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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국제영화제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샤론 최가 대답하다

2020-07-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코로나19가 전 세계 문화 산업에 가져온 충격은 아직 진행 중이다. 도시와 국가 간 이동이 금지 혹은 제한 되면서 사람들이 향유해 온 문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외부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문화 및 스포츠 행사들은 예전에 고수하던 방식을 탈피하여 온라인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 세계와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시점, 문화산업은 예외일 수 없고, 캐나다 역시 문화산업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캐나다의 자랑인 세계적인 공연단, ‘태양의 서커스’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 450여 도시에서 2억 명 이상의 관객을 만나며, 전 세계 문화 예술 사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손꼽기도 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유행 이후 대규모 인원 삭감을 발표하고 곧이어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되었다. 캐나다의 크고 작은 문화 공연단체들의 파산 소식은 계속되고 있다. 이를 위해 온타리오 정부뿐 아니라 다양한 단체와 개인이 문화 관련 산업을 지원하고 있고, 캐나다 토론토의 세계적인 영화 축제, 토론토 국제영화제(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TIFF) 역시 위축된 영화업계를 돕기 위한 펀딩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TIFF는 ‘Stay-At– Home Cinema’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을 상영했다. 상영에 앞서 <기생충>을 통해 알려진 통역사 샤론 최와 TIFF의 총 예술 감독인 케메런 베일리(Cameron Bailey)와 Q&A 시간도 마련됐다. 넷플렉스와 유사한 영화 플랫폼인 클레브(CRAVE)를 통해 캐나다 전역에서 한국영화 <기생충>을 볼 수 있었으며, 사전에 있었던 Q&A 시간은 TIFF 홈페이지,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되었다. 이는 지난 45년간 토론토 및 캐나다의 영화 팬들과 함께 성장한 영화 산업을 돕고, 재정비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뜻있는 개인들의 기부를 받았으며, 이번 행사는 주 토론토 대한민국총영사관과 협력하여 진행되었다.
	

<토론토국제영화제가 영화산업을 재기를 위해 마련한 펀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화 ‘기생충’이 상영됐다 - 출처 : TIFF 홈페이지>

케메런 감독은 영상을 시작하면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92년 오스카 시상식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는 평가를 하며,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수상했고, 그 외에도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까지 4관왕을 수상했다고 알렸다. 또한 지난 오스카 릴레이 내내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와 수상 소감에 대한 통역을 도맡으면서 두각을 나타난 샤론 최를 소개했다. 그는 샤론 최가 봉 감독의 재치있는 발언을 잘 전달했을 뿐 아니라 영어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문체를 사용함으로 외국인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영화 '기생충'이 국제무대에 설 때마다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와 수상 소감을 통역한 '샤론 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출처 : TIFF 유튜브 채널(@TIFF Originals)>

질문은 코로나19의 시기, 한국 문화 산업 현황부터 <기생충>의 세계적인 흥행 이유, 한국 문화적 개념을 영어권 화자에게 전달할 때 느끼는 어려움 등까지 다양했다. 실제 샤론 최는 전 세계 영화관에서 만난 영화 <기생충> 관객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면서 극장에서 경험하는 관객들의 감탄사, 훌쩍거림 등과 같은 리엑션들이 동일한 장면에서 나왔다고 언급했다. 또한 가장 한국적인 빈부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풀어갔다고 생각했는데, 홍콩, 런던, 파리 등 여러 국가의 도시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로 치환하고 동일시하는 것에 놀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통역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문화적 개념이라며 “예를 들어 짜파구리가 ‘라면’과 ‘우동’을 뜻하는 ‘람동’으로 자막 처리가 되어 있었는데, 실제 한국 가족에게는 음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즉 한국에서 가족은 한자로 ‘먹는 입’을 뜻하는 식구로 표시할 수 있기에, 한국 가족에 대한 개념에서 음식은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강조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고 했다. 또, 봉준호 감독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언급한 ‘1인치 자막의 장벽’에 대해서 케메런의 질문에 샤론 최는 “그것이 봉준호 감독이 세상을 향해 던진 엄청난 메세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자막 읽는 것을 싫어하는 영미권 관객들이 스스로 자막을 읽고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 그리고 한국적이고 지역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인들이 자신들의 문제로 동일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함께 고군분투하도록 하는 것이 봉준호 감독 영화가 가진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TIFF는 영화 <기생충> 상영에 앞서 영화 제작사나 감독이 아닌, 통역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한국 문화 이해와 해석에 관한 중요한 지점을 연출하였다. 스토리와 구성 그리고 제작과 관련된 질문뿐 아니라 언어와 언어를 연결하는 통역에 관해 질문하면서, 문화 해석의 문을 열게 되었고, 이는 한국 문화가 영미권 혹은 전 세계에 전달되면서 가장 중요한 매체가 될 수 있는 연결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하였다. 영화를 보면서 한국 문화를 통째로 인식하고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번역가와 통역사의 전달을 통해 현지 언어사용자가 인식하기 편한 방식으로 경험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이번 인터뷰는 21일 7시(캐나다 동부시간)에 생방송으로 진행되었을 때 100여 명이 시청했고, 25일 현재 누적 조회수는 1,200회를 돌파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