 계속해서 상영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