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맘때쯤이 되면 시드니에서는 지구 곳곳의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시드니영화제가 개최된다. 올해로 66회를 맞이하는 시드니영화제는 호주에서 가장 먼저, 위대하고, 낯설고, 흥미진진한 세계를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자리다. 66회 시드니영화제는 지난 6월 5일 개막하여 16일까지 열렸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의 봉준호 감독의 최신작이자 화제작 <기생충(Parasite)>을 비롯한 55개국 이상의 감독들이 출품하여, 총 307편의 호주영화와 해외영화가 상영되었다. 높은 수준과 다양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 영화제였다. 영화를 통해 지구 곳곳의 나라들의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들을 접할 수 있었다. 영화제는 시드니 스테이트씨어터를 비롯해 이벤트시네마 조지스트릿, 댄디시네마(오페라퀴, 뉴타운), 랜드윅 리츠시네마, 헤이든 올피엄 픽쳐스 팔레스 클레모어, 호이츠 엔터테인먼트 쿼터, NSW주립미술관, 카슐라 파워하우스 아츠센터 등 시드니 각지에서 영화가 상영되었다.
<시드니영화제가 열린 대표 장소 중 하나인 시드니의 스테이트씨어터 – 출처 : 통신원 촬영>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주 총리, 영화제 관계자 그리고 개막작 '팜비치'의 배우들 – 출처 : Belinda Rolland © 2019, 시드니영화제페이스북(@sydneyfilmfestival)>
2019년 시드니영화제는 지난 6월 5일 시드니 시내에 위치한 스테이트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영화제 개막식에 앞서 배우, 감독, 영화산업 관련 인사 및 VIP들의 레드카펫을 통한 입장이 있었다. 개막식에서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주 총리가 앞으로 4년간 시드니영화제의 재정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주정부 차원의 시드니영화제재정지원은 호주영화산업발전뿐 아니라 호주의 관광산업에도 영화제가 기여하고 있음을 주 정부에서 인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막식 행사가 끝난 후, 레이첼 워드(Rachel Ward)감독의 영화 <팜비치(Palm Beach)>가 개막작으로 상영되었다. 소중한 인생의 친구들이 팜비치에 모여 특별한 생일을 함께 축하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팜비치>는 주최 측이 선정한 꼭 봐야 할 영화(Must-See Film) 중 가장 먼저 소개된 영화였다. 호주의 가족의 모습을 잘 그려낸 영화였다. 이번 영화제에서 관심을 끈 또 하나의 호주영화는 <더 파이널 쿼터(The Final Quarter)>로 호주 원주민 출신의 호주풋볼리그(AFL)의 전설적인 선수 아담 구즈(Adam Goodes)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영화였다. 아담 구즈는 은퇴 시점 3년 전부터 경기상대편 관중들의 지속적인 인종차별에 끊임없이 시달렸었다. 아담 구즈는 그의 뛰어난 실력, 원주민 인권 운동으로 인해 2014년 올해의 호주인에 선정되기도 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아담 구즈라는 뛰어난 선수, 본능적인 인종차별의 사회 분위기, 복잡한 호주사회를 되돌아보게 한 다큐였다. 영화인들의 인간에 대한 고민이 원주민선수의 기록을 통하여 우리들에게 전달되었다.
<'영화제작자를 만나다: 봉준호 감독' 토크가 진행된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번 시드니영화제에서 3편의 한국영화가 소개되었다. 황금종려상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를 비롯, 권만기 감독의 드라마 장르의 영화<호흡(Clean Up)>, 박혜령 감독의 다큐멘터리 장르의 <108접시>가 상영되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주최 측이 꼽은 꼭 봐야 할 영화 5편 중 3번째로 소개되어 주목을 받았다. 시드니영화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설국열차>, <옥자> 등이 영화제에서 소개되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다. <옥자>는 2017년 시드니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봉 감독은 올해 영화<기생충>으로 다시 시드니영화제에 모습을 나타냈다. <기생충>은 이번 영화제의 경쟁부문 수상작 후보에 올랐으며, 지난 15일과 16일 스테이트씨어터에서 2회 모두 매진되며 각각 1회씩 상영되었다. 황금종려상수상작으로 현지 영화 팬들 사이에서 이미 주목을 받고 있었다. 15일 1회 상영에 앞서 한국출신 가수 임다미와 레드카펫에서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2회의 영화상영 후, 감독과 함께 하는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되었다. 16일 영화상영 후, 시드니 타운홀의 The Hub에서 ‘영화제작자를 만나다: 봉준호(Meet The Filmmaker: Bong Joon-ho)’가 진행되었다. 토크프로그램 진행은 이번 시드니 영화제의 디렉터를 맡은 나센 무들리가 맡고 주호주 한국문화원의 박동석 주무관이 통역을 맡았다. <기생충>을 비롯한 <설국열차>, <옥자>까지 시드니영화제에서 소개된 그의 영화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리고 영화감독 봉준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으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관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다.
<시드니필름프라이즈 수상 후 레드카펫에 오른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 출처 : 시드니영화제 제공>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이번 영화제의 가장 뜻깊은 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경쟁부문 시드니필름프라이즈(Sydney Film Prize)의 결선에 올라 11편의 작품과 경쟁하여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영화제 주최 측은 “<기생충>은 충격적일 정도로 장르적 관습을 무시하고 있으며 부드럽고 잔인하면서도 아름답고, 가혹하면서 재미있고 비극적인 영화이기에 금번 시드니필름프라이즈의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칸에 이어 시드니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 <기생충>은 호주와 뉴질랜드 상영관에서 그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생충 외에도 권만기 감독의 <호흡>과 박혜령 감독의 <108접시> 역시 매진을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2020년 제67회 시드니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지구촌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인식들이 영화를 통해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날지 지금부터 기다려진다.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재)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