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K-pop 아이돌 팬으로서 없어서는 안 될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바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가수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밈(Meme)를 제작해 공유하는 공개 계정을 팔로우한다. 좋아하는 사진은 자신의 핸드폰에 저장하기도 하고, 친구는 물론 자신들의 팔로워와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그럼 음원은 어떨까? 현지 K-Pop 팬들은 과연 어떤 경로, 어떤 채널을 통해 케이팝을 듣고, 즐길까? 아이튠즈? 스포티파이? 아님 유튜브? 사실상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국내 음악 청취 및 감상 어플은 스포티파이와 동영상 시청을 함께 할 수 있는 유튜브다. 거기에 케이팝 팬들에게는 아르헨티나의 K-Pop 전용 라디오 채널 ‘VEGA 라디오’란 애플리케이션이 하나 더 추가된다.
< VEGA 라디오 5월 22일 한주 인기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BTS의 ‘Boy with Luv’ - 출처: VEGA 라디오 공식 트위터(@vegaradio) >
현재 VEGA 어플은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며, 한국 가수들의 음악을 24시간 들을 수 있다. 물론 아르헨티나 어플이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라틴아메리카 여러 국가의 팬들에게도 모두 유용하다. 사실 팬덤문화는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다양한 매체와 새로운 문화 소비형태가 파생되었다. 이전에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고 콘서트에 가는 등의 소비적인 활동에 그쳤던 것에 비해서 훨씬 더 양방향적이고 참여적인 형태로 진화했다. 결과적으로 이전의 '공식', 또는 '공인' 팬클럽이 팬들을 지휘하고, 펜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방적인 형태였다면, 오늘날의 팬덤은 개인 스스로 또는 여러명의 팬들이 자발적으로 소그룹을 만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재생산하기도 하는 일등공신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춤과 노래를 연습해 무대에 서거나, 각종 인터넷 플랫폼에서 자신들의 활동내용을 공유하며 자신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가수에 대한 콘텐츠를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하고 향유하는 것이다. 특히, 중남미처럼 지리적 거리가 멀어 좋아하는 가수를 실제로 볼 수 기회가 거의 없는 경우에는 인터넷과 실제 만남을 기반으로 '우리들만의' 팬덤문화가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현실적으로 가수의 소속사나 한국의 채널이 이들의 인기에 부응하는 연예 활동을 코디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들 스스로가 기획하고 제작해 소비하는 플랫폼이 훨씬 더 활발하고 역동적으로 발달했다. 이렇게 보면, 시간이 갈수록 팬층이 확대되고, 시장의 수요도 갈수록 커가면서, 자연히 문화 창의 산업의 선두에 있는 아르헨티나가 팬덤문화 플랫폼에 해당되는 VEGA 라디오의 창설하게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 VEGA 라디오의 메인 페이지 - 출처: VEGA 라디오 홈페이지 >
VEGA의 라디오 방송은 아마추어 방식으로 2001년에 처음 시작되었고, 2005년에부터는 VEGA 라디오로 공식 명칭도 변경해 내걸고 라디오 방송국으로서 공식적인 제작 활동을 시작했다. 4년 후인 2009년에는 온라인 방송과 동시에 FM 채널(95.3 mghz)을 통해서도 국내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동 라디오 내 케이팝 관련 프로그램은 무려 12개다.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의 투표를 유도하며, 매주 1~40위까지의 인기순위를 발표한다. 물론 한국의 가요계, K-Pop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도 실시간 업데이트 기사를 제공한다. 라디오 채널 활동은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활발히 소개된다. 가장 최근 기사로는 싸이의 컴백에 관련된 것과 방탄소년단과 미국 가수 칼리드(Khalid)와의 공동작업에 대한 내용이 다뤄지고 있었다. 2015년 말, 아이튠즈에도 K-Pop를 별개 장르를 새로 분류해 K-Pop 차트가 따로 생겼지만, 사실상 K-pop 팬들 사이의 인기순위라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기도 하다. 전 국민의 숫자에 비하면 소수겠지만, 자체적 취향과 필요에 따라 자생적으로 K-pop에 커스터마이즈 된 로컬 플랫폼이 조성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VEGA 라디오는 아르헨티나 국내 K-Pop 세계에서 의사 소통의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체로 자리잡았다.
(5월 15일~ 22일)
순위 | 곡명 | 가수명 | 순위변동 |
---|---|---|---|
1 | Boys With Luv (Ft. Halsey) | BTS | - |
2 | Kill This Love | BLACKPINK | - |
3 | Play It Cool | Steve Aoki&Monsta X | ▲ |
4 | Alligator | MONSTA X | - |
5 | Gogobebe | MAMAMOO | - |
6 | Bomb Bomb | KARD | - |
7 | Crown | TXT | ▲ |
8 | Bon Bon Chocolat | EVERGLOW | - |
9 | Miroh | Stray Kids | - |
10 | Beautiful Goodbye | Chen | - |
11 | No | CLC | ▲ |
12 | Love Shot | EXO | ▲ |
13 | Noir | Sunmi | ▼ |
14 | Idol (Feat. Nicki Minaj) | BTS | ▲ |
15 | Euphoria | BTS | - |
16 | Eung Eung | Apink | - |
17 | Solo | JENNIE | - |
18 | TWIT | Hwa Sa | ▲ |
19 | My Pace | Stray Kids | - |
20 | Fancy | TWICE | ▼ |
※ 출처: VEGA 라디오 인기차트 40, https://www.vegaradio.com/rankin
5월 셋째 주 차트의 1위는 방탄소년단의 신곡 〈Boy with luv〉가, 2위는 블랙핑크의 〈Kill this love〉가 차지했다. 한편, 5월 24일 같은 날 아이탑 차트(Itop chart)에는 갓세븐(Got 7) 새로 나온 EP의 〈SPINNING TOP〉과 위너(Winner)의 신규앨범의 타이틀곡 〈Win〉이 방탄소년단을 제치고 1, 2위 자리를 차지했다.
※ 참고자료 https://www.vegaradio.com/sobre-vega https://itopchart.com/ar/es/music-album-charts/k-pop/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