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시가 위치한 일리노이 주에만 있는 프랜차이즈 슈퍼마켓 쥬웰 오스코(Jewel osco)에서는 김치가 판매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시카고시의 수많은 슈퍼마켓 체인 대부분은 김치를 판매하고 있으며, 시카고 현지 제조 제품도 다양하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식당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는 시카고시. 외곽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작은 동네 슈퍼에도 '쌈 소스'와 같은 한식 퓨전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 불고기 밀키트도 제작되어 일리노이 전역에 판매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리노이주의 친 다문화 정책을 통해 해외 문화예술 프로그램 성장은 물론 한국문화, 한글, 한류 동호회 모임도 꾸준히 늘고 있다 – 출처 : 밋업(Meetup) 캡처>
뉴욕은 다문화, 다인종이 복잡하게 얽혀 살아가는 도시이다. 세계 문화의 중심지라 불리기도 하며 예술과 유행을 선도해 나가는 곳이다. 그러한 이유 중 하나는 전통적으로 뉴욕은 진보적이며, 이민자들을 환영하며, 성소수자나 다양한 소수 그룹의 자유를 이해하고 보장해왔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를 막지 않으며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그 어떠한 행위 예술이나 작품 활동을 막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뉴욕은 새롭고, 독특하며,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도시이다. 뉴욕에서 케이팝, K-뷰티, 한류 패션 등이 성공하는 것 역시 한국인에 대한 편견보단 새로운 문화와 유행을 쉽게 받아들이는 뉴요커들의 특성이 크게 작용한다. 뉴욕에서 한류가 성공하면서 미국 전역에서도 한류가 조금씩, 확실하게 퍼지고 있다. 또한 뉴욕과 정반대 쪽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LA의 거대한 한인 커뮤니티와 미디어 산업을 기반으로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이라 여겨지는 남부, 중부, 중서부까지도 한류가 뻗어 나가고 있다. 뉴욕에서 가까운 미국 대도시 워싱턴 DC, 필라델피아에도 한식당과 한류 붐을 느낄 수 있는 가게가 다수 존재한다. 한식 퓨전은 물론 한국계 미국인들이 이끌어 나가는 한식당 프랜차이즈가 즐비하다. 이다음으로 가까운 대도시는 시카고가 아닌가 싶다. 시카고는 일리노이주를 대표하는 도시이자, 미국에서 LA, 뉴욕 다음으로 큰 도시로서 중서부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보수적인 도시이자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고향으로 유명한 시카고는 뉴욕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로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곳이다. 뉴욕, 워싱턴 DC, 필라델피아와 같은 동부가 아닌 중서부로 분류되는 시카고에서의 한류는 어떨까? 미국 내에서도 동부, 서부, 중서부, 남부로 나뉘어 미국인들의 성향과 말투를 구분할 정도로 문화가 다른 곳에서 한류는 뉴욕에서의 유행을 기반으로 천천히 성장하고 있다. 시카고는 보수적인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다문화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하는 불법체류자 단속 작전에 제이비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사설 이민 구치소 설치 및 운영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HB 2040)에 서명,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이민자에게 호의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이민자들이 시카고에서 두려움에 떨지 않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시카고를 비롯한 일리노이 전역의 미국 시민들에게 타 국가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부추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민자 단속이나 미국 외 국가 출신자들에게 배타적인 정책은 해당 국가의 문화, 예술 프로그램도 현저히 적어지는 ‘나비 효과’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해외 아티스트들이 미국에 공연이나 활동을 위한 비자나 펀딩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지역 시민들로 하여금 무의식중에 편견을 가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뉴욕처럼 굳건하게 진보 정치를 펼쳐온 주와 보수 정치를 내세우는 남부 지역에서의 한류 속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뉴욕에서 가깝고, 동부가 아닌 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일리노이 시카고는 프리츠커 주지사의 법안 서명은 물론, 전반적으로 다문화 정책에 긍정적인 행보를 보여와 한류가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는 도시 규모에 비해 뉴욕, LA, 애틀랜타 대비 한인들의 숫자가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 시카고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고급 한식당이 생기는 것은 물론 도시 전역의 슈퍼마켓에서는 김치, 냉동 한식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류 스타들이 북미 투어 시 꼭 들리는 중서부의 심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리츠커 주지사의 법안 서명과 친 다문화 정책을 보여주고 있는 시카고시의 행보는 현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타문화 배척 정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류 문화, 예술이 뉴욕, LA를 이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역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미국은 거대한 영토를 가지고 각 주의 특성은 물론 지역마다 저마다 다른 정치색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한류가 정말 국가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 역시 잘 분석하여, 해당 지역에 걸맞은 방식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대다수의 한류 성과는 뉴욕과 LA를 기반으로 조사하지만, 한류 붐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경제적 효과, 꾸준한 성장, 국가 이미지 상승과 같은 거시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카고를 비롯한 미국 대표 대도시 시민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예술 코드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성명 : 강기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현) 패션 저널리스트 및 프리랜서 디자이너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