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후 연일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기생충’ 관련 기사 - 출처 : 시네마카페(cinemacafe)>
< 영화 ‘기생충’ 일본 홍보 포스터 - 출처 : CJ ENM >
일본에서의 지난 주말 영화 랭킹은 <겨울왕국 2>가 주말 간 26만 5,000명을 동원해 흥행 수입 3억 4,500만 엔(약 34억 원)으로 6주째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개봉하자마자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카이지 파이널 게임>으로, 주말 간 관람객 24만 8,000명, 흥행 수입 3억 6,200만 엔(약 35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끌었던 신작은 역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개봉 4일 만에 흥행 수입 2억 4,795만 엔(약 24억 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일본 최대 영화 배급사인 토호(TOHO) 시네마에서 선행 상영을 진행하며,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가 참여한 프로모션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현지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래는 《Cinema Cafe》에서 발행한 기사 내용으로, 통신원이 번역, 정리한 것이다. 트로피 와이프란? 박서준은 영화의 서론에서 등장해 조여정에 대해 ‘영&심플’이라고 소개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의 표현이 뜻하는 바가 '젊고 꾸밈이 없는'보다는 '미숙하고 착한' 것으로 캐릭터가 그려지는데, 지금까지 조여정은 영화보다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약해 온 배우다(그래서 한류 드라마를 열심히 쫓지 않았던 필자는 <기생충>으로 그녀의 매력을 처음 알게 되었다). 반지하 가족의 남편 역을 연기한 송강호를 필두로 홍상수 감독 작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배우인 이선균, 이창동 작품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던 장혜진 등 한국 영화계의 수작의 출연으로 친숙한 명배우들 사이에서 조여정은 그늘이 없는 와이프 역으로 무거운 극의 스토리 속에서 가볍고 신선한 매력을 선보였다(필자는 조여정이 등장할 때마다 숨통이 트인 느낌을 받기도 했다). 조여정이 연기한 부유층 가족의 아내는 전형적인 트로피 와이프다. 즉 부자가 자신의 부와 명예를 증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물 같다. 그녀는 가사를 가정부에게 맡기고 아이를 걱정하면서도 실제 교육은 교사에게 맡긴다. 그런 가족의 모습을 보며 석연치 않은 기분을 느끼는 관객도 있겠지만, 그것은 부유층의 가정에서는 어느 나라에서든지 볼 수 있는 현실이며, '죄'가 아니다. 남편 역할을 맡은 이선균이 한국의 재벌에 속한 부자가 아닌, IT 기업 경영자인 점도 유의해서 볼 부분이다. 극 중 부유층 부부는 현재의 생활 환경에 익숙해 살면서 사회 전체의 구조에 대해서는 둔감하며, 서로에게는 나름의 죄책감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극 중 송강호는 이선균에게 '그래도 아내를 사랑하시니까'라며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두 번 질문하는데, 평소의 온화한 표정은 없어지고 흐려지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이다. 부유층 가족이 여행을 떠났을 때, 반지하 가족의 아내는 저택의 거실 소파에 누워 말한다. '나도 이렇게 돈이 있으면 더 착하고 순수할 수 있을 거야'. 이것은 부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부유층의 생활과 세세한 심정 묘사 고정된 격차 사회라는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기대어 보면 반지하 가족의 관점에서 말해지는 것이 많다. 부자는 상냥하고 순수하며 건강과 교육 모두를 손에 쥐고 있다. 반면 가난한 자는 손을 뻗어도 부자가 가진 그 모든 것에 좀처럼 닿지 않는다. <기생충>에서는 부유층 사람들의 생활과 심정의 묘사가 세부적이고 정확하게 되어있다. 그들의 차고에는 업무용 메르세데스 S클래스와 레저용 레인지로버의 최신 모델이 함께 들어있으며, 냉장고에는 1개 약 10달러 하는 노르웨이산 생수가 줄지어 있다. 부유층과 빈곤층이 사회 구조적으로 분리되어 버린 오늘날, 이 작품을 보고 난 뒤 알게 모르게 찝찝함이 몰려왔다. 비단 필자뿐만 아니다. 전 세계인들은 <기생충>을 보고 난 뒤, 그 강렬한 메시지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돈은 있지만, 사랑이 없는 차가운 가족. 가난하지만,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따뜻한 가족. 동서고금 부유층과 빈곤층을 그린 작품들은 일본에서도 꾸준히 소개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기생충>을 기준으로 작품들이 평가받을지도 모르겠다.
※ 참고자료 《Cinema Cafe》 (20. 1. 14.) <【ネタバレあり】映画をそれ以前/それ以降に分ける、危険な傑作『パラサイト』>, https://www.cinemacafe.net/
성명 :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