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국문학, 한류의 장르로 떠오르다

2019-05-2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박민규 작가의 ‘카스테라’ 일본어 번역 버전 - 출처 : 쿠레인>

최근 일본 서점에서 한국 소설 코너를 따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문학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영화, K-Pop 등에 이어 한류의 장르에 문학이 새롭게 자리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한국 문학에 대한 니즈는 충분히 많았지만, 정식으로 번역되어 출판되는 경우는 드물었기에 일본 서점에서 한국 책을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 물론 일본어로 번역되어 출판된 책들은 있었지만, 넓은 독자층을 확보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남북 분단이나 민족주의적인 내용의 테마의 책이 대부분이어서 한국 정치나 역사에 관심을 가진 독자에게만 읽혔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의 출판사 '구온'에서는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를 발간하며 한국 문학을 일본에 알리고 있다. 2011년 6월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9권의 책이 출판되었다. 구온의 한 관계자는 “한국 문학 작품 중에서는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려 일본인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한국 문학 시리즈는 2000년 이후 발간된 문학상을 수상한 퀄리티 높은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다. 『채식주의자』는 발간 즉시 호평이 쏟아졌으며, 서점에서의 반응을 살펴보면 특히 여성들에게 많이 읽히는 책이다”라고 밝혔다.

<오사카 ‘구레구레’ 서점 코너에서 열린 '기대되는 해외 문학 소개' 토크 이벤트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11일, 오사카 구레구레 서점 코너에서 열린 해외 문학 소개 토크 이벤트에 참여해 확인한 결과, 전반적으로 해외 문학과 소설을 넓게 읽는 독자들이 한국 소설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에서 한국 소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청소년이 안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박민규 작가의 『카스테라』부터라고 한다. 현제훈 씨와 사이토 마리코 씨가 공동 번역한 『카스테라』는 일본어 번역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아시아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2017년 5월 박민규 작가의 『핑퐁』이 발간되면서 한국 문학을 찾아 읽는 독자들이 증가했고, 해외 문학을 발간하는 일본의 전통 출판사들이 잇따라 한국 소설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소설이 일본에서도 차츰 익숙해져 갔다.

일본 독자들은 한국 소설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며 공감을 받는다고 한다. 일본 소설은 개인사 중심의 내용이 많은 반면, 한국 소설은 사회 전체를 비추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폐쇄감과 젊은 사람들이 일이 없어서 어려움에 놓여있는 상황 등은 일본 사회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이 사회에서 받는 부조리함 등, 현실적인 내용이 담긴 『82년생 김지영』은 지난해 12월 일본어 번역으로 출판되어 2개월 만에 약 6만 부가 발행되었다. 물론 한국 작가의 작품이 다양하다는 것도 한류 문학 열풍의 이유 중 하나다. 한강 작가의 책을 읽은 독자 후기를 찾아보니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폭력성과 슬픔을 피가 번지는 듯한 느낌으로 쓰는 작가인 것 같다.', '한강 작가의 책을 읽고 나면 뭔가 모를 괴로운 마음에 사로잡혀 1주일 이상 소설 속에서 사는 느낌이다.', '확실히 일본 작가에게는 없는 분위기'라는 반응을 살펴볼 수 있었다. 

독특한 문체로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이 높은 작품을 잇달아 발표한 박민규 작가 또한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작가다. '이런 책이 일본어로 잘 번역되어 다행이다. 충분히 이해했지만, 작가의 한국어 문체가 더욱 궁금하다.', '사회 비판적인 책을 이토록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니 놀랍다', '일본에서 충분히 좋아할 만한 작가다. 한국에서도 원래 유명한 작가인가?' 등의 반응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의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주제로 한 작품이지만, 광주 민주화 운동이 무엇인지는 자세히 몰라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힌다고 한다.

한류를 이끄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소설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소설이나 웹 소설이 영화나 드라마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문학은 더욱 관심있고 가치있게 평가받아야 할 장르여야 할 것이다.

통신원 정보

성명 :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