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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스트>의 스페인 극장 개봉과 시체스영화제의 <반도> 초청

2020-08-0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영화 '비스트' 개봉 소식을 전한 스페인 언론 – 출처 : ABC(좌)와 EL País(우)>

국가 비상령 선포 이후 이동제한 기간 동안 2억 유로(약 2,815억 2,200만원)의 손실을 본 스페인 극장가는 지난 달 26일, 큰 극장 체인들이 상영 재개를 시작하면서 스페인 현지의 영화관 대붑문이 다시 문을 열어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극장가는 이동제한 해제 이후에 닫힌 공간에서의 감염을 최소하기 위한 의료 규칙들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들을 마련해 왔다. 손 세정제 등과 같은 기본적인 위생용품을 비치하는 것은 물론,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며 한 상영관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수는 대폭 줄여 관객들이 안전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관객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작품들도 속속 개봉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한국영화 <비스트(The Beast)>의 개봉이다. 2019년 개봉한 이정호 감독의 작품 <비스트>는 현지에서는 지난 24일 개봉했는데, 영화 <기생충>의 성공 한국영화를 향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한 후이자, 코로나19 이후 개봉한 첫 한국 영화로 현지에서 많은 주목받고 있다.

영화 <비스트>는 바르셀로나 영화 축제 ‘BCN Film Fest’(문학과 역사에 관련된 영화를 상영하는 축제, 6월 20부터 7월 20일까지 개최)의 일환으로 기획된 프로그램 ‘KOREA 100 BY CINEASIA’으로 스페인 관객들을 먼저 만났다. 이번 ‘BCN Film Fest’는 코로나19 이후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첫 영화 축제로, 팬데믹 속 어렵게 촬영을 마친 스페인 영화 여러 편이 개봉하여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한 극장가에 큰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그런 행사에 한국 영화들이 상영된 것은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동 프로그램은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한다는 취지 하에 <택시 운전사(2017, 장훈)>, <국제 시장(2014, 윤제균)>, <공작(2018, 윤종빈)>, <하녀(1960, 김기영)>, <서울역(2016, 연상호)> 등 다양한 장르, 다양한 시대의 영화들이 상영되었다. 특히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봉준호 감독이 김 감독의 팬이라 밝히며 관심을 모았고, 여러 한국영화 행사에서 소개되었는데, 많은 이들이 ‘한국영화의 현재를 점칠 수 있었던 작품이라 평가되고 있다.

해당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으로 가장 최근작인 <비스트>는 스페인 극장 상영까지 결정되었으며, <기생충>이 폭발시킨 한국영화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물론 팬데믹 이전 스페인 전역의 극장에서 개봉했던 <기생충>과, 6개의 영화관에서 상영하고 있는 <비스트>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그만큼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음은 분명하다. 언론사 《엘 파이스(El País)》, 《ABC》 등 여러 스페인 여러 매체들은 <비스트>에 많을 관심을 보이며, 감독의 인터뷰나 제작 비화들을 앞다투어 내보냈다. 《엘 파이스》는 “많은 이들이 한국영화의 존재를 <기생충>을 통해 처음으로 자각했지만, 한국은 오래 전부터 좋은 영화를 만들고 있었다”는 감독의 말을 전하며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요인은 남들과는 다른 아이디어, 그리고 아이디어를 풍족하지 못한 예산으로 발전시키면서 습득한 노하우라고 전했다. 이어 그가 다른 영화인들 대신에 한국 그룹 ‘자우림’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는다며 전하며 자우림 노래 <스물 다섯, 스물 하나>를 기사에 링크했다.

반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비평도 날카롭다. 《엘 컨피덴셜(El Confidencial)》은 “<살인의 추억>의 후예지만 더 과격하다”고 소개하며 “개성은 부족하다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처럼 시각적으로도 우아하지 않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비스트>가 스페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세계적으로 큰 성공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처음으로 개봉하는 한국영화란 점에서 두 작품이 비교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또, 한국 대중영화가 스페인 극장가에, 그것도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개봉하고 스페인 언론이 일제히 주목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영화가 스페인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스페인의 내 한국영화의 인기는 계속될 예정이다.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부산행>의 후속작 <반도>는 시체스 페스티벌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일 예정이고, 현지 극장가에서는 본래 더 늦게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한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현지 관객들에게는 2021년 상반기 찾아갈 예정이다. <기생충>, <비스트>, 그리고 <부산행>이 이어갈 한국영화의 스페인 내 개봉으로 현지 관객에게 한국영화가 더 많이 알려지길 기대해본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