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제 통합을 골자로 한 ‘Great Bay Area’ 전략을 추진하면서 홍콩은 다시 한번 중심 경제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Great Bay Area’ 즉, '웨강아오 대만구(粤港澳大湾区)'는 중국 광둥 지역과 홍콩, 마카오를 통합해 묶은 지역으로 아시아 최대의 단일 경제권이자, 선전, 동관 등 중구의 IT 기술의 접목지이기도 하다. 중국은 올해 2월 홍콩을 금융, 무역, 물류, 항공 중심으로, 마카오는 관광 중심, 선전은 혁신 기술 중심으로 육성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비견 되는 경제 지대로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 조치로 인해 타격을 크게 받았던 한류 관련 업계들이 홍콩에서 그 해답을 찾겠다고 나오는 이유도 바로 ‘Great Bay Area’ 전략 때문이다.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웨강아오 대만구' 정책으로 수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로 인해 홍콩 경제는 다시 한번 꿈틀거리고 있고, 한한령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한국 화장품 비즈니스도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Great bay area’ 지도 – 출처 : culturetrip>
홍콩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류 아이템이었던 K-BEAUTY 시장은 최근 1년 사이 많이 주춤해진 게 사실이다. 홍콩의 쇼핑 중심지인 코즈웨이베이와 몽콕에서 성황 중이었던 많은 한국 화장품 로드샵들이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고, 홍콩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 기업들도 그 규모를 축소하는 등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홍콩 토니모리의 케니 박 대표는 “사드의 여파도 컸고, 실제 홍콩 내 한류가 많이 잠잠해진 것이 사실이다. 많은 한국 화장품 제품이 내려가고 그 자리를 일본 제품들이 차지하는 안타까운 일도 일어났다”며 현실 상황을 들려줬다.
<홍콩 소재의 토니모리 매장 – 출처 : telford-plaza>
하지만 중국 방문객의 홍콩 내 진입이 점차 늘어나며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점에 그는 주목했다. 케니 박은 “최근 중화권에서는 고가이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고급화 전략을 기본으로, 중국의 왕홍등과 같은 홍보 툴을 제대로 마련한다면 다시 한번 기회는 올 것이다. 특히 중국인들이 홍콩에 집중방문하며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일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최근 시점은 한국 화장품의 도약에 있어 가장 중요한 때”라며 의견을 덧붙였다. 홍콩은 사실상 한국 화장품을 전 세계, 특히 아시아 시장에 홍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거점이며, 중국은 물론 동남아·중동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이다. 또한 홍콩이 중화권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인증 규제법 때문이다. 중국은 화장품 수입에 있어 인증을 통해 규제를 하는 데 반해 홍콩은 인증이 필요 없다. 게다가 무관세라는 장점도 있어 특별한 절차 없이 제품을 수입해서 유통할 수 있다. 관세청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화장품은 전 세계 136개국에 62억 6,019만 달러(한화 약 약 7조1590억 원)가 수출됐다. 이 가운데 42.4%인 26억 5,616만 달러가 중국으로 수출됐으며. 뒤이어 홍콩이 13억 1,500만 달러(점유율 21%)로 2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홍콩으로 수출된 화장품이 전체 수출 물량의 63.4%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작은 규모의 홍콩 인구 등을 고려했을 때 13억 1,500만 달러는 엄청나게 큰 수치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홍콩 시장은 한국 화장품에 있어서 독보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미국·베트남에 이어 4번째 규모의 수출시장이며, 한국은 홍콩의 제6대 교역대상국이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과 홍콩 간의 총 무역액은 2018년 전년 대비 8.9% 증가한 43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현재 1,700여 개 한국 기업이 홍콩에 상주하고 있다. 한국에서 화장품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 1년 된 대니 씨는 중화권과 동남아 진출에 최종 목표를 두고 있다. 그는 지금 현재 가장 포커스를 두고 있는 부분이 홍콩 유통 시장 개척이라고 했다. 대니는 “전 세계 유수의 화장품이 진출해 있는 홍콩에서 유통 시장을 뚫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며, 홍콩이라는 시장이 경쟁력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반드시 홍콩에 진출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어 “홍콩 시장은 중화권,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이다. 홍콩이라는 국제적인 도시의 유통 시장을 뚫고 진입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홍보 효과가 되며, 신뢰감도 더욱 커지게 된다”며 홍콩 시장의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뷰티 평론가 홍콩인 미키는 “중국의 새로운 정책으로 인하여 많은 중국인들이 홍콩을 방문하며, 홍콩의 뷰티 경제 시장은 활기를 띄고 있다. 대량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늘어나며, 한국 화장품의 판매도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설화수, 후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집중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한국 화장품의 기능성 부분이 가장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마케팅과 홍보를 해야 할 것”이라 전했다.
※ 참고자료 《주간동아》 (19. 5. 7.) <한국 화장품 흉내 낸 짝퉁을 어이할꼬>, http://weekly.donga.com/Print?cid=1712384 https://theculturetrip.com/asia/china/articles/what-is-chinas-greater-bay-area-plan https://www.telford-plaza.com/eng/tp/shopping/list?pageNo=5&type=9
성명 : 이성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홍콩/홍콩 통신원] 약력 : 현) North head seven star(마케팅 디렉터) Gangnam Korean School 운영 KBS 한국방송 교양제작부 작가 및 여성동아 편집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