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각본상, 국제영화상(전 외국어 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받으며 영화 종주국인 프랑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또한, 프랑스 언론은 1955년 이후(델버트 만 감독의 <마티>)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점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매번 무대에 올라 할리우드 인사들에게 한국어로 소감을 밝힌 봉준호 감독의 모습에 격찬을 보내기도 했다.
<수상을 축하하는 배우들과 트로피를 쥔 봉준호 감독 - 출처 : 피가로, 르몽드>
지난 2월 10일 르몽드지는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이 흥행 수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전통을 재확인시켜주었다”라고 분석했다. 외국어 영화로서 <기생충>은 미국에서만 3,500만 달러의 (많은) 수익을 올리긴 했지만, 미국 영화 <조커> 수익의 1/10에 불과할 뿐이었다. 같은 날 피가로지는 “겸손한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라고 평했다. 특히,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 때 봉준호 감독이 말한 “자막의 장벽,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를 인용하며,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자막 장벽이 무너져 내렸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2016년 아카데미상이 백인만의 전유물이라는 #Oscarsowhite 해시태그 캠페인 이후, 아카데미상 위원회는 전 세계 영화계 전문가들을 위촉하여 심사위원 수를 늘렸는데, 젊어진 심사위원들이 외국어 영화 자막을 읽는 데 전보다 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제코지는 <기생충>이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 초반에 국제영화상을 수상했을 때 별로 놀라워할 만한 일이 아니라면서 “이미 예상되었던 결과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게 감사 인사를 한 소식을 전하며, 한국 제일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발돋움한 CJ그룹의 행보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 삼성 미국 지사에서 경영 수업을 했었던 이미경 부회장이 미국 대기업에 버금가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기업을 만드는 것을 꿈꾸어 왔다면서, “영화산업에 대한 열정이 CJ그룹이 제작한 영화를 배급하는 대규모 영화관 체인을 만들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기사는 “다른 재벌들과 마찬가지로 CJ그룹은 이데올로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들은 어떤 영화가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다”라고 분석하며, 이미 각종 영화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흥행에도 성공을 거둔 <기생충>의 투자야말로 이미경 회장이 정확한 판단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레제코는 “부활을 주도하는 한국 영화”라는 또 다른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영화가 부흥하게 된 이유를 보도하였다. 우선 일제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영화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스크린 쿼터제 등)을 시행하였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국의 압력으로 여러 규제가 점진적으로 풀리고, 한국 영화 의무상영 일수가 연간 73일로 줄어들기도 했지만, 1999년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를 모델로 하여 한국영화진흥위원회(KOFIC)를 설립하면서 독립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한국 영화의 국제시장 진출을 돕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 한국 재벌들이 영화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한국영화계를 좌지우지하며 아시아 전체에서 매우 인기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뿐만 아니라,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같이 서양의 영화제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 참고자료 https://www.lemonde.fr/culture/article/2020/02/10/quatre-oscars-dont-celui-du-meilleur-film-le-triomphe-de-parasite_6029030_3246.html https://www.lesechos.fr/tech-medias/medias/quand-la-fable-sociale-parasite-fait-les-affaires-dun-puissant-conglomerat-sud-coreen-1170700 https://www.lefigaro.fr/cinema/ceremonie-oscars/oscars-2020-un-bong-de-geant-20200210 https://www.lesechos.fr/tech-medias/medias/oscar-a-bong-joon-ho-comment-le-cinema-coreen-a-organise-sa-resistance-1170670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재)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