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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자료] <겨울왕국 2>의 약세로 본 터키 영화산업, 그 이면에는 어떤 일이

2020-01-2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겨울왕국 2>가 역대 한국에서 개봉한 외국 영화 중 흥행 2위를 달성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월 8일 오전 기준, 동 영화는 누적 관객수 1,362만 7,118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국내 개봉 외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최고 흥행작이다. 다른 국가들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겨울왕국 2>의 개봉 이후 북미 흥행 수익은 4억 5,141만 달러, 전 세계 흥행 수익은 13억 2,732만 달러를 돌파했다.

터키의 상황은 어떨까. 터키의 영화산업은 다른 국가들과는 차이점을 보일 때가 많다. 이에 기대하는 마음은 절반만 가지고 상영관을 찾았다. 그런데 상영관에 들어서자마자 앞에 보인 광경은 예상과는 달랐다. <겨울왕국 2>의 터키 개봉일, 전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관람객들이 <겨울왕국 2>를 관람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다. 직접 영화의 인기를 확인하고 나니 가히 전 세계 개봉 애니메이션 중 최고라는 점을 더이상 부정할 수가 없었다.

<’겨울왕국 2’ 개봉 당일 터키 시네 막시멈 – 출처 : 통신원 촬영>

전 세계 흐름과 유사하게, 개봉 직후 터키에서도 <겨울왕국 2>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몇 주가 흐른 후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박스오피스 터키 집계에 따르면 개봉 첫 번째 주말 관객 수 1,363,544명을 기록하고 바로 다음 주말 관객은 171,797명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개봉 후 세 번째 주말 관객 수는 101,389명으로 뚝 떨어져서 순위에서는 아예 볼 수조차 없었다. 결국 터키에서 <겨울왕국 2>는 첫 번째 주말 깜짝 흥행 이후 2020년 1월 현재까지 터키 자국 영화들에 밀려 자리를 내어 주고 있다. 궁극적으로 결국 이번에도 터키 영화 통계는 전 세계 흐름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박스오피스 터키, 11월 12월 집계현황 – 출처 : 박스오피스 터키>

위 표처럼, 터키의 자국 영화들의 강세로 전 세계적으로 흥행 중인 <겨울왕국 2> 조차도 상위권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2015년부터 2019년 최근 5년 동안 매년 한해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는 모두 터키 영화들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2019년 한 해 동안의 매출액, 관람객 수가 가장 많았던 영화는 한국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제작한 <7번 방의 선물>이었다. 터키어로는 ‘7번 방의 기적(7. Kogustaki Mucize)’으로 번역됐다.

<7번 방의 기적> 사례가 보여주듯, 자국 영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특성 이면에는 외국 자본의 높은 시장 점유율이 존재한다. CJ CGV는 2016년 터키 시장에 진출한 이후 터키 최대 영화사업자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MARS Entertainment Group)과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대다수 터키 영화들의 투자와 배급을 맡아오고 있다. 2001년에 설립된 터키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2015년 말 기준 터키 전역 총 32개 주에 83개 영화관 체인 Cinemaximum, 736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터키 최대 영화상영그룹이다. 2020년 새해 첫 번째 달 주말 관객 수 1위를 차지한 작품 역시 CGV Mars가 배급한 터키 영화 이다.

< 악트라 그룹 무랏 차부쇼울루 대표와 CJ CGV 서정 대표 – 출처 : 채널 CJ >

터키 영화 시장에서 자국 영화가 강세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현지 산업 전반에 끼쳤을 시너지 효과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영업이익은 투자사와 배급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엔 터키 영화산업의 거인이 된 CJ CGV도 시름이 깊다. 2016년 쿠데타로 급락한 터키 리라화로 인해 2020년 1월 현재까지도 영업손실의 타격을 면치 못하고 있다. CJ CGV 2019년 3분기 누적 순손실은 28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79억 원보다 손실이 206억 원이나 늘어난 수치이다. 터키 경제의 악재로 현재 터키 내 영화산업은 그 누구도 먼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바라기는 터키 경제가 빨리 회복되어 국내 투자 기업들의 영업손실도 하루 속히 흑자로 전환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터키 영화산업 발전에 우리나라 시나리오가 많이 수출되어 여러 방면에서 영화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 높아지기를 고대해 본다.
	
※참고자료
《채널 CJ》 (2016. 4. 5.) < CJ CGV, 터키 최대 영화 사업자 ‘마르스(MARS)’ 인수 >, https://blog.cj.net/1684

통신원 정보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